Tunikut's Cultural Paradise

지구촌 영상음악/video: pop·rock 47

Ozzy Osbourne & Randy Rhoads "Goodbye To Romance" (Live in 1982)

어린 시절의 어떤 한 단상은 공포스러울 정도로 어두운데 마치 불이 다 꺼지고 어둡고 자욱한 먼지만이 흩날리는 창고 안에 가느다랗게 새어 들어오는 알수없는 빛에 의지한 채 앉아 있는 느낌이랄까. 사실은 그 어두웠던 공간은 정신을 차려보면 어린 시절 살던 집의 거실일 뿐인데 말이다. 거실의 한 켠엔 전축이 있었고 거기엔 오지 오스본의 랜디 로즈 트리뷰트 엘피가 있었다. 내 옆에는 다시는 볼 수 없을 두 사람이 다정하게 앉아 있다. 다시는 볼 수 없을. 그 광경을 떠올리는 순간 그 거실은 다시 어두운 창고 안으로 바뀌고 내 귀에는 관객들의 함성과 박수 소리와 함께 어느덧 오지 오스본의 멘트와 함께 굿바이 투 로맨스가 시작한다. 언젠가 마지막에는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말만 되풀이된다. 그 ..

여행스케치 "별이 진다네" (Live at MBC 음악이 있는 곳에, 1993)

이건 어떻게 보면 공포다. 잠이 잘 오지 않는 밤이면 그걸 더욱 악화시키는 중저음의 라디오 여성 누나 디제이의, 어찌보면 사춘기 남자 아이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이름은 모르는 그 누나 디제이의 파이널 멘트는 이제 나보고 공포에 질려서 죽으라는 것과 같고 더더욱 침잠해 들어가는 어두운 밤과 어두운 방 안에서 잠을 이뤄야 하는, 침대에 엎드려서 얼굴을 침대 한가운데 쳐박고 잠을 자야 하는데 그 야속한 파이널 멘트가 진인하게도 끝나버리고 이윽고 묘하게 흘러나오는 개짓는 소리와 개구리 소리가 꿈같이 들리기 시작하는데 마침 적절한 시기라는 듯이 시작되는 낮은 음의 통키타 전주까지 듣게 되면 그 잠을 청해야 하는 어두운 밤의 고통과 마지막 희망이던 누나 디제이의 목소리도 끝나고 완전히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게 결국은 ..

Mötley Crüe featuring Machine Gun Kelly "The Dirt (Est. 1981)" (Clip, 2019)

어제 salmon bowl을 사러 앤아버에서 노바이까지 운전하면서 음악을 틀었는데 머틀리 크루의 영화 사운드 트랙 타이틀곡 더 더트가 나왔다. 처음에는 이 신나는 록큰롤에 큰 소리로 따라부르다가 후렴구 부분에서 활기차게 인상 빡빡 쓰고 입 쩍쩍 벌리면서 열심히 따라부르던 내 얼굴이 갑자기 팔짜 눈썹으로 바뀌면서 입꼬리 양쪽이 하방으로 쳐지더니 울컥하게 되더라. 머틀리 크루에 대한 내 단상은 이 블로그 페이지를 꽉꽉 채우고도 모자랄 정도로 할말이 많지만 다음 기회로 넘기고 그냥 단순 깔끔하게 언급하고 넘어가자. 원래부터도 "팬"이라고 할수는 없었지만 상당한 정도의 리스펙을 가지고 있던 밴드가 머틀리 크루였는데 그놈의 더 더트라는 영화가 나에게 준 잔상과 여운은 정말이지 남들 못지 않게 컸던 것이 이제는 단..

Mötley Crüe "Don't Go Away Mad (Just Go Away)" (Live at MTV Music Awards, 1990)

항상 다음에서 무한도전 관련 기사가 나오면 "유반장 유재석 거성 박명수 식신 정준하 뚱보 정형돈 상꼬마 하하 돌+아이 노홍철 그대들이 있어 토요일 저녁은 행복했습니다." 뭐 이런 식의 댓글이 가끔씩 달리는 걸 봤는데 요샌 댓글이나 그런 걸 잘 안봐서 아직도 저런 댓글이 달리는지 ..

Kahimi Karie "Lolitapop Dollhouse" (Live from K.K. Girly Action Your in Japan, 1998)

97년경에 카히미 카리에를 인지한 나는 신촌의 향음악사에 가서 "까히미 까리 있어요?" 했다가 주인이 무슨 까나리액젖같은 소리하냐는 눈빛으로 멀뚱히 바라보고 만 일이 있어서 그 때 받은 충격으로 아 '까히미 까리'라는 뮤지션은 없나보구나 내가 헛것을 본 거구나 하고 잊고 지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