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어떤 한 단상은 공포스러울 정도로 어두운데 마치 불이 다 꺼지고 어둡고 자욱한 먼지만이 흩날리는 창고 안에 가느다랗게 새어 들어오는 알수없는 빛에 의지한 채 앉아 있는 느낌이랄까. 사실은 그 어두웠던 공간은 정신을 차려보면 어린 시절 살던 집의 거실일 뿐인데 말이다. 거실의 한 켠엔 전축이 있었고 거기엔 오지 오스본의 랜디 로즈 트리뷰트 엘피가 있었다. 내 옆에는 다시는 볼 수 없을 두 사람이 다정하게 앉아 있다. 다시는 볼 수 없을. 그 광경을 떠올리는 순간 그 거실은 다시 어두운 창고 안으로 바뀌고 내 귀에는 관객들의 함성과 박수 소리와 함께 어느덧 오지 오스본의 멘트와 함께 굿바이 투 로맨스가 시작한다. 언젠가 마지막에는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말만 되풀이된다. 그 어두운 공간은 사실은 어린 시절의 거실이었고 사실은 오지 오스본의 공연장이었고 사실은 어두운 창고 안이었다.
'지구촌 영상음악 > video: pop·rock' 카테고리의 다른 글
Engelbert Humperdinck "A Man Without Love" (Clip, 1968) (0) | 2022.03.31 |
---|---|
여행스케치 "별이 진다네" (Live at MBC 음악이 있는 곳에, 1993) (0) | 2020.10.31 |
Mötley Crüe featuring Machine Gun Kelly "The Dirt (Est. 1981)" (Clip, 2019) (0) | 2020.09.28 |
My Bloody Valentine "You Made Me Realise" (Clip, 1988) (0) | 2017.02.15 |
Mötley Crüe "Don't Go Away Mad (Just Go Away)" (Live at MTV Music Awards, 1990) (0) | 2016.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