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official drafts

Raekwon [Only Built 4 Cuban Linx... Pt. II] (2009, Ice H2O)

tunikut 2009. 10. 16. 13:53

“Ayyo, Storytellin Rap Magellan Is Right Back, Straight Up For Real Son, Word Up!”

 

 

01.    Return of the North Star (Feat. Papu Wu)

02.    House of Flying Daggers (Feat. Inspectah Deck,

       Ghostface Killah, Method Man)

03.    Sonny’s Missing

04.    Pyrex Vision

05.    Cold Outside (Feat. Ghostface Killah)

06.    Black Mozart (Feat. RZA, Inspectah Deck)

07.    Gihad

08.    New Wu (Feat. Ghostface Killah, Method Man)

09.    Penitentiary (Feat. Ghostface Killah)

10.    Baggin Crack

11.    Surgical Gloves

12.    Broken Safety (Feat. Jadakiss, Styles P)

13.    Canal Street

14.    Ason Jones

15.    Have Mercy (Feat. Beanie Sigel, Blue Raspberry)

16.    10 Bricks (Feat. Cappadonna, Ghostface Killah)

17.    Fat lady Sings

18.    Catalina (Feat. Lyfe Jennings)

19.    We Will Rob You (Feat. Slick Rick, Masta Killa, GZA)

20.    About Me

21.    Mean Streets (Feat. Inspectah Deck, Ghostface Killah)

22.    Kiss The Ring (Feat. Inspectah Deck, Masta Killa)

 

  오늘은 우탱 얘길 좀 하렵니다. 우탱클랜. 하면 여러분의 마음 속에 어떠한 것들이 떠오르나요? ! 휘릭! ! 거리는 칼 소리, 바람 소리.. 그리고 RZA가 찍어내는 둔탁한 비트에 다 잡아죽이겠다는 호전적인 가사들. 그래요, 그렇죠. 잠시 동안 우리, 눈을 감고 90년대 중반의 추억을 떠올려 봅시다. '…………' , 이제 눈을 뜨고 현실로 돌아와 보죠. 그리고 트렌디한 힙합 음악들을 들어봅시다. 클럽튠, 오토튠, 더리사우스, 웅장한 사운드와 쪼개지는 비트와 엿가락 쑥쑥 뽑아내듯 좌앙좌앙거리는 전자음, 여자, 섹, ... 어떠세요? 물론 요새 음악도 나름대로 다 가치가 있고 의미도 있겠죠. 그렇치만.. 다시 한번만, !!! 거리는 칼소리 RZA의 둔탁 비트에 Meth Rae Ghost INS의 다 죽여버리겠다 덤벼라 가사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과연 그 날이 올까요? 예예.. 저를 포함한 모든 우팽팬들이 손모아 기다렸던 순간일 겁니다. , 여러분. 드디어 그 날이 왔습니다. Raekwon의 새 앨범 only Built 4 Cuban Linx... Pt. II"에서 우리는 드디어 완벽한 기량의 그 시절의 우탱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동안의 이야기들

 

  우탱 클랜의 데뷔 앨범 "Enter The Wu-Tang (36 Chambers)"는 그 아무도 토를 달 수 없는 완벽한 명반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쏟아져 나온 우탱 솔로 앨범들, Tical-Retrun To The 36 Chambers: The Dirty Version-Liquid Swords-Only Built 4 Cuban Linx...-Ironman까지.. 역시나 우탱의 데뷔작 못지 않은 걸작들이었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 중에 많은 팬들로부터 "36 Chambers"와 거의 동급으로 많은 호응을 얻은 작품이 바로 Rae only Built 4 Cuban Linx...:"였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래퀀의 저 앨범은 워낙 크리미널한 요소를 극단화시켜 상당히 toxic한 분위기를 냈기 때문에 다른 솔로작들에 비해 그다지 많이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같은 경우엔 오리지널 우탱의 냄새가 물씬 풍겼던 "Liquid Swords" "Ironman"이 더욱 좋았어요.) 자 암튼, 래퀀의 데뷔작은 과연 어떤 앨범이었길래 그렇게 난리도 아닌 찬사를 얻었을까요. 바로 테마-이미지-사운드-프로듀싱--리릭-게스트 등 모든 면이 합위일체를 이뤘기 때문입니다. 어느 하나 토를 달기 어려울 정도의 완성도였죠. 일단 앨범 전체적으로 RZA 전형의 우탱 비트 안에서 Rae laidback한 라이밍과 Ghost hyperactive한 라이밍이 균형감 있는 대조를 이루며 온갖 '크리미놀로지'에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굉장히 toxic하게 뱉어냈더랬습니다. (너무 강력해서 처음 들으면 토나올 수도 있어요) 특히 다른 우탱 멤버들에 비해 lyricist적인 면모를 보이는 Rae의 구체적인 범죄 현장을 묘사하는 스토리텔링 가사들-"Spot Rusherz" 같은 곡들-은 정말 많은 청자들에게 그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의 기대를 품은채 두번재 솔로작인 "Immobilarity"가 나왔죠. 근데 이를 어쨌쓰까요... 많은 우탱팬들은 이 앨범 이후로 래퀀의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온리빌트포큐반링스"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일단 Ghost의 참여가 없었고 RZA의 비트가 없었다는 게 컸습니다. 이 앨범은 래퀀이 좀더 자신만의 솔로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작품이었죠. American Cream Team이라는, 자신을 주축으로 한 모임을 만들었고 전반적으로 그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 작업이었으며 내용 역시 크리미널한 측면이 아닌, 자전적이거나 가족애, 사랑, 심지어는 교훈적(!)인 내용들까지 담고 있었으니까요. 사실 래퀀이라는 뮤지션의 커리어적으로는 상당히 바람직한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앨범도 제가 듣기엔 꽤 좋았어요. 파워감성트랙이었던 "Jury"부터 "Raw" "Heart To Heart" 같은 진짜 개작살 그루브 비트들도 있었으니까요. 단지! '우탱'이 아니었고 '고스트'가 아니었고 '르자'아니었고 '크리미놀로지'가 아니었고 빌어먹을 '온리빌트포큐반링스'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팬들의 관심이 끊겨져갔고 이후 세번째 솔로작 "The Lex Diamond Story"에 이르러서는 완전 듣보잡 취급 당하는 굴욕을 겪게 됩니다. 아니! 대체! ! 이는 래퀀 자신의 고민이었을 겁니다. '왜 사람들은 나에게 크리미놀로지를 그토록 바라는 걸까' 그리고 그 오랜 고민의 결과, 결국 많은 우탱 팬들에게 다시금 그놈의 빌어먹을 "온리빌트포큐반링스 파트 투!"을 들고 나오게 됩니다.

 

“Tell a friend, it's that symbol again, that W, coming through!”

 

  너무 호들갑 떨지 말고 찬찬히 풀어나갑시다. 먼저 광고부터 듣겠습니다. 일단, 이 앨범은 래퀀의 데뷔작 이후로 두번째로 다시금 RZA와 작업을 했고 Ghost가 대다수의 트랙에서 함께 합니다. 또한 앨범의 기획부터 총지휘를 RZA Busta Rhymes가 도맡았습니다. 그리고 프로듀서진만 해도 J Dilla, Pete Rock, Dr. Dre, RZA, Marley Marl, Alchemist, Mathematics, Erick Sermon, Necro 등 화려하기 그지 없으며, U-God을 제외한 모든 오리지널 우탱 멤버 (Cappadonna 포함)들이 휘쳐링한 미친 앨범입니다. 그리고 이 앨범은 빌보트 200 앨범 차트 4위로 데뷔했고 힙합/알앤비 차트 2위에 올랐습니다. ( 2위인지는 아실 겁니다. 바로 블루프린트3 때문이죠.)

 

  래퀀의 솔로 스튜디오 네번째 작품으로서 본작이 지니는 의미는 '우탱클랜'의 측면과 '래퀀'의 측면에서 크게 따져볼 수 있겠습니다. 먼저 우탱의 측면에서 보자면.. 서두에서 이미 언급했다시피 2010년을 바라다보는 현시점에서 90년대 중반의 향수를 자아내게 만드는 바로 '' 사운드 그대로 우리에게 선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게 단순히 그저 '옛날것의 재탕'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충분히 크리에이티브한 측면으로 revisit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RZA는 정말 천재 맞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첫 싱글이자 포문을 여는 "House of Flying Daggers" "Black Mozart", 그리고 "New Wu"와 같은 트랙들일텐데요, 곡들은 RZA의 오리지널 우탱 둔탁 비트와 더불어 Rae, INS, Meth, Ghost 등이 번갈아 가며 한 트랙에서 특유의 호전적, 전투적 가사들을 내뱉기 때문에 옛날 생각 많이 나시게 할 겁니다. (솔직히 지금 이런 걸 다시 들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하지만 RZA는 단순히 blunt한 비트들로 끝나기 보다는 최근 그의 프로듀싱 곡들에서 많이 들려줬던 오컬트적이고 다소 레이드백한 느낌을 적절히 가미했는데, "Fat Lady Sings"와 같은 곡이 그런 맥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앨범의 백미 중 하나인 "Black Mozart" RZA의 이 두 요소(둔탁 비트 with 레이드백)를 묘하게 섞어놓은 걸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래퀀 개인적인 측면에서 보면 어떨까요. 솔직히 많은 심적 부담이 컸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래퀀은 앨범 발매 전 인터뷰에서 "돈이 필요했던 건 아니다. 그저 데뷔작 이후 다시한번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이번 앨범에서 내가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프로듀싱이다"라고 했다시피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의 팬들에게 다시금 데뷔작과 같은 모습을 들려주려는 뮤지션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부정확한 듯 하면서도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설렁설렁 이어가는 플로우와 라이밍이 특징인 그의 랩이야 이미 우탱 멤버들 중에서도 최고의 기량 - Ghost의 앵앵거리는 느낌이나 Meth의 자로 잰 듯한 정확한 다음절 라이밍에 비해 - 을 보여주(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할 것 없고 가사면에서도 데뷔작의 '범죄 스토리텔링'이 더더욱 구체화되고 잔인해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폭행과 살인의 과정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묘사해낸 "Sonny's Missing", 마약 제조 과정을 묘사한 "Pyrex Vision", 불경스러운 강간의 과정을 묘사한 "Gihad", 그밖에 "Fat Lady Sings""Surgical Gloves" 등에서의 스토리텔링은 왜 그를 두고 우탱 최고의 lyricist라는 평을 하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한편 감성적인 측면에서도 "Ason Jones"에서 들려주는 ODB에 대한 정말 아낌없는 찬사와 사랑은 눈물 겨울 정도입니다. (ODB 아이큐가 120이었다네요) 특이 이 곡에서 후반부에 인용된 ODB가 제법 진지하게 하는 말들을 듣고 있으면 그에 대한 인식이 꽤 달라짐을 느끼게 됩니다. "난 항상 진실성을 유지하려고 했다. 내가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날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래퀀이 가장 주안점을 뒀다는 프로듀싱 얘길 좀 해봅시다. RZA의 프로듀싱에 대해선 위에 언급을 했고 많은 이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바로 J Dilla, Pete Rock, Marley Marl, 그리고 Dr. Dre였을 겁니다. 'The late' J Dilla앨범의 오프닝 킬러 싱글인 "House of Flying Daggers" "Ason Jones", 그리고 "10 Bricks"를 프로듀스했는데 스타일적인 측면에서 딜라 초기의 깔쌈한 베이스라인 사운드보다는 "Donuts" 앨범 시기의 다소 '더리'하고 소울풀한 느낌을 많이 내고 있습니다. 한편 Pete Rock은 살벌한 가사의 "Sonny's Missing"에 어울리는 삼엄한 분위기를 내주는데 스네어 소리가 평소의 그의 스타일보다는 좀 약한 듯 하고 그만의 장기인 재지한 느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어 그닥 그의 네임 밸류 만큼의 곡은 못된 듯 하고, Marley Marl 역시 짧은 스킷성 트랙인 "Pyrex Vision"에서 기타음을 이용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금방 지나가버려 별로 와닿지 않습니다. 한편 Dr. Dre "Catalina" "About Me"에서 특유의 피아노 루핑을 이용한 트렌디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글쎄요.. 제가 기대를 많이 한건지 취향에 안맞는 건지 그다지 재미있게 듣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Alchemist는 특유의 사이키델릭한(심지어는 록적인) 느낌을 살려 "Surgical Gloves"의 스토리텔링에 일조하고 있구요, 불경스러움의 대명사 Necro는 아니나 다를까 역설적으로 교회성가음을 차용해서 "Gihad"의 불경스런 가사들을 서포트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괄목할 만한 점은 오히려 래퀀이 설립한 Icewater Productions BT, Scram Jones 등의 비교적 덜 유명한 프로듀서들의 곡들이 더욱 우탱 초기 스타일 분위기를 많이 내주면서 귀에 잘 박힌다는 점입니다. 특히 Scram Jones가 프로듀싱한 엔딩곡 "Kiss The Ring" Elton John "Goodbye Yellow Brick Road"의 메인 멜로디를 시종일관 루핑시키며 뭔가 '새롭게 도약하는 우탱의 희망어린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멋진 트랙입니다. 하지만 RZA가 전체를 도맡았던 데뷔작에 비해 워낙 다양한 프로듀서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봤을 때는 훌륭한 곡들이라고 하더라도 앨범의 테마나 컨셉의 측면에서는 전체적인 통일감이 좀 떨어진다는 점이 아무래도 데뷔작의 한계를 넘어서기엔 좀 부족하다는 느낌도 드는 게 사실입니다.  

 

끝맺으며

 

  글이 좀 예상과 달리 길어진 듯 하네요. 죄송합니다. 제가 워낙 우탱에 대한 향수를 많이 느끼는 편이라 이 앨범이 너무 반가워서 그랬습니다. 암튼, 어느 해외 사이트의 리뷰어가 이 앨범의 리뷰 끝에 한 말이 멋진 것 같아서 저도 그 말을 인용하며 끝을 맺겠습니다. '이제 래퀀은 모든 마음의 짐을 덜었다. 이제 잠시 쉬고 우리도 앞으로는 더 이상 그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그가 추구하는 아티스트적 결과물들을 지켜보자. 수고 많으셨고 멋졌어요, Rae!'

 

Originally posted on: http://blog.naver.com/blogmiller/110071823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