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official drafts

Armand Van Helden [Ghettoblaster] (2007, Southern Fried/Ultra)

tunikut 2009. 10. 13. 13:18

 

 

01. Go Crazy! featuring Majida

02. Touch Your Toes featuring Fat Joe & BL

03. I Want Your Soul

04. NYC Beat

05. Playing House featuring Kudu

06. This Ain't Hollywood featuring Will 'Tha Wiz' Lemay

07. Still In Love featuring Karmen

08. Playmate featuring Roxy Cottontail & Lacole 'Tigga' Campbell

09. Je T'aime featuring Nicole Roux

10. To Be A Freak featuring George Llane

11. All Nite featuring La Roka

12. A Track Called Jack


 

  음 먼저.. 오늘은 제 개인적으로-전통적으로 가장 좋아한다는 3대 뮤지션들 (1. Liz Phair, 2. DJ Krush, 3. Armand

van Helden) 중 한명인 알만드 반 헬덴 (Armand van Helden)에 대한 얘기와 앨범 한 장을 들고 나와봤습니다. 요새

는 댄스 뮤직/하우스씬에서 'Dutch invasion'과 트랜스의 환각 작용에 가려 예전만큼의 인기를 얻고 있지는 못하십

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그는 하우스 음악에 있어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만한 인물임에는 틀림 없다고 주장

하고 싶어요! 


알만드 반 헬덴의 인생 역정 


  알만드 반 헬덴은 미국 보스턴 출신 칠공년생으로 네덜란드-인도계의 아버지와 프랑스-레바논계의 어머니 사이

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미공군 출신이어서 주로 미국보다는 네덜란드, 터키, 이탈리아 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넓은 세계의 견문을 쌓으셨죠. 13살 때 드럼 머신을 하나 장만해서 15살 때부터 주로 힙합 위주로 디제잉

작업을 시작했다고 해요. 1988년 그러니까 18살 되던 해 고향인 보스턴으로 귀국하여 보스턴 대학교에 진학, 대학을

졸업하고 법률 평론을 하다가 끓어오르는 DJ의 피를 막을 수 없어 이 직업을 때려치우고 보스턴의 대표 클럽인 The

Loft를 근거지로 DJ와 프로듀서로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1992년에 Nervous Records에서 그의 데뷰

싱글인 Deep Creed 이름으로 "Stay on My Mind"를 발표하고 같은 해 말에 저 유명한 Strictly Rhythm에서의 최초

싱글인 Sultans of Swing 이름으로 "Move It To The Left"를 발매합니다. 그러다가 1994년에 그의 본명을 걸고

Strictly Rhythm에서 발표한 싱글인 "Witch Doktor"가 전 세계적으로 댄스 매니아들에게 히트를 기록하면서 그의 이름

을 슬슬 알리기 시작하게 돼죠. 그의 이름이 알려지자 그는 이때부터 주로 리믹스 활동에 전념하는데 당시 Jimmy

Somerville, Deee-Lite, Deep Forest, New Order, Faithless 등의 곡들을 리믹스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1996년에

Tori Amos의 "Professional Widow"를 정말이지 맛깔나는 베이스라인 훵키 그루브로 리믹스하여 UK 차트 1위를 기록

하면서 한국의 리스너인 저한테까지 그 이름을 너얼리 알리게 되는 대형 사고를 치십니다. 거의 이 곡 하나로 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암튼 댄스 뮤직으로 성공하려면 아무리 미국 출신이라도 유럽씬에서 먹혀야 됩니다. (미국은

힙합/알앤비죠) 이후로 Janet Jackson, Rolling Stones, Britney Spears, Puff Daddy, Daft Punk, CJ Bolland,

Sneaker Pimps 등 90년대 중후반을 장악하던 수많은 슈퍼스타들로부터 "내 곡들도 리믹스해주세요"라는 러브콜을

받으면서 '가장 잘나가는 리믹서' 위치에 오릅니다. (그의 리믹스 곡들은 때론 그의 오리지널 곡들보다도 유명해서

리믹스 곡들만 모아 발표된 컴필레이션 앨범만도 2장입니다.) 그러다가 1999년에 드디어 초절정-훵솔그루브-하우스

넘버 "U Don't Know Me"가 발표되면서 전세계 하우스팬들을 감동의 도가니탕으로 몰고 가며 빌보드 댄스 뮤직 차트

2위, UK 댄스 차트 1위, 호주와 캐나다 팝 차트 탑 20위 안에 링크되며, 같은 미국씬의 Masters At Work, Erick

Morillo, Roger Sanchez, Todd Terry, Deep Dish 등과 더불어 명실상부한 최고의 하우스 디제이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댄스 뮤직씬에서 상대적으로 유럽권에 비해 약세였던 '미국씬'을 부흥시키며 하우스 본고장으로서의 자존심

을 획득하게 됩니다. 댄스 뮤직씬의 "美流"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암튼 이후에도 여러장의 스튜디오 앨범들을 통해

훵키하고 재기발랄한 하우스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한번 다녀간 적이 있으시죠.) 여타 하우스

디제이들과 달리 특히 힙합에 대한 애정과 조예가 깊으며 ("Sampleslaya: Enter The Meatmarket"이라는 힙합 앨범

도 낸 바 있으시죠), Tekitha, Mr. Len, Common, Fat Joe 등과 같은 힙합 뮤지션들을 자신의 앨범에 꾸준히 휘쳐링

으로 참여시키고 있습니다. 한편 70년대 록큰롤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여 2005년에는 "Nympho"라는 광기어린 사이키

델릭 록/댄스 하이브리드 앨범을 발표하여 논란을 산 바 있습니다. 오늘은 그의 솔로 앨범으로서는 일곱번째 작품

이자 가장 최근작인 "Ghetto Blaster"에 대한 얘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Ghettoblaster" - 흑인 음악으로의 회귀


  on this album I was going for a retro throwback 1985-89 soul up-tempo urban type sound. Chicago meets

Miami meets New York City kind of thing. Or to put it differently, house meets freestyle meets hip-house meets

club meets new wave."

 

  앞서 언급한 논란성 짙었던 싸이코 광기 앨범 "Nympho" 이후 2년 만의 신작이자 정규 앨범으로는 통산 7집입니다.

위는 이 앨범을 두고 알만드 본인이 인터뷰에서 언급한 말이예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마도 저를 비롯한 모든

반 헬덴 팬들은 이 앨범을 놓고 굉장한 만족감을 얻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allmusic 리뷰어도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닌데) 오버해서 이 앨범에다가 별 4개 반을 주기도 했어요. 그리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나 댄스 뮤직 포탈 사이트

들을 돌아다녀봐도 이 앨범에 대한 칭찬 일색입니다. ㅋㅋㅋ 저 역시 이걸 듣고 난리도 아니게 좋아서 방방 뛰었지만

아마도 이런 호들갑스런 반응들을 보고 알반드 본인은 'ㅎ 단순한 병신들' 뭐 이런 반응을 보일 수도 있을 것 같군요.

좀 삐딱하게 생각하면 제가 알만드라도 저런 생각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예요. 지난 앨범 "Nympho"를 두고 한

네티즌이 '알만드 휴가갔다'는 표현을 한 것으로도 알 수 있지만 확실히 지난 앨범은 '알만드 반 헬덴'이라는 이름

에서 기대하기 매우 어려운 사운드를 들려줬고 (전 이 앨범을 한번 듣고 약 3년간 씨디장에 꽂아두고 한번도 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다시 떠올리기조차 싫은 역겨운 앨범'이라고까지 생각했을 정도니까요. 물론 최근 다시 꺼내

듣고 제 개인 블로그에 재평가를 해놓긴 했습니다.) 수많은 그의 팬들을 등돌리게 만든 앨범이었습니다. 자아.. 그렇

다면 최근작인 이 앨범은 어떨까요? 아마도 (당시의 저를 포함해) 등돌린 그의 팬들에 대해 '다시 끌어모으기 프로

젝트'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그에 대해 기대하는 걸 200% 충족시켜준 앨범

이라고 '단언'합니다. 이 앨범에 뭐 그다지 색다른 시도를 했거나 색다른 변화를 줬거나 최신 트렌드를 반영했다거나

대단히 뛰어난 예술적 기지를 발휘한 건 없습니다. 그 자신도 인터뷰에서 말하듯 자신은 artist가 아니고 그저 '뒷골목

에서 또라이처럼 사는 음악 프로듀서'일 뿐이라는 말에 동의하는데 이 앨범에서 그는 정말 정말 '소프트하고 맛있고

말랑말랑한 뒷골목 군것질 거리'를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이죠.

 

  오프닝 곡 <Go Crazy!>에서는 마치 "니가 나한테 바랬던 인트로가 이런 거지?"라고 말하는 것 같고 (Nympho 앨범

의 인트로를 들어 보신 분들은 제 말씀에 공감하실 겁니다) <Touch Your Toes>에서는 "Full Moon이 그리웠어? 너

힙합 좋아하지? 너 Fat Joe 좋아하지? 자 여깄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Siedah Garrett의 <Do You Want It Right

Now>를 정말 기막하게 맛깔나게 샘플링한 <I Want Your Soul>에서는 "U Don't Know Me 그리웠지.. 어유 내 새끼..

어때? 나 이뻐?"라고 말하는 것 같고 도저히 몸을 가만히 둘수 없는 초강력킬러훵키업템포바운스 <NYC Beat>에

와서는 굳히기 작전에 들어가면서 "자 이제 다시 나를 따르라"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알만드 본인도 인터뷰에서 얘기하듯이 Tiesto나 Sasha, Armin van Buuren으로 대표되는 최근 일색인 유럽씬의

차가운 트랜스만 울려퍼지는 클럽 사운드에 이제 지겨웠다면 다시금 80년대 레트로 소울-훵크 사운드를 담고 있는

이 앨범을 찾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 Originally posted on: http://blog.naver.com/blogmiller/110071613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