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Swings [감정기복 EP] (2008, Overclass)

tunikut 2010. 10. 28. 17:22

 

Eminem-Slim Shady-Marshall Mathers는 Swings-Punch Line King-문지훈과 정확히 일치하는 설정. 두 가지 기믹을 왔다갔다하며

보여주던 스윙스가 업그레이드와 #1에서 그 기믹과 스웨거의 끝을 보여줬다면, 그 다음 발표한 이 감정기복 ep는 인간 '문지훈'이 살면서

이럭저럭 느낀 감정들을 모아 소품집처럼 발표한 것인데 그의 지금까지의 디스코그래피 중 업그레이드와 더불어 양대 산맥으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업그레이드랑 #1에서의 미친 가사와 미친 랩이 너무 좋았다면 감정기복을 처음 들으면 약간 좀

김빠진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두번째로 이 앨범을 플레이리스트에 올리는 순간 정말 다채로운 유포리아에 빠질 것임을 보증

한다. 업그레이드와는 전혀 다른 방향 설정. 여기서의 그의 관심은 펀치라인도 아니고 유려한 플로우도 아니고 타이트한 라임도 아니다.
그저 그의 감정과 그가 얘기하고픈 삶의 형태들. 단상들. 왜 그럴 때 있지 않나. 근데 그걸 스윙스는 그의 출중한 비트 셀렉션 감각을

동원해서 이 조그마한 소품집에서 한편의 드라마를 찍어버렸다. 펀치라인 킹 스윙스? 랩 잘하는 스윙스? 글쎄, 여기서는 그것보단 '아티

스트'로서의 그의 감각에 주목하gil. (VJ 톤으로) 때로는 노래도 부르고 때로는 연기도 하면서 그는 여러 얘기들을 청자에게 들려주고

있는데 더욱더 놀라운 건 그의 이야기들이 비트와 쿵짝이 죽여준다는 거다. 스토리가 이어지는 "My Ballade-숙취-Run Away"는 각각

Nuol-Kjun-JA라는 다른 프로듀서를 기용해서 그 곡의 이야기와 분위기에 완벽한 싱크로니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 이게 바로 엠씨가 프로

듀서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성을 가진다는 거다. 아티스트로서의 엠씨가. 힙합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그냥 '다운템포 멜랑콜리 팝'이라고

부를 법한 "My Ballade"는 모스트 훼이버릿. Mos Def의 "Umi Says" 생각났다. 또 "질투"는 어떤가. 한 여성에 대한 감정을 이야기하는

스윙스의 랩에 JA는 예상외로 상큼한 댄스팝 스타일의 비트를 가미해서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 부럽지 않은 '대학로팝'을 만들어버렸다.

   

하지만 그냥 이런 스토리텔링에서 끝나지는 않음. 처음 크라이베이비 프로듀스트 세 곡. 찬란한 비트와 찬란한 랩은 그와의 궁합은 항상

옳았음을 인증하는 것이다. "Everybody Hates Swings" 너무 좋지 않나? 나 원래 사우스 힙합 싫어하던 人이었지만 그 '맛'을 알면 이런 게

왜 좋다는 지 알 것 같다. "너는 그저 그림자.지. 헤이!" 그 딱딱 끊어떨어지는 바운스. "이겨낼거야"에서 스윙스식의 소울을 느껴보시길. "Mathematical Madness"에서 VJ 여전히 랩잘함 인정. 여기서 쥐드래곤 칭찬함. 근데 개인적으로 로보토미 스타일의 비트를 굉장히 식상

하다고 생각해선지 "너희가 싫어"하고 "숙취" 같은 노곳노곳 이상야릇 비트는 싫다. 난 아방가르드 좋아하지만 '식상한 아방가르드'는 싫다.

아무튼 잘 들었음. 문체가 좀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