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Swings [1st EP: Upgrade] (2008, Hiphopplaya/Overclass)

tunikut 2010. 9. 27. 11:19

 

일단은 단지 자켓이 허접스럽다는 이유만으로 이 초개명반을 이제서야 들어봤다는 것에 반성 잠깐. 결국에는 문스윙스를 비롯,

참여한 모든 뮤지션들의 기량이 최고에 달해 물이 오른 시기에 그 내공들을 집중시켜 납작구이쥐포처럼 꽉 눌러 담아버린 앨범

이라는 생각이 든다. 난 스윙스의 팬을 자처하면서도 정작 그의 발표물은 첫번째 믹스테잎밖에 들어보지 못했고 비교적 최근에

deegie의 "개" 앨범에 실렸던 "이사야 34장 14절"에 휘쳐링했던 그의 랩을 정말 정말 좋아했는데 그왜막 목이 쉬도록 전투적으로

미쳐서 흥분해서 질주하면서도 목소리 톤의 강약을 조절하면서 감정을 싣는 특유의 랩스타일이 난 너무 좋았다. 근데 지금 이

ep를 들어보니 첫번째 믹스테잎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내가 말한 그 질주하는 미친랩의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 바로 이거였던

거다. 그야말로 '미쳤다'라는 표현밖에는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 그의 랩은 "My Flow", "가나다", "Punch Line 놀이" 등등

다수의 트랙들을 통해 청자를 강간하고 있으며 분명 "Punch Line King VS Rap Genius"라는 싱글이 이 시기에 발표됐다면 자연

스럽게 San E가 발릴 수도 있었을 수도 있었을 수 있을 거라는 추측도 해본다.

 

또 정작 '펀치라인킹'이라는 닉네임을 내세워 발표한 믹스테잎이었지만 그닥 재미있는 펀치라인은 발견못했던 것에 비해

그야말로 앨범 전체를 재치있는 펀치라인으로 도배하다시피한 앨범 역시 이것인데 "Tiger J와는 달리 미래가 없지" "전부 소세지

들 같이 좆같애" "양현석처럼 탑 위에 있지" "우리나라에 핵이 왜 필요해 내가 있는데" 등 '스윙스'하면 종종 회자되는 클래식

펀치라인들이 포진된 앨범이 바로 이것이다. 또 VJ의 유명한 대사 "한국힙합 전체가 내 자작극"이라는 가사도 이 앨범에 들어

있기도 하다.

 

프로듀싱은 또 어떤가. 스윙스의 영원한 단짝 Crybaby가 주도한 트렌디한 비트들은 (지금이야 흔하지만) 충분히 당시 국내힙합

씬에서는 굉장히 신선한 것들이었고 그의 보컬 역시 매우 달콤하다. 또 JA는 한참 90년대 초반 스타일의 변태적인 댄스비트들

을 만들던 시기였고 이 앨범에서 역시 그의 비트는 충분히 댄서블하고 더럽고 이상하다. (그 댄서블하고 더럽고 이상한 비트가

스윙스의 weird한 훅과 맞물려 "Slow Down"이라는 앨범내 최고의 베스트 트랙을 만들어냈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I Wanna"

와 "I'll Be There"같은 발라드풍의 곡들에서 전군과 Crybaby는 참으로 누자베스의 믹스테잎 타이틀마따나 sweet하고 sticky한

분위기를 창출해버렸다.

 

요는, 왜 한갓 ep에 지나지 않는 이 앨범이 'album of the year' 후보에 올랐는지 뼈에 사무치게 느낄 수 있었으며 왜 이 시기에

swings는 '최고'였는지를 여실히 증명해주는 앨범이라는 것. 혹시나 나처럼 아직까지도 이걸 들어보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지금 당장! 들으실 것을 권고하는 바이다. 어느 한 곡 떨어지는 곡 없이 전곡이 이토록 완벽한 퀄리티를 가진 음반도 사실 드물

것이라는 게 tunikut의 생각이다.

 

그 이후. 업타운 활동으로 '미친감'을 다소 잃은 것. 자신이 최고로 랩을 잘하는 줄 알았는데 San E라는 괴물이 등장했다는 것.

김콤비에게 펀치라인을 발렸다는 것. 등으로 인해 다소 시무룩해진 모습들을 보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upgrade 2를

발매한다고 하니 다시금 그의 팬으로서 upgraded된 swings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