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Verbal Jint [사수자리 Vol. 2 과잉진화] (2009, Overclass)

tunikut 2010. 5. 12. 15:37

 

때로는 '본작'이라는 표현을 즐기면서 '리뷰'라는 걸 쓰는 '칼럼니스트' 내지는 '평론가'라는 사람들의 글들을 읽다보면

모하자는 건지 진짜 답이 안나온다. 정확하게 짜여진 틀 안에서 정확하게 짜여진 어휘들을 구사하는데 아니 자기 의견

을 자기만의 문체로 써야지 왜 기존에 쌍팔년도 낡아빠진 평론가들이 써놓은 그틀 그대~로 가져다 쓰냐는 거다. 지겹다

그런 리뷰들은 이제. 뭐 이런 식. 이 뮤지션은 이러이러해서 이러이러한 걸로 유명해지고 대표작은 뭐고 '본작(!)'은

그래서 '전작(!)'과 비교를 해보면 이러이러하고 실망스러웠던 '전작(!)'에 비해 '본작(!)'은 이러이러한 점이 맘에 들고

그래서 이곡은이렇고저곡은이렇고이렇고이런그곡과저렇고저런그곡 뭐 어쩌구저쩌구 기대해본다. 이런 식.. 아니 뭐

가끔은 저런 식으로 쓸 수도 있어. 근데 뭐 죄다 쓸 때마다 어떻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 공식에서 벗어나질 못하냐는

거야.. 진짜 짜증나게.

 

그래서 우리 VJ 믹스테잎 포스팅이니 뭐 좀 써야지. 그 머시냐 하이 스쿨.. 어쩌고 하는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아마도 VJ

가 고딩 때였던 것 같았는데 (그때 난 대학생이었으니 내가 형) 그 때만 해도 목소리도 가늘고 별 개성없게 느껴지고

'verbal jint'라는 이름도 되게 유치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의 그를 보면 어떤 '묵직함'과 '신뢰'가 느껴지는 게 참 좋다.

지난번 첫번째 믹스테잎은 대체적으로 힙합곡들 위주로 선곡했는데 이번엔 마블발이나 뭐 이런 슈게이징록하고

아프리칸 뮤직이나 80년대 소울 등등 다양한 취향을 그대로 드러내준 것 같다. '컨텐츠의 흥미로움' 측면에선 지난번 게

더 좋았지만 공감가는 가사들은 이번 믹스테잎에 더 많다. "where i'm from" 마지막에서 뿜었다. "ad hoc 2009"에서의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한 그의 담담한 심경도 듣기 좋았고 "90년대로부터"에서 선배 본토 엠씨들의 가사를 인용하며 전개

해나가는 가사도 좋다. 마블발 특유의 요상야릇한 드론 사운드에 굉장히 전위적이면서 야릇한 - 마치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는 듯한 가사가 등장하는 "누드가 있는 방"에서 역시나 똘똘한 그의 lyricism이 느껴진다. "leavin' 2010"을 들어

보면 왜 여전히 그의 랩은 최고인지 깨달을 수 있다. 조피디랑 콜라보한 이피 살까말까.. 돈은 없는데 요새 국힙 사고싶은

거 많아서 큰일이다. 그러고보니 요새 국힙은 맨 믹스테잎들만 포스팅 하는군. 다음번 국힙 포스팅은 솔스켑일 것임을

미리 예고함. 솔스켑-브이제이 국힙계 양대 엄친아들. 아 한분 더 있다. 빈지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