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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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shi Kitano [Brother] (2000)

tunikut 2010. 8. 19. 09:43

 

You were always so far away.. I know the way, but I won't go away like you used to..

 

Alice In Chains의 "Brother"라는 곡의 후렴 부분 가사다. 이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이 곡이 생각났는데 끝나고 나서도

저 부분의 가사가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요샌 낮시간 동안에는 바빠서 전혀 거의 블로그질을 못하는데 그나마 머리

속을 식힐 수 있는 시간은 퇴근하고 난 뒤다. 아내와 애들 잠들고 나면 영화 한편식을 본다. (그래서 요새 평균 수면 시각

이 새벽 2-3시다.) 괜시리 다시금 다케시 영화가 땡기던 어젯밤, 이 영화를 선택하고 또 한번의 뭉클함을 느끼면서 잠이

들었다. 영화는 내가 그동안 봤던 다케시 영화들에 비하면 약간은 진부할 수 있는 스토리이기도 한데 우리는 이미

"키즈 리턴"이라는 영화에서 다케시 감독이 진부할 수 있는 소재를 얼마나 뭉클하게 담아낼 수 있는지를 경험했다. 처음에

보면서는 자연스럽게 "소나티네"가 먼저 떠올랐는데 "소나티네"가 야쿠자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영화의 주메시지는 그게

아니었다고 볼 때 이 영화 "브라더"의 테마는 비교적 '야쿠자'라는 영화 소재에 충실하다. 다케시 감독은 이상하리만치 '놀기'

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역시나 여기서도 조직 구성원들끼리 농구를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다케시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인) '바닷가에서 공놀이하기' 장면이 또 나와 괜시리 기분 좋았다. 초반에는 '브라더'의 의미가 같은 일본인 동생이었던

'켄'을 의미하는 건줄 알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흑인 '데니'를 의미한다는 걸 알게 됐다. 언제나 그랬듯 히사이시 조의

건반음이 깔린 잔잔한 영상들, 그리고 그 속에 내재된 폭력, 우애, 의리 등이 참 담담하고 소울풀하다.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는데 '켄'역의 마키 구로도는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의 남자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키즈 리턴"

에서 쿨한 오야봉 역할을 연기한 이시바시 료의 얼굴도 무척 반가웠고 엔딩의 잊을 수 없는 오열 연기를 보여준 '데니'

역의 흑인 배우 오마 엡스는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는데 "닥터 하우스"의 그 흑인 의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