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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Cronenberg [Videodrome] (1983)

tunikut 2010. 6. 17. 10:34

 

일단은 지금 와서 보면 소재나 메세지가 좀 식상할 수도 있지만 '비디오'라는 매체가 보급되던 무렵인 83년도에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어떤 분은 크로넨버그 감독이 20년 앞을 내다보고 만든 영화 라고도

하는데 일정 부분 맞겠지 싶다. 2010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분명 적용될 수 있기 때문. 어쨌던 83년이라는

당시로서는 스너프 필름 같은 소재는 분명 엄청난 충격이었을 게 분명하고 현재를 살고 있는 나조차도 영화의

초반부 주인공을 둘러싼 상황들을 보면서 그 분위기를 압도해버리는 '광기어린 사악함'과 그 위태위태한 분위기

에 완전히 사로잡혀버렸다. 중반부 이후로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마치 전형적인 데이빗 린치 감독 스타일의 현실-

환상의 경계가 없어져버리는데 잘 따라가지 않으면 길을 잃어버리게 전개되고 영화의 엔딩을 보면서 역시 '뭔가

뚜렷하게는 잘 모르겠지만 대충 무슨 얘길 하고 싶었는지는 알겠는' 그런 식의 여운을 주는 뭐 그런 영화다.

 

초기 크로넨버그 감독 영화에서 안나오면 섭한 '꾸룩꾸룩 핏덩이들'은 여전히 영화에서 활개를 치며 내가 보기에

거의 집착 수준인 '피부 갈라지고 벌어지고 뭐 튀어나오고 뭐 들어가고' 하는 것들은 이 영화에서 빛을 발한다.  

사악한 표정과 눈빛, 별로 양심의 가책이라곤 느껴지지 않고 섹스 좋아하고 성질도 더럽고 왠지 백인우월주의도

있을 것은 캐릭터의 제임스 우즈의 캐스팅과 연기는 정말이지 완벽했으며 블론디의 여걸 데보라 해리의 캐스팅

역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