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 인생 최초로 본 서부 영화. 기왕이면 존 웨인이 나오는 좀 전형적인 마초스런 영웅 서부극들을 좀 더 먼저 보고
나서 볼 걸 하는 느낌도 들었던 게.. 마치 어린 아이가 세상에 대해 너무 일찍 눈을 뜬 기분이랄까. 아니 이거 뭐 이 영화
보고 나서 다른 웨스턴 무비 볼 수 있겠어? 왠지 지금 안보면 못볼 것 같아서 선택하기도 했지만 순전히 dj shadow의
유명한 싱글과 제목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흑인' 음악을 하는 디제이 샤도우가 선택한 '웨스턴' 무비이니 뭐가 좀 왠지
있어보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봤으나 역시나 이 영화에는 '뭔가가 있었다'. 자세한 설명은 귀찮아서 하기는 싫고 대단
한 건 실제 시간과 극중 시간 흐름을 완벽하게 일치시켰다는 점도 오히려 요새까지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플롯이며
시종일관 피곤하고 수심에 가득찬 듯한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쫒아가다보면 왜 서부 영화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으나
막상 결투씬은 아주 대충 싱겁게 후반부 몇 분으로 처리해버렸는지 알 수 있다. '싸움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얘기지'
존 웨인은 이 영화를 두고 그가 본 가장 un-American한 영화라고 했는데 아마도 이 영화에 대한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싶다. That's exactly what this shit is headed for! Knamsayin'? 보안관 뱃지를 던져버리며 아내와 다시 떠나는
주인공은 속으로 분명 'fuck you'를 외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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