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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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fred Hitchcock [North by Northwest] (1959)

tunikut 2009. 10. 13. 17:21

 

헤헤.. 이제서야 이걸 봤다. 1959년의 음악계에 마일즈 데이비스의 카인드 오브 블루가 있었다면 영화계에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놀스 바이 놀스웨스트가 있었으니 참 문화적으로 풍성한 해였지 싶다. 시대가 갈 수록 문화계가 쇠퇴하는 것일까? 재즈팬들은

50년대 만한 게 없다고 하고 소울팬들은 60년대를, 록팬들은 70년대 만큼은 없다고 하고 팝팬들은 80년대, 힙합팬들은 90년대 만큼

없다고 하는데.. 스릴러 영화 역시 50년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작품들을 능가하는 작품들이 이후엔 나오질 않으니.. 참 걱정

이다. 근데 참 궁금한 게 우리가 지금 동시대 음악계와 영화계가 예전 만큼 못하다고 하는데 그럼 만약에 지금으로부터 50년 후인

2060년에 사는 사람들은 '아, 음악이나 영화나 2009년이 최고였어..' 이럴까? 그럼 그 때 되면 음악이나 영화는 도대체 얼마나 지랄

같길래?

 

또 잡담 반이 돼버렸군.. 쯧. 암튼 "싸이코", "현기증", "새" 다음으로 네번째로 본 히치콕 감독의 영화다. 일단 이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해보자면 "히치콕 감독이 관객들을 제대로 낚아 올린 황금어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원체 히치콕 감독의 영화에는 이상한 복선

이나 (갑자기 용어가 생각 안나는) 그 왜 '결과적으로 실제 스토리에는 별로 영향을 주지 않으나 관객들로 하여금 자꾸만 뭔가 의미가

있겠다 싶어 관심을 유도하는 장치 (돈뭉치 등 뭐 그런 거..)'들이 많이 등장하는 걸로 유명하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본작에서처럼

계속 관객을 이리 데려갔다 저리 데려갔다 이건가 싶다가도 저렇고 저건가 싶다가도 이런 요소들이 많이 등장하는 영화는 처음인 것

같다. 이 사람은 믿을 것 같다가도 왠지 나중에 뒤통수 칠 것 같고 이 사람은 뒤통수 칠 것 같았는데 결국 우리편이고 뭐 이런저런

상황들.. 하하. 거 참. 영화가 "현기증"이나 "싸이코"에서처럼 막판 '대반전'을 일으키진 않으나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도 보는 이를

이리저리 똥깨훈련시키는 '잔반전'들이 즐비해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집중하게 만든다. (이런 게 바로 써스펜스?)

 

또한 연신 심각하기만 하던 "현기증"이나 어둡고 오컬트적이던 "싸이코"에서 와는 달리 (내가 본 영화들이 저것들 뿐이라 저것들하고

만 비교하고 앉아있음) 스릴러의 형식을 띠고 있으나 뭐랄까.. 좀 코믹한 느낌이 많이 들고 박장대소를 유발하는 골때리는 대사들도

튀어나오는데 압권은 경매장에서 주인공이 자꾸 헛소리를 하면서 "그거 fake 아니오?" 이러니까 앞자리에 앉아 있던 한 할머니가

"당신이 fake가 아님은 확실해요. 당신은 'genuine' idiot 이니까"라고 하는 장면.. 또 1300달러 어쩌고 하는 와중에 "15 달러요!" 부른

것도 졸라 웃긴데 그러면서 "아니, 그것도 많이 부른 거요" 할 때 진짜 디지는 줄 알았다. 아... 진짜 그 경매장씬.. 또 기억나는 장면은

황량한 고속도로 벌판에 서서 기다리는 장면.. 물론 그 다음의 비행기 추격씬이 유명하긴 하지만 이 황량한 고속도로씬은 그 이후

"세븐"과 최근의 "이글아이"에서까지도 나온 장면들 아닌가.. 또 유명한 막판 러슈모어산 액션씬은 분명 이후 007 시리즈나 스파이더

맨 시리즈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고 그 악당 대부의 절벽 위 집은 이후 "미녀 삼총사"와 "아이언맨"에 나오는 집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창" 빨리 봐야 되는데 쩝. 젊었을 적 에바 마리 세인트 은근히 중독적으로 섹시하게 매력적으로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