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official drafts

Diamond And The Psychotic Neurotics [Stunts, Blunts, & Hip Hop] (1992)

tunikut 2009. 8. 11. 13:30

 

01. Intro

02. Best Kept Secret

03. Sally Got A one Track Mind

04. Step To Me

05. Shut The Fuck Up

06. Fuck What You Heard

07. I'm Outta Here

08. A Day In The Life

09. Last Car on The 2 Train

10. Red Light, Green Light

11. I Went For Mine

12. Comments From Big L And Showbiz

13. Check one, Two

14. What You Seek

15. Lunchroom Chatter

16. Confused

17. Pass Dat Shit

18. Freestyle (Yo, That's That Shit)

19. K.I.S.S. (Keep It Simple Stupid)

20. Stunts, Blunts, & Hip Hop

21. Wuffman Stressed Out

22. Feel The Vibe

23. A View From The Underground


 

  우리에게 친숙한 본토 힙합 뮤지션들은 많습니다. 아아 물론 지금 당장 에미넴이나 제이지를 얘기하려는 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 그나마 알려진 최고 오래된 본토 힙합 뮤지션들은 누가 있을까요?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당연히 LL Cool J

와 Run-DMC겠죠? 이들은 80년대 중반부터 활동하던 대표적인 올드스쿨 힙합 뮤지션들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들

으로 국내에 소개된 유명한 아티스트들은 또 누가 있을까요? 예, 그렇죠. 바로 Snoop (Doggy) Dogg의 데뷔 앨범부터

시작된 G-funk 계열의 음악일 겁니다. 우리에겐 "컴백홈" 덕분에 "갱스터랩"이라는 말로 더 유행을 했죠. 물론 그 다음부턴 다들 잘 아시는 골든 에라일테니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이름이야 그야말로 "you name it!"이죠. 자 그럼, 정리

봅시다. 엘엘 쿨 제이와 런 디엠씨가 80년대 중반부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스눕의 데뷔 앨범으로 대표되는 쥐훵

와 갱스터랩의 붐과 함께 골든 에라의 시작을 알리게 된 해는 1993년입니다. 그럼 그 사이에는 누가 있을까요? 그 사이,

그러니까 올드스쿨과 뉴스쿨 힙합의 과도기에서 왕성한 창작활동을 벌이던 사람들은 누구였을까요? 지금이야 국내에도

힙합팬 층이 두텁기 때문에 익숙한 이름들이지만 아쉽게도 당시 국내에선 이 과도기에 활동하던 뮤지션들의 이름은

꽤 낯설었을 겁니다. 바로 A Tribe Called Quest, De La Soul, The Pharcyde, Gang Starr, Pete Rock & CL Smooth,

Main Source, 그리고 오늘 얘기하고자 할 D.I.T.C. crew가 그들입니다.


  이 시기에 활동하던 팀들은 Zulu Nation, Native Tongue 등의 모토에서도 알 수 있듯이 '힙합의 원류'에 대한 애정

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이들이 대단한 이유는 디제이, 바이닐 컬쳐, 샘플링 등과 같은 힙합 음악의 기본적 요소들을

가지고 올드스쿨 힙합을 어떻게 modern한 힙합 음악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표본을 보여줬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죠. D.I.T.C. (Diggin' In The Crates) crew는 뉴욕 브롱스에 기반을 둔 힙합 크루입니다. Lord Finesse (MC,

producer), Diamond D (MC, producer), Show (producer), Buckwild (producer), A.G. (MC), O.C. (MC), Fat Joe

(MC), 그리고 고인이 된 Big L (MC)로 구성되어있는데요, 이들을 주목할 만한 점 중에 하나는 언더그라운드부터

메인스트림 영역까지 다양한 휘쳐링 활동과 프로듀싱을 통해 그 기반을 확고하게 다졌다는 점입니다. 톡 까놓고 말해서

본토나 우리나라나, 언더나 메인스트림이나, 리스너나 뮤지션이나 힙합 좀 듣는다는 사람들 치고 이들을 respect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못본 것 같아요. 사운드적으로는 주로 재즈 샘플에 기반을 둔 둔탁한 비트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렇다고 초기 ATCQ나 The Roots 처럼 '대놓고 재즈'는 아니고, 하드코어 (여기서는 '정수'의 의미로 쓰입니다) 힙합

이지만 프리모보다는 순하고 피트락보다는 강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암튼 이들 역시 90년대 초반부터 골든 에라

시대에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었지만 최근에는 다소 주춤해진 모습입니다. 최근 Diamond의 솔로 앨범이나 D.I.T.C.의

새 앨범이 발표가 되었지만 왠지 예전만은 못한 반응인 것 같아요. 그러나! 여전히 이들은 힙합을 듣는 우리네 리스너

들에게 혹은 여러 후배 뮤지션들에게 '큰형님'이자 '귀감'이 되는 분들인 것만은 틀림 없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앨범은 Lord Finesse, Showbiz와 함께 크루의 초기 설립 멤버 중 하나인 Diamond A.K.A. Diamond D

의 데뷔 앨범입니다. 이 앨범이 제가 알기론 Lord Finesse의 "Funk Technician" 다음으로 크루로서는 두번째 솔로작

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소스지 선정 힙합 명반 100은 물론이고 여러 매체에서도 본토 힙합 클래식 앨범 중에 절대

빠지지 않는 앨범입니다. 이 앨범의 가치는 뭐랄까.. 올드스쿨과 뉴스쿨의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하는 작품인 동시에

D.I.T.C. crew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은 작품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사운드적 특징을 얘기하기 전에

한가지 간단한 비유 하나만 들어봅시다. 우리가 종이에 그냥 까만 볼펜 만으로 줄을 쭉 그으면 굉장히 딱딱한 느낌이겠

죠? 그런데 그 까만 선 주위로 분홍색이나 하늘색으로 테두리를 치는 식으로 덧선을 입히면 어떤가요? 훨씬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을 주지 않을까요? 이 앨범에서 메인 프로듀서 Diamond D가 찍어내는 비트들이 그렇습니다. 딱딱할 수

있는 드럼 스네어 비트에 부드러운 느낌의 베이스음을 덧입힘으로써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밝은 느낌을 준다는 거죠.

음악이 상당히 회화적이죠. 그래서 소위 말하는 '하드코어 힙합'이라고 하더라도 이 앨범이 주는 느낌이 그다지 삭막

하지 않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비슷한 예를 하나 더 들어본다면 뷔페 같은 데 가면 왜 바나나나 머쉬멜로우를 쵸콜렛

옷을 입혀 먹는 경우 있자나요? 그런 느낌.. "I Went For Mine"이라는 곡을 들어보면 이런 베이스가 만들어내는 리듬감

이 장난이 아닌 걸 알 수 있죠. DJ Krush의 "A Whim"이라는 곡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앨범에 수록된 "Sally Got A

One Track Mind"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시종일관 몽환적인 느낌의 베이스음이 머리를 어지럽게 하거든요.

디제이 크러쉬의 저 곡과 느낌이 같습니다. 원조져 뭐. 또한 부드러운 소울 멜로디가 결합된 "Confused"나 Showbiz

가 프로듀싱에 동참해서 약간은 앱스트랙한 느낌을 주는 샘플링이 인상적인  "Step To Me"나 "Feel The Vibe"도

반드시 체크해야 할 트랙이고, 개인적으로는 앨범 타이틀과 동명인 "Stunts, Blunts, & Hip Hop"을 가장 좋아합니다.

업템포의 미칠 듯한 베이스 그루브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암튼 간에.. 올드스쿨과 뉴스쿨의 과도기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원류에 대한 애착으로 만들어진 '큰 형님의 힙합 사운드'를 담고 있는 본작은 반드시 들어봐야 할 필청 음반

이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더리 사우스만 듣지 마시구요. 헤헤. 

 

** Originally posted on:  http://blog.naver.com/blogmiller/110066664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