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링이 될 만한 요소들이 있으니 참고해서 읽어주세요! (물론 스포일러가 중요한 영화는 당연히 아닙니다. ^^)
"오! 브라더스" 보고 오지혜씨의 사랑밖에 난 몰라를 흥얼거릴 때만 해도 이 감독 괜찮다고 생각했으나 "미녀는 괴로워"는 뭐
그냥 그런 드라마지 뭐 그리 호들갑 떨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판단해오다가 오늘 오랫만에 신촌 메가박스에서 이걸 보고 와서
영화 보면서 진짜 (옆에 아내가 있었기 망정이지 없었다면) 엉엉 울어버릴 뻔했다. 그래 뭐 어떻게 보면 뻔하디 뻔한 스토리다.
인간 승리를 다룬 스포츠 드라마.. 그래. 뭐 그렇다. 인물들 각자 사정들이 다 있고.. 갈등이 있고.. 그걸 이겨내고.. 뭐 그렇다.
아..근데.. 이 영화.. 홍보문구에 "밀려드는 감동"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정말 보면서도 저 표현 그대로다. 어떤 느낌이냐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심장이 쿵쾅쿵쾅 거리면서 숨이 턱턱 차오르면서 누가 옆에서 툭 건드리기라도 하면 참았던 울음이 으앙!!하고
터져나올 것 같은 느낌.. 막 미치겠는 그런 느낌.. 고기집 아들 재복이 내려오기 전 손목에 붙여놓은 아내와 아이 사진을 힐끔
볼때 미칠 것 같았고, 그런 아들을 보는 고기집 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고일 때 미칠 것 앝았고, 성동일씨가 눈물을 뚝뚝 흘릴 때
또 미칠 것 같았고 역시 그 코치가 시원하게 고함을 칠 때 내 마음도 터질 것 같았다. 각자 마음 속에 희망을 간직한채 뛰어내려
오는 그들.. 그리고 눈부시게 아름답게 처리된 하강씬.. 그리고 고막을 울리는 bgm.. 모두가 감당할 수 없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보는 이로 하여금 심장이 터져나갈 것 같은 벅찬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꼭 봐라. 이 영화. 우생순?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의 반에반도 못 따라간다. 올 여름 한국 흥행 대작 해운대? 글쎄다. 난 오늘 "해운대" 볼까 이거 볼까 하다가 아무리 생각
해도 이 영화를 선택한 게 천만 잘한 짓 같다. 배우들의 캐스팅이나 연기 모두 맘에 든다. 특히 성동일씨.. 내 생각에 성동일씨는
코믹 연기보다는 약간 진지한 연기가 더 잘 어울리시는 듯.. 이 영화가 또 멋진 거? 각 인물들에 해당하는 실제 국가대표 선수들이
각 인물들의 점프씬 대역을 직접 도맡아 했다는 것. (엔딩 크레딧에 나온다.) 또 김수로의 깜짝 까메오 출현도 반가웠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지금까지 계속 머리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건 멋진 하강씬.. 진짜 깔쌈하게 잘 빠졌다. 막 이런 문구가 떠오른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뛰어내리는가!" 뭐 이런 상투적인.. 암튼! 재차 강조하지만 이 영화.. 우생순이나 해운대보다 그다지 홍보도
많이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진짜 이쁘게 잘 빠진 영화다. 다들 꼭 보자!
p.s. 오버하지 않는 하정우씨 연기.. 좋았다. 김동욱이라는 배우 매력적이다. (하강하고 나서 카메라 보고 윙크하는 장면) 이
영화의 유일한 단점은 김지석이 '매우' 츄리하게 나온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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