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ium [The Magic City] (1997, Matador)

 

01. Vibrations

02. Leon's Space Song

03. Ocean Of Wine

04. Aging Astronauts

05. Medieval People

06. Lady Of The Fire

07. Lullaby Of The Moths

08. Revolution Of Hearts, Pt 1 & 2

09. Ancient Cryme

10. Cosmic Rays

11. Devil's Tear

12. Clementine

13. Blue Rain Soda

14. Walk Away

 

 

   사실 모던록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무책임한 단어다. 뭐에 대해 모던하다는 건가? 말그대로 따지자면 소위 클래식록에 대한 것인가? 아아, 물론 나도 안다. 90년대 중후반 몰아닥친 얼터너티브 물결.. 자, 그럼 정리하자. 내 생각으론 흔히 모던록으로 분류되는 음악들은 크게 두 가지 물결을 타고 나타났다. 하나는 본조비로 대표되던 메인스트림록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록이고 또 하나는 그 이전부터 있어오던 '팝'의 영향을 받은, 더 큐어나 스미스로 대표되던 영국씬의 음악들 이렇게 두 가지 음악을 가리켜 우리는 '모던록'이라는 표현을 즐겨왔다. 그렇게 놓고 보면 '모던록'이라는 표현은 잘못됐다. 왜냐, 말로만 따지면 마치 '클래식록'에 대한 반대 개념처럼 들리기 때문인데, 사실 알고 보면 많은 인기를 끌었던 우리가 너무 좋아하는 여러 '모던록' 밴드들의 음악은 대부분 '클래식록'에 대한 지대한 영향 하에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들 대부분은 the who, jefferson airplane, doors, jimi hendrix, velvet underground, beach boys, beatles, rolling stones를 사랑했고 그들처럼 되고자 했기 때문이다. 내 말이 틀린가? (마치 힙합씬에서 진보적인 프로듀서로 불리우는 madlib의 음악이 대부분 매우 매우 고전적인 소울과 재즈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자.) 자 여기 그렇게 '클래식록'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활동하던 한 팀이 있다. 바로 힐리엄 (helium)이다.

   힐리엄은 지금은 해체되고 팀의 지존이었던 '완소' 마리 티모니양만 솔로 커리어를 계속하고 있는 상태. 같은 matador 소속 밴드들이 노이즈와 로우 파이 정신에 입각한 기타팝을 들려줬다면 힐리엄의 음악은 그 보다 더 몽롱하고 더더욱 프로그레시브하다. 기타와 건반을 아우르는 '완소' mary timony의 음악적 영감을 바탕으로 70년대 끈적끈적한 싸이키델릭록과 신디사이저의 drone 사운드, 트럼펫이나 바이올린 같은 악기의 차용으로 더더욱 풍성하고 드라마틱하며 프로그레시브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고 여기에 저음 모노톤의 읇조리는 듯한 '완소' mary timony의 보컬은 흡사 전성기 시절의 patti smith를 연상케 한다. 그렇다고 무슨 슈게이징이나 spiritualized식의 'strange space floating rock'은 아니고 적당히 pop flava를 버무려 아주 이쁘게 만들어놨다는 거다. 이들의 음악은 뭐랄까.. 그냥 딱 '중앙'이다. 특별히 밝고 귀엽고 예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딕 분위기 물씬나게 음울하지도 않은.. 그냥 딱 중간 정도의 음악! 본작은 이들의 두번째 정규작이자 마지막 앨범으로 앞서 언급했던 사운드로 앨범 전체를 치장하고 있다. 전곡이 버릴 게 없지만 특히 듣는 순간 귀에 짝 달라붙는 "leon's space song"이나 연주곡 "medieval people" 등은 힙합이나 댄스 뮤직을 좋아하는 당신도 반드시 들어봐야 할 필청 트랙이다.  

p.s. 2001년 스티븐 말크머스와 함께 내한하여 공연도 한 '완소' 마리 티모니양을 못봤다는 게 평생 한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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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blogmiller/110048295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