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JA [Joke+] (2009, Salon 01)

tunikut 2009. 3. 7. 22:59

 

난 사실 dub이라는 장르가 뭔지도 몰랐다. 오히려 진짜 몰랐던 시절엔 졸라 빠르고 신나는 음악이 dub인 줄 알았다. 근데 어느 날

아는 형 집에서 primal scream의 앨범을 듣다가 옆에 있던 또다른 형이 "저봐, 이게 dub 베이스거든."이란 소릴 듣고 그제서야 덥이

뭔지 알았다. 흔히 리듬 악기로 드럼과 베이스를 꼽는다. 근데 보통 드럼으로 만들어 내는 리듬은 누구나 다 알지만 베이스가 어떻게

리듬을 만들고 그 리듬이 주는 그루브가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된 다음부터는 이 '베이스 리듬'이란 것이 꽤나 매력적으로 들리는 게

사실이다. 이루펀트의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를 좋아하는가? 그렇다면 지금 즉시 이루펀트의 씨디를 꺼내어 이 곡을 다시 플레이

해보자. 그 곡이 만들어내는 리듬감이 드럼이 아니라 중독성 강한 베이스에 있다는 걸 바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 국내 힙합씬에서 베이스를 이용한 리듬감과 그루브를 맛깔나게 창조해내는 프로듀서가 있다. 바로 제이에이다. 그의 음악들을

들어보면 언제나 육중한 베이스를 기반으로 리듬감과 그루브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질감이 딱딱하거나 투박하다는 느낌보다는 뭔가

'부들부들함', 내지는 '느끼함', 더 나아가 '변태스러운' 느낌까지 든다. 또한 그의 곡들을 듣다보면 여러 댄스 뮤직 하위 장르들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자신의 프로듀싱에 이를 응용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작년에는 shep pettibone, junior vasquez 등이 연상되는

90년대 초반 하우스 비트들을 통해 우리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더니 이번에 발표한 '정규 앨범'인 본작에는 서두에 언급한 dub이라는

양념이 앨범 전반적으로 골고루 뿌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내 주관적인 해석일 수도 있겠다만) 베이스 리듬을 맛깔나게 뽑아내는

그가 그 베이스 리듬을 전면으로 내세운 dub이라는 스타일을 통해 비트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을 하고 있는 듯하다. 첫곡 "I Started A

Joke"에서부터 상반신의 전후 운동을 유도하는 특유의 덥 리듬으로 시작하더니 "Drive You Crazy", "20<_>20", "Basic RMX" 등 여러

트랙들에서 유사한 그루브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밖에도 업템포의 포온더플로어 비트에 상큼한 ja의 가사가 곁들여진 "Good Morning"

으로 시작해서 고전 영화의 엔딩씬을 연상시키는 아스라한 분위기에 VON 특유의 몽환적인 보이스가 더해진 "Good Night"으로 끝을

맺는 앨범의 서사적인 구성도 무척 마음에 들며 개인적으로 앨범내 베스트 트랙으로 꼽고 싶은 "Warm Up Pt.2"에서 진짜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했나 아무리 들어도 대견하기만한 "삑!삑!" 거리는 후렴구의 효과음도 매력 만점이다. 아울러 "Vintage"에서의 스파이

무비를 연상시키는 스페이스 에이지-라운지 사운드와 보너스 트랙으로 있는 '땐스 뮤직 그 자체'인 "Jealousy"의 비트와 백프로 만족

보장 스윙스의 랩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앨범의 백미다.

 

이 앨범을 듣고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은 그는 살롱 01에서 가장 'dance music적'이며 '땐서블'한 음악을 들려주는 아티스트라는 점

이다. 그렇다고 대중적이라고? 절대 아니올시다다. 그 이상하게 뒤틀리고 왜곡되고 몽환적이지만 댄서블한.. 어떻게 설명하기가 힘든

개성을 갖춘 프로듀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