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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Mariachi Series

tunikut 2009. 1. 12. 10:23

이번 주말엔 아기 먹이고 재우고 업고 안고 하면서도 볼 껀 다 봤는데 특히 밑에 쓴 "에린 브로코비치"를 비롯해

참 영양가 높은 영화들을 봐서 기분이 좋았다. 쿠엔틴 타란티노와 함께 '작가주의 B급 액션'의 양대 산맥이자 명콤비

라고 할 수 있는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감독의 대표작인 '엘 마리아치' 시리즈 세 편을 연속으로 본 건 정말 기분좋은

수확이었다.

 

Robert Rodriguez [El Mariachi] (1992) ★★★★★

 

 

일단 뭐 이 영화에 별 5개를 매긴 것에 난 아무런 거리낌도 없다. 저예산이고 고예산이고를 떠나서, 주연배우가 누구냐

도 떠나서, 어쩌면 이렇게 영화를 재미있고 유머러스하고 간결하면서 시원하게 만들 수 있을까. 영화보면서 내내 웃었다.

아 정말.. 이 영화는 후에 안토니오 반데라스 캐릭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가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저예산의 coarse한 화면이 더욱 B급스러우며 중간중간 묻어나는 유머감각과 실소를 멈추지 않게 만드는 편집

등등.. 정말 beautiful한 영화다. 욕조에서 여자가 위협하자 눈치를 힐끗힐끗 보면서 기타 튕기며 노래하는 엘 마리아치..

하하 정말 그 장면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다. (내 생각에, 비슷한 취향이지만 타란티노 감독보다 '개그' 측면에서는

로드리게즈 감독이 한 수 위일 듯.."포룸"에서도 그랬고..)

 

 

Robert Rodriguez [Desperado] (1995) ★★★☆

 

 

자아.. 우리의 간지남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이제 등장한다.. 근데.. 난 좀 솔직히 그랬다. 내가 "엘 마리아치"라는 영화의

존재를 몰랐다면, 그냥 "데스페라도"부터 봤다면 별점을 더 줄 수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를로스 갈라르도가 연기한

'엘 마리아치'라는 캐릭터가 원래 어땠고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이미 본 상태에서 본 이 영화는 좀 씁쓸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로드리게즈 감독이 메이져 헐리우드로 진출, 전편과 달리 예산을 좀 들여서 만든 영화인 건 알지만, 아무리 미국 관객들을

위해 멋쟁이 간지남을 주연으로 해야했던 심정은 이해하지만, 전편인 "엘 마리아치"에서의 캐릭터와 안토니오 반데라스

사이의 간극이 너무 너무 크다. 원래 그는 약간 얼빵하고 유머러스하며 동정심을 자극하는 캐릭터였는데 이건 뭐 3년 사이에

완전 180도 바뀌어버렸으니.. 쩝. 좀 씁쓸하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나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간지 좔좔 흐르는 액션씬은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영화 후반부에 반데라스의 친구로 잠깐 까메오 등장했다가 금방 죽는 카를로스

갈라르도가 너무 안타까웠다.)

 

아, 하나더 셀마 헤이엑이 이렇게 섹시할 줄 몰랐다.

 

 

Robert Rodriguez [Once Upon a Time in Mexico] (2003) ★★★

 

 

에에이.. 이건 좀 아니다. 멕시코를 위해 싸우는 국민영웅 엘 마리아치?.. 에이.. 너무 비약됐다. 또 연인 캐롤리나와 딸의

죽음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 영화임에도 별로 관객 입장에서 큰 개연성을 느끼지도 못하겠고.. 조니 뎁이 분한 캐릭터도

어딘지 모르게 좀 뭔가 명확해 보이지 않고.. 여러 모로 많이 부족한 영화인 듯. 쿠쿠 내가 "엘 마리아치"를 먼저 봐서 눈이

너무 높아졌나? 암튼 그래도 별로 지루하지 않게 진행되는 스토리와 화려한 액션씬 등은 볼 만했기 때문에 별 3개 정도

는 줄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크레딧에도 두번째로 올라오고 포스터에도 나오지만 샐마 헤이엑은 이 영화에서 회상씬

2-3컷 정도밖에 안나오므로 기대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