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notes

Armand van Helden의 [Nympho]를 듣고

tunikut 2008. 12. 26. 13:41

 

오늘 홍대앞에 갔다가 오는 길에 퍼플 레코드를 잠시 들렀는데 정말 의외로 알만드의 신보 [Nympho]가 있어서 얼른 집어왔다.

아저씨 말로는 정식 수입이 아니랜다.

정말 정말 기다리던 그의 신보였기에 집에 오는 길에 볼륨을 이빠이 올린 상태에서 플레이를 눌렀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으아.. 순간 몸 전체에 소름이 돋아오르면서 주먹으로 한 대 맞은 듯이 머리 속이 찌릿찌릿했다. 볼륨을 최대한 줄이고 들어도 섬찟한

메탈릭한 광란의 절규음을 최고 볼륨으로 이어폰으로 들었더니... 음냐..


예전에 딱 이런 느낌을 똑같이 얻은 앨범이 있었으니 바로 Pantera의 [The Great Southern Trendkill]의 오프닝에서였다. 근데 이 앨범

[Nympho]의 오프닝 (역시 판테라의 앨범에서처럼 타이틀 트랙이다.)이 주는 충격은 판테라의 한 20만배 정도쯤 된다. 들어보면 안다.

듣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을 일으키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Virgin Killer라는 사람인데 바로 Armand 자신의 얼터 에고이다. 아니 무슨..

솔직히 하우스 앨범의 오프닝이 주로 장지 장지 장지 내지는 둑칙 둑칙 둑칙 내지는 둑칙 딱칙 둑칙 딱칙이 돼야지 "끼야악~~~"이 될 줄

누가 알았겠냐. 이런 발상은 오랫 동안 Armand의 새 앨범을 기다려온 팬들의 머리통을 제대로 갈겨주는 거라 아니할 수 없겠다.

오프닝 트랙에서 받은 데쓰 코어/하드록 적인 느낌은 앨범 전체에 걸쳐 두드러지는데 일부 볓볓 곡들을 제외하고는 내가 지금 Armand

van Helden의 앨범을 듣는 건지 Nine Inch Nails를 듣는 건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앨범 전체가 Industrial/Rock flavour다. 음.. 웃긴 건

이 앨범이 얼마나 록적인가 하면 "When The Lights Go Down"과 같은 곡은 무슨 90년대 중반에 인기 있던 Veruca Salt나 Juliana Hatfield

류의 얼터너티브 걸팝까지 떠오른다. 그나마 예전 그의 스타일이 약간씩 느껴지는 "Sugar", "Hear My Name", "My My My" 등의 트랙들

이 조금은 위안이 되지만 솔직히 인트로에서부터 받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이 앨범에서 보여준 변신은 적잖은 배신감과 함께

솔직히 아무리 점수를 주려고 해도 실망스럽다. 지난 앨범 [Gandhi Khan]도 그다지 재미있게 듣지는 못했지만 "Why Can't You Free

Some Time For Me"와 같은 곡들 때문에 좀 좋아했지만 이번엔 영 아니다. 솔직히 CD 장에 꽂은 후 다시 꺼내 들을지가 의문이다.

이전에 '이것저것 2'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었지만 트레디셔널하게 내 훼이버릿 아티스트는 Liz Phair, Armand van Helden, 그리고 DJ

Krush이다. 근데 이들 모두 요새는 좀처럼 내가 좋아하던 모습들이 아닌 것 같아 좀 슬프다. 왠지 예전에 친하게 같이 놀던 친구들한테

따당한 느낌이랄까.. 이젠 누구랑 놀지.. Liz Phair는 너무 대중친화형으로 물렁하게 변해가고 있고 Armand는 이제 거의 스스로를 록커로

생각하는 듯 하고 (솔직히 "Rock Da Spot", "Little Black Spiders"에서부터 알아봤어야했는데..), DJ Krush는 너무 앱스트랙트/일렉트로

니카에 치중하는 것 같다. (그래도 변화도면에서 셋 중에 DJ Krush가 제일 낫다.)

음...
난 씨니컬한 눈빛으로 "Stratford-On-Guy"를, 천연덕스럽게 "Fuck And Run"과 "Chopsticks"를 불러재끼던 시절의 Liz Phair와

"U Don't Know Me"의 필살 소울 그루브나 "Full Moon"의 HipHop flavour를 들려주던 뉴욕 하우스 디제이 Armand의 모습, 그리고

풀피리 소리와 함께 CL Smooth의 비장어린 랩핑을 들려주던 Japanese HipHop 프로듀서 DJ Krush의 모습이 너무 너무 그립다.

 

2005/12/24 (토)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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