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concert reviews

Psy 올나잇 스탠드 2006!

tunikut 2008. 12. 24. 04:16

 

일시: 2006년 12월 31 10
장소: 잠실 실내체육관
 
아아.. 지난 여름 연대 노천극장에서 있었던 썸머 스탠드의 감동을 다시금 재현하기 위해 나는 매년 연말마다 열리는 싸군의 올나잇 스탠드에 다시금 몸과 마음을 다 바쳐버렸다. 그의 공연을 보면 절대로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절대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다. (앉아 있으면 싸군이 지적해서 일으켜 세운다. ㅎㅎ) 또한 절대로 뛰지 않을 수 없다. (“니네들 안뛰면 죽는다라고 한다. ㅎㅎ) 또한 절대로 소리지르지 않을 수 없다. (소리가 약하면 혼난다.)
 
공연은 정확히 10에 시작하여 약 3시간 가량 싸이의 full performance 후 새벽 1시경에 끝났다. 지난 썸머 스탠드와 유사한 레파토리일 줄 알았는데 그 사이 싹 레파토리를 바꾼 싸이의 정성에 또 한번 놀랬다. 특이한 점은 썸머 스탠드 때는 2집 수록곡을 하나도 부르지 않았는데 이번엔 4곡이나 불렀다는 것. 오프닝 곡 역시 2집에 수록된 얼씨구였다. (개인적으로 2집을 싸이의 앨범 중에 완성도면에서나 컨셉트면에서나 최고의 앨범으로 생각한다.) 여성의 다리를 풍선으로 만들어 양옆으로 걸쳐 놓고 은밀한 부위를 표현한 스테이지도 훌륭했고 인생극장 A형과 B형으로 나누어 뮤지컬 형식으로 꾸민 무대도 산뜻했다. 갑작스레 등장한 스페셜 게스트 진영그녀는 예뻤다허니등을 들려주며 관객들의 좋은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오늘의 게스트는 박진영이 전부였다. 나머지는 모두 싸이 스스로 끝까지 무대를 이끌었다는..) 매번 공연시 마다 여자 가수 패러디를 보여주는 싸이가 지난 썸머 스탠드 때 이효리 패러디에 이어 이번에는 아유미의 큐티 허니를 완벽하게 재현해주어 많은 갈채를 받았다.
 
특히나 12 31일은 싸이의 생일로 즉석으로 관객 중에 한명이 케잌을 전달했고 관중들은 생일 축하송을 재창하기도 했다. 또한 연말 카운트다운이 스크린에 나타났고 새해가 밝는 순간에 낙원의 인트로가 나오며 언제나 그렇듯 관중들과 이 곡을 같이 부르기도 했다. 나에게 아무런 관심도 보여주지 않았던 어두운 과거(2집 시절)와 재기의 발판이 된 3집 시절을 이야기 하며 각각의 수록곡인 챔피언을 연달아 들려주기도 했는데 나도 괜시리 마음이 뭉클해졌다. “We Are The one”을 끝으로 잠시 퇴장한 싸이는 이어 앵콜곡으로 연예인언젠가는을 들려주었는데 특히 언젠가는을 부르며 관중들 위로 떠오르는 광경이 공연의 마지막에 멋진 여운과 함께 훌륭한 엔딩 역할을 해주었다.
 
지난 썸머 스탠드가 뭐랄까.. 내가 경험한 싸이의 첫 공연이었고 김태우, 이재훈, 리쌍 등 게스트들도 많아 흥겹고 화려한 파티의 느낌이었다면 이번 올나잇 스탠드는 박진영을 제외하고는 게스트 없이 싸이의 보다 많은 멘트를 들을 수 있었고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해주는 등등 보다 인간적인 모습의 싸이를 접할 수 있었고 그런 면에서 역시 올나잇 스탠드는 싸이의 단독 콘서트로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해서 절대 싸이의 공연은 멜랑콜리하지 않다. 여전히 그의 공연은 3시간 내내 서있어도 절대 다리 아프지 않고, 3시간 내내 소리 질러도 절대 목이 아프지 않은. 명실상부 최고의 공연문화체험임에 틀림없다. 싸이의 콘서트는 어느 한 대한민국 가수의 단독 콘서트라기 보다는 반드시 한번 쯤은 경험해 볼만한 하나의 문화 상품이고 하나의 연례 이벤트라고 감히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항상 공연이 끝나고 30분 뒤 텅빈 스테이지에 다시 올라와 본다는 싸이.. 그럴 때마다 마치 꿈을 꾸고 일어난 것 같다고 말하는 싸이.. 그리고 내년에 반드시 같은 자리에서 같은 사람들이 다시 만나 또 한번 좋은 축제를 기약하자고 말하는 싸이..
 
보통 특수 장치를 타고 관중들 위를 날아다니며 가까이에서 관중들을 보면 가수들이 가까이에서 보니까 더욱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할 것 같은데 오히려 반대로 관중들을 가까이서 보면 더욱더 마음이 아파온다는 싸이의 마지막 멘트가 계속해서 잊혀지지 않는 여운을 남긴다. 
 

이봐! 77년생 종씨 싸군! 꿈과 같은 자네의 공연을 또 꿀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 난 너무 좋다네! 그 꿈을 평생 꿀 수 있으면

좋겠다구!

 

2007/01/04 (목) 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