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concert reviews

광명음악밸리축제 2006 - Soul Company Label Tent

tunikut 2008. 12. 24. 04:03

 

일시: 2006년 9월 23일 토요일 오후 2시-4시
장소: 지하철 7호선 철산역 문화의 거리 특설 텐트 무대
 
금요일밤 당직 근무를 마친 Mr. Basie Park AKA Tunikut은 난생 처음으로 소울 컴퍼니의 공연을
본다는 기대감에 빨리 퇴근하려다가 선배에게 붙잡혀 된통 호되게 당하고 난 뒤 기분 완전히 잡쳐
서 젠장 광명도 가지 말까 했으나 그렇게 되면 그 선배한테 내가 지는 꼴이 되어 꾹 참고 지하철을
타고 광명으로 도착, 7호선 철산역을 나올 때 쯤 되자 더러웠던 기분은 완전히 가시고 다시금 이야
내가 드디어 소울 컴퍼니 공연을 보게 되는구나 하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공연장에 도착하니 조금
썰렁한 허연 텐트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듣고 있던 Soul Company의 [The Bangerz]
를 끄고 근처 버거킹에서 간단히 점심을 때웠다.
 
잠시 후 2시가 되자 DJ Silent가 등장, 간단한 튜닝과 함께 소울 컴퍼니 출신 아티스트들의 곡들
몇몇을 플레이하며 몸풀기 및 사전 체킹을 했다.
 
간단한 사전 체킹이 끝나자 청중들의 환호와 함께 화나가 등장했고 3곡을 불렀다. (난 화나의 EP
를 아직 들어보지 못했으므로 곡명은 알 수 없었다.) 이어서 신인 엠씨인 Mad Clown의 데뷔 무대
가 있었는데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Q Train]에 수록된 "Interlude"를 불렀다. 곧이어 등장한 인물
은 Syntax-Error의 DC. 크레이즈랩이어가 없어 아쉬웠지만 혼자서 "Syntaxerror"를 맛깔나게 들
려줬다. 익숙한 인트로음과 함께 다음으로 Planet Black이 나와 예상했던 대로 "keep It Under-
ground"를 포함해 몇 곡을 들려줬고 이어서 개인적으로 너무 보고 싶었던 jerry,K가 멘트와 함께
등장하여 "지하철을 타다"로 시작해 신곡을 들려주자 이어서 누가 듀엣 아니랄까봐 옷을 맞춰입은
Maxan이 등장하여 Loquence의 무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역시 Jerry,K의 라임은 왓다였다.
 
Loquence의 공연이 끝나고 잠시 무대가 정리되는 듯 하더니 확실히 다른 엠씨들과 구분이 되는
복장의 두 남자가 올라왔는데 바로 다름 아닌 Eluphant였다. 이들이 등장하자 역시 청중들의
호응은 대단했다. 헉 근데.. 개인적으로도 무척 기대했던 이들의 공연이었는데 하필 이루펀트의
무대에서 MR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제대로된 공연을 볼 수 없었다. 급기야 관중들의 박수에
맞춰 "Ophilia, Please Show Me Your Smile"을 들려주었는데 이렇게까지라도 보여주는 이들의
모습에 절로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정말 기대했던 곡인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도
역시 중간에 MR 씨디가 튀어버려 곡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썰렁함을 만회하기 위해 이야기꾼
 Minos의 '만담'이 있었는데 정말 무척이나 썰렁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상황을 유쾌하게 전환
시키는 이들의 능력과 노력에 깊은 박수를 보내고 싶다.
 
뭐 대충 이런 Kebee의 멘트와 함께 등장한 이는 바로 오늘의 하일라이트 더 콰이엇이었다.
개인적으로 그를 이렇게 실제로 눈 앞에서 보고 있자니 무슨 왠만한 유명 연예인을 보는 것보다
더더욱 반가웠다. 진짜 사진하고 똑같이, The Quiett 같이 생겼더라. "Get Down"을 부르며 등장한
그는 '내가 광명에 살지만 광명에서 처음 갖는 공연'이라는 멘트를 날리며 그 역시 무척 감회가
새로운 듯한 인상을 비췄고 이윽고 "소중한 만남"을 부르며 공연은 훌쩍 1시간이 지났다. 여기
까지가 내 생각에 오늘의 '1부 공연'인 것 같은데.. "소중한 만남"의 가사 속에 등장하는 엠씨들
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백스테이지에서 한 사람씩 무대로 다시 나왔고 이제부터가 사실 더욱
신나는 2부 '소울 컴퍼니 합동 무대'가 시작됨을 알 수 있었다. 각각의 솔로 공연을 마치고 다시
무대 위로 모두 올라온 멤버들은 자유롭게 무대를 활보하며 더 콰이엇을 주축으로 여러 곡들을
들려줬다. 개인적으로 화나와 함께한 "커다란 실수"가 참 좋았다.
  
Kebee는 무대 뒤에 설치된 턴테이블에 관심을 많이 보이더니 즉석으로 디제잉을 보여주기도
했다. 1시간 가까이 정말로 관중들과 하나가 된 신나는 합동 무대가 끝나고 멤버들이 퇴장했으나
절대 관중들은 이들을 그렇게 보내주지 않았고 2번의 엥콜 끝에 2시간 동안의 알찬 공연이 끝을
맺었다. 엥콜곡은 Bee Quiett의 "인터뷰"와 The Quiett 단독으로 들려준 "고해", 그리고 Kebee,
Planet Black, The Quiett, Jerry,K의 프리스타일 등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 뒤에서 Jerry,K
의 싸인을 받았는데 [일갈 EP]의 자켓을 출력해서 만든 부클릿을 내보이자 깜짝 놀라며 무척
반가워했다. '이런 분들이 제일 좋다'며 내 이름까지 적어주며 기분 좋게 싸인을 해주었고 나 
역시 무척 기분이 좋았다. 직장 선배가 준 스트레스를 Jerry,K가 풀어주는구나.. 참 고마웠다.
  
개인적으로 소울 컴퍼니의 공연이 처음이었으나 오늘 공연은 정말이지 최고였다. 그 몇가지
요소를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1. Jerry,K가 프리스타일을 할 때 언급한 말이, "지금까지 있었던 소울 컴퍼니 공연 중에 최고였고
관객 호응도 역시 제일 좋았다"라는 것. 내가 보기에도 오늘 공연의 관객 호응도는 만점이었고
뮤지션들도 무척 흡족해하는 것 같았다. 특히 사장님이신 키비가 더.. ^^
 
2.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전역한 멤버들 - Jerry,K, DC, Planet Black - 을 볼 수 있었다는 것과
신인 엠씨인 Mad Clown의 데뷔 무대였다는 점도 특별했다.
 
3. 무엇보다 (물론 군대 문제로 빠진 멤버가 몇몇 있었지만 - 칼날, 크레이즈랩이어, Smooth Tale
등) 공식적인 소울 컴퍼니의 아티스트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공연이었다는 점이 참 뜻깊었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내 정말 기분이 좋았다. 나에게 있어서 '음악'이 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오늘은 날씨도 참 좋았다.  

 

2006/09/24 (일) 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