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travel diaries

Paris (2006.4.3 - 2006.4.10) (1)

tunikut 2008. 12. 23. 16:20

 

[일정 개요]
 
7 8일 프랑스 파리
 
43일 월요일: 서울 출발/파리 도착/생나자르역/마들렌교회 파리 숙소 1
4 4일 화요일: 에펠탑/룩상부르공원/베르사유궁전/세느강변 야경 파리 숙소 1
4 5일 수요일: 학회 참석/샹젤리제거리/개선문/바스티유 파리 숙소 1
46일 목요일: 학회 발표/라데팡스/세느강 밤유람선 파리 숙소 1
4 7일 금요일: 몽마르트르/노트르담대성당/튈르리/몽파르나스/리도쇼 파리 숙소 1
4 8일 토요일: 퐁텐블로/바르비죵/루브르박물관/퐁피두센터 파리 숙소 1
4 9일 일요일: 몽소공원/개선문/오르세미술관/파리 출발 비행기 기내 1
4 10일 월요일: 서울 도착

 

 

2006년 4월 3일

[프랑스 파리로!]

지난 1월 도쿄 여정에 이어 또 다시 배낭을 꾸렸다. 그러나 이번 여정은 단순한 배낭 여행이 아닌 파리에서 열리는 21회 EAU(유럽 비뇨기과 학회) 차원으로 간 것. 따라서 지금까지의 여정과는 약간 성격은 다른 것이 일단 교수님을 모시고 돌아다녔다는 점과 학회 발표 등의 일정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제약 회사의 스폰서를 받아 비교적 럭셔리한 여정이 됐다는 점이 그렇다. 음.. 암튼

에어 프랑스편 오후 1시 55분 비행기.. 아아 솔직히 말이 학회지 완전 놀러간다 생각하니 가슴이 설레었다. 게다가 이번엔 옛날에 영국/아일랜드 여정 이후로 실로 오랜만에 두번째 유럽 방문이라는 점도 내 맘을 무척이나 설레게 만들었다. (솔직히 혼자 가는 거였기 때문에 아내 앞에서는 티를 안냈다.) 발표 예정인 포스터를 한 손에 돌돌 말아 들고 인천 공항행 리무진 버스를 올라탔다. 내 귀에 꽂은 씨디 플레이어에는 Everything But  The Girl의 “Missing”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버스는 시원하게 뚫린 서해안가를 달렸다.

공항에서 늘상 하던 대로 병무 신고를 마치고 현지에 먼저 출발해서 있는 동기 선배에게 갖다 줄 신라면 한 박스와 던힐 두 보루를 사고 교수님을 모시고 비행기에 탑승. 정확히 1시 55분에 비행기는 인천 공항을 이륙했다.

항상 그렇 듯이 올 때는 그렇지 않지만 갈 때는 11시간이라는 비행 시간이 무지하게 지루하다. 잠도 잘 안오고.. 매 기내 식사 때마다 와인 한 잔에 맥주를 2캔씩 비워도 정신만 알딸딸하지 잠은 좀처럼 안온다. 기내에서는 쉽게 취한다는데… 하지만 난 이 시간과 공간이 맘에 든다. 하얀 구름 위로 미지의 세계를 향해가는 기대감 섞인 알딸딸한 몽롱함이랄까.. 귀에 꽂은 씨디 플레이어에는 The Quiett이 상자 속 젊음을 노래하기도 했고    Flipper’s Guitar의 왜곡된 기타팝도 나왔으며 John Coltrane의 색소폰 연주도 흘렀다.

“똥~”
잠깐 2시간 정도 잠이 들었나.. 기내 신호음과 함께 슬슬 비행기가 위아래로 요동을 치기 시작했고 난 이윽고 도착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내 옆에 앉은 교수님은 이미 기내 스크린에서 보여주는 스트레칭을 따라하고 계셨다. 잠시 비행기가 방향을 트는가 싶더니 창밖에는 노랗고 푸른 논밭이 바둑판 마냥 넓게 펼쳐져 있었고, 이제 프랑스 상공을 날고 있다는 실감이 났는데.. 음.. 그렇지만 어째 프랑스의 기내에서 내려다본 광경은 다소 실망이다. 내가 제일 감탄했었을 때가 2000년 7월에 내려다본 런던 상공의 모습이었고 그 다음이 99년 2월에 내려다본 호주 브리스번의 S자형 강이었는데 파리는 엥.. 왠 그냥 사각형 논밭.. 그래도 공항에 가까워지면 시내가 좀 보일지도 몰라.. 라고 생각했으나 왠걸. 어째 여기는 공항에 다와도 바둑판이냐.. 에펠탑과 세느강의 굴곡을 기대한 내가 너무 맘이 급했나.. 쩝.

공항에는 이미 동기 선배가 나와있었고 우리는 어느 제약회사인지 아직도 미지의 왠 수트 차림의 직원들이 안내하는 밴을 타고 파리 시내까지 달려왔다. 주위로 지나가는 파리의 자동차들.. 왠지 우리나라에서보다 작고 아담해 보이는 승용차에 운전자의 얼굴은 서양인도 있었고 흑인도 있었고 동양인도 있었으나 모두 손에는 담배 한 개피를 피워 물고 자유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30분쯤 달렸을까, 서서히 시내가 눈에 들어왔고 전형적인 유럽풍의 건물들이 양옆을 병풍처럼 둘러싸며 거리에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아줌마와 담배를 손에 든 젊은 서양 여자들이 모습을 보이며 아.. 이제 내가 파리에 도착했다는 실감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자아! 이곳이 liberal한 도시 파리의 모습이구나!!!

 

 도착해서 찍은 샤를 드골 공항의 모습

 

[파리의 밤거리: 생 나자르 역, 마들렌 교회]

우리 숙소는 메트로 Europe역과 Villiers역 근처에 있는 Rue de Constantinople에 위치한 Best Western Hotel이었다. 별 3개짜리 중소 호텔에 위치도 파리 중심가에서 약간 북부 변두리에 위치한 한적한 곳이었다. 미리 서울에서 6박 7일을 예약했고 동기 선배와 내가 트윈룸으로 한 사람당 100유로 정도 소요됐다.

숙소에 들어와 짐을 내려놓으니 시간은 벌써 6-7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근데 이 곳 파리는 해가 참 늦게 져서 좋다. 대체로 저녁 8시까지도 매우 밝고 저녁 8시 반-9시경 돼야 어둑어둑해지는 편.. 지난 번에 도쿄 갔었을 때 4시만 돼도 해가 져서 낭패보던 것과는 정 반대.. 일단 우리 일행 (앞으로도 우리 일행은 계속 똑같다. 나, 교수님, 그리고 동기 선배 이렇게 셋)은 일단 도착했으나 배도 출출했고 오늘 일정이 없다고 호텔에서 그냥 보낼 수는 없다는 공통된 생각에 대충 짐만 내려놓고 일단 호텔 주변의 교통 등 지리 파악을 위해 지도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파리 시내에서 내가 가장 놀란 점은 세상에 편의점 하나 없다는 거다. 런던이나 에딘버러만 해도 편의점 비슷한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여기는 지독하다. 대충 주변을 돌아보고 우리는 뭐좀 먹을 겸 남쪽으로 걸어서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인 생 나자르역에 도착했다. 역주변이라 번잡함을 기대했으나 이미 슬슬 어둑어둑해져 9시가 다된 시각에 당연히 문을 연 상점들은 얼마 없고.. 맥주를 파는 카페만 드문드문 있었다. 우리는 일단 좀더 남쪽으로 걸어서 마들렌 교회에 도착했다. 자~ 파리의 첫 관광 장소다! 우리 셋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카메라를 빼들었다. 커다란 직각 기둥에 늠름하게 도심 한복판에 노란 조명을 받으며 서있는 마들렌 교회의 모습은 제대로 인상적이었고 깜깜해서 잘 나오지도 않는 걸 참 열심히도 찍었다. (참고로 난 파리가 처음이고 교수님은 2번째, 동기 선배는 무려 4번째다.)

 

 마들렌 교회

 

좀더 밤길을 걸을까 말까 하다가 일교차가 심한 파리의 밤은 점점 쌀쌀해지기 시작해 배도 출출하고 마땅한 편의점도 없고 해서 아직 불이 켜진 맥도날드에서 빅맥과 너겟 등을 사서 숙소에 돌아왔다. 우리 셋은 교수님 방에 모여 침대 위에 사온 걸 대충 그냥 풀어놓고 앉아 집어 먹으며 내일부터 어떻게 일정을 시작할지를 얘기하다가 방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노골노골한 기분에 잠에 빠졌다. 시간은 이제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2편에 계속..

 

2006/04/17 (월)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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