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The Quiett [Back On The Beats: Mixtape Vol. 1] (2008, Soul Company)

tunikut 2008. 12. 23. 01:08

 

 

훈련소다 공보의 배치다 뭐다.. 정신없이 바쁜 생활과 박봉에 시달리며 생활을 꾸려나가다보니 도저히 한달에 씨디 1장 사기도 버거운 형편에 게다가 취향마저 힙합 30%에 재즈 70%로 방향 전환되다보니 이 블로그가 처음 문을 열 때 주된 목적이었으며 아무도 찾지 않던 이 황무지에 이따금씩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구경하던 이유가 됐던 '한국흑인음악앨범모음' 카테고리에 올라오는 포스팅이 발길을 뚝 끊어버린 이유가 됐고, 그러다보니 레잇 나잇 라디오다 뭐다 씨디 산 게 없으니까 갖고 있는 씨디나 음원들을 재탕에서 올려놓는 짓거리만 하면서 좀처럼 끊기지 않는 내 문체가 점점 짧아져갔으나 (게다가 아무도 안보는데 존대말도 써가면서) 이렇게 실로 오랫만에 이 '갤러리'에 포스팅을 하다보니 다시금 예전의 못된 버릇이 나와 한 문장으로 9줄을 금새 매꿔버리게 됐다. 헥헥..

 

더 콰이엇.. 난 왜 이상하게 한국 힙합 앨범들은 이제 거의 안사는데 그의 앨범 만큼은 끈덕지게 사게 되는 걸까.. (예전에 이런 내용을 담은 댓글을 모싸이트에 달았다가 진탕 욕을 먹으면서까지) 그건 아마도 그가 들려주는 음악은 날 항상 즐겁게 해줬기 때문인 것 같다. "People & Places Vol. 1"부터 그의 이름이 들어간 곡들은 다 좋았으니 말이다. 가장 최근작인 "The Real Me"가 내 생각에, 그 자신이 그랬는지 청자의 입장에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만 왠지 '정규음반'이라는 약간의 부담감이 느껴졌다면 이 믹스테잎은 그야 말로 '힘을 쫙 뺀' raw함과 자연스러움을 내세우고 있는데 아마도 나 뿐만 아니라 다른 그의 팬들도 그렇게 느낀 분들이 있겠지만 간만에 음반을 들으면서 '프로듀서 더 콰이엇'이 아닌, 우리의 가슴 속을 후벼주던 리릭을 담았던 "상자속 젊음" 시절의 'lyricist/엠씨 더 콰이엇'을 느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왜? 난 그를 엠씨로서 좋아했으니까.)  

 

믹스 테잎 답게 곡들의 연결을 매끄럽게 이어준 그의 믹싱 솜씨도 청자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고 소울 컴퍼니, 빅딜, 오버클래스, 지기 펠라즈 등 현재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팀들에 소속된 엠씨들의 목소리를 골고루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상당한 만족이다. 그리고 내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제일 좋았던 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국내 프로듀서인 Critickal P의 곡을 오랫만에, 그것도 세상에 깔쌈한 포온더플로어 비트로 돌아왔다는 것에 소녀도 아닌 내가 "꺅" 소리를 낼 뻔 했다는 것이다. 또한 Jerry.K의 환상적인 플로우를 들을 수 있는 "뭥미"나, 남성미 물씬 풍기는 "Still My Flow Remix" 등등 값지고 즐거운 곡들이 너무나 많다. 최고의 유머는 "그년이 나보고 병신이래.." "어, 맞잔아"  

 

2008/05/18 (일)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