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Loptimist [22 Channels] (2007, Tyle)

tunikut 2008. 12. 22. 13:22

 

랍티미스트! 이 이름이 주는 어떤 '무게감' 내지 '기대감'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국내 힙합에 관심을 갖고 쭈욱 따라 들어온 청자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다. 그런 그가 이렇게 자신의 이름이 번듯하게 걸린 '솔로 앨범'을 들고 나타났다. (난 발매 당일날 바로 이 앨범

을 얻을 수 있었다.)

 

음.. 글쎄다. 사실 위에 얘기한 단락에 있는 글은 어째 써놓고 보니 굉장히 '객관적'으로 보이는데 마치 무슨 앨범 홍보 스티커에나

쓰여있을 만한 글인 것 같다. (밤이 깊어가니 이제 슬슬 졸려와서 그러나.. 내 글만의 주관성이 상당히 떨어져가는군,) 그래 주관적

으로 얘기하자!

 

이 앨범에 대한 대개의 평들은 이런 것 같다. "우왓 정말 신의 경지에 오른 예술 비트! 역쉬!", "음 기대보다는 조금 실망적", "어떤 곡이

제일 좋은지 열거해보아요" 등등.. 그럼 이 앨범을 적어도 족히 10번 이상 돌린 나의 느낌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국내 힙합 프로듀서는 Critickal P이고 그와 함께 NMNP/신의 의지 사단의 핵심 프로듀서들인 Elcue, JooHyung 등

의 약간 축축하면서 그루비한 비트들을 난 디게 좋아한다. (그래서 Elcue의 신보를 무지하게 기대하고 있다.) 이 말을 달리 표현하면

결국 랍티미스트의 비트들은 결국 나의 가장 궁극적인 취향에는 살짝 비껴나 있다는 것이다. - reference 1이고.. 그리고 이상하게

Loptimist의 이 앨범은 자켓 디자인면에서나 레이블면에서나 Primary Skool의 데뷔 앨범과 '표면적으로' 비슷한 이미지를 주는데 결론적

으로 말해서 Loptimist라는 네임 밸류를 기대하고 들었으나 그보다는 네임 밸류면에서 약간 하수라고 생각되는 Primary Skool의 앨범보다

는 그다지 재미나지 않다는 것이다. 무슨 소리냐고? 그러니깐 랍티미스트 정도의 네임 밸류라면 내 생각에 단연코 프라이머리 스쿨의

데뷔 앨범보다는 나은 퀄리티의 앨범을 들고나왔어야 한다는 말이다. - 이게 reference 2이고..

 

결국 reference 1과 2를 종합하면 이 앨범은 나한테 별로 매력적이지 못했다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그러니까 Primary Skool의 앨범

을 듣고 '앨범 존나 멋있다'라고 생각한 게 나라면 이 앨범을 듣고는 '어? 이게 랍티미스트 앨범인데..' 이런 느낌이 온다는 거다. 다시

까놓고 말해서 Ignito의 데뷔 앨범에서의 랍티미스트가 이 앨범에서의 랍티미스트보다 훨씬 더 멋있었다는 말이다.

 

물론 그래! "Black Cancer"에서의 예의 그만의 두둑한 비트와 데드피와의 찰쩍 궁합이나 "85 Paradise"에서의 멋진 랩핑과 Sol Flower

의 미치겠는 보컬 멜로디 (다들 이 곡은 별로 언급을 안하는데 난 이 곡이 제일 좋다), "Ocean To Ocean"에서의 강한 훅과 그루브 등은

솔직히 거부할 수도 없고 거부해서도 안된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알고 있고 그밖의 다른 곡들 역시 어느 수준급 이상의 비트들을 선보인다

는 점도 인정한다. 하지만 왠지 Primary Skool의 앨범에서 느껴졌던 '멋'스러움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뭐가 좋다는 건지 이해가 안가는

"Dear. Unknown"의 Wimpy나 "No Doubt"의 Deepflow는 왠지 아무리 들어도 그 랩이 아마츄어적으로밖에 안 들리고 도저히 매치가

안되는 배치기와 Side-B가 참여한 곡들도 앨범의 수준을 깎아내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차라리 이보다 내가 기대했던 '랍티미스트의 솔로 앨범'은 마치 BBE 레코드사의 비트 제너레이션 시리즈나 The Quiett의 "Q Train" 처럼

(1) 일단 그가 랩을 하지 말고 (2) 절반 이상을 인스트루멘틀로 꾸미며 (3) Dead'P, Unknown Prophets, K-Otix, Sol Flower, 그리고

RHYME-A-, Ignito 등 정도의 제한적인 휘쳐링으로 만들었다면 훨씬 멋들어진, 그만의, 그다운, Primary Skool의 데뷔 앨범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만한, '하드코어 힙합 앨범'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약 10% 정도의 아쉬움이 남는 앨범이다.

 

그래도 난 여전히 그를 지지하고 그의 행보에 관심이 많고 그의 다음 앨범이 나와도 제일 먼저 살 것이다.

 

2007/03/18 (일) 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