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Soulman & Minos [Coffee Calls For A Cigarette] (2007, TJ)

tunikut 2008. 12. 22. 13:39

 

바이러스, 이루펀트에 이어 현재까지 나온 '마이너스 듀오 프로젝트'의 가장 최근작이다. 그래, 솔직히 아주 솔직히 말해서 난 이 앨범..

딱 집어 들면서 이미 심적으로 매우 부푼 기대 심리로 "이루펀트 베이커리 2"를 기대했었다. 그런데.. 일단 이 앨범이 만들어진 배경을

이해못한 내가 너무 세속적인? 혹은 너무 이기적인? 아니면 너무 성급한? 기대 내지는 설정을 잡고 이 앨범에 접근한 것 같다. "이루펀

트 베이커리 2"를 기대하고 이 앨범을 들어봐라. 하나도 재미 없다.

 

그러다면 내가 기대했던 과연 그 망할 "이루펀트 베이커리 2"는 어떤 결과물로 정의되는가?

 

1. 마이너스의 예의 그 나즈막하면서도 때론 과격하기도 한 '서정-어린시절-스토리텔링' 

2. 그루비하면서 재지한 힙합 비트와 게스트 엠씨들의 통통 튀는 랩  
3. 샛별, Amin-J, Junggigo와 같은 게스트 보컬리스트들의 솜사탕같이 달콤한 보컬 멜로디  

 

자아, 이 앨범은 이 세가지를 기대했다면 미안하게도 전부 아니다. 그렇담?

 

1. 마이너스의 랩은 간간히 내뱉는 식의 짧은 verse 단위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며 바이러스나 이루펀트에서 들려주었던 스토리텔링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 않고 관념적인 가사들을 읊조린다.

2. 그루비하고 재지한 힙합 비트보다는 끈적끈적한 네오 소울 내지는 라운지스러운 비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게스트 엠씨들의

랩 자체는 그다지 강조가 되고 있지 않다.

3. 샛별, Amin-J, Junggigo의 보컬은 아쉽게도 메인의 자리에서 비껴나 '코러스' 수준에만 머물고 있다.

 

에이! 그럼 뭐야! 이 앨범은 졸작이란 말인가?
 

하지만 내 대답은 아니올시다다. 애시당초 이 앨범에 '바이러스 2', '이루펀트 2'와 같은 공식을 대입시키면 안된다는 거다. 이 앨범은

따뜻하다기보다는 차갑고, 전원적-목가적이기보단 도회적이며, 습하기보단 건조하기 때문이다. 즉! 따뜻한 여름날 솜사탕 물고 유원지

에서 물장구 치는 정서가 아니라 (그런 게 바이러스-이루펀트의 의도였다라면) 안개가 낀 차가운 겨울날 아침 혹은 저녁에 도심 한가운

데서 쓴 커피 한잔에 담배 한대 꼬나문 정서라는 말이당.. 마이너스의 랩보다는 소울맨 강태우의 보컬이 전체적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특히나 앨범 내 베스트 트랙이라고 생각되는 "No one Ever"에서의 그의 기교는 소름이 돋을 정도다. 그 밖에 Heritage 다운

감동적인 가스펠 "Soul Free"나 Junggigo와의 묘한 대조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Bye-Bye 'Blue' Bird"도 놓쳐서는 안될 트랙이다.

 

마이너스가 참여한 앨범들이 대부분 접근성이 용이하고 쉽게 다가오는 것에 비해 처음 한두번 들을 때는 약간의 난해함과 아방가르드

(적이기까지)함을 갖춘 유니크한 소울 앨범이다.

 

2007/03/23 (금)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