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Joosuc [Superior Vol.1: This Iz My Life] (2003, MP/Universal)

tunikut 2008. 12. 22. 09:30

 

나에게 있어 주석이라는 존재는 수많은 ‘코리안 블랙 뮤직’ 계열 아티스트들 중에서도 조금 특별하다. 심지어 랩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외우는 곡이 나한테 딱 3곡이 있는데 바로 그 중에 두 곡이 주석의 “Only The Strong Survive”와 “정상을 향한 독주”이기도 하다.

우리가 어떤 뮤지션을 좋아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하나는 사람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곡들이 워낙 좋아서

좋아하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곡들은 뭐 그냥 그런데 그 뮤지션 인물 자체에 정이 많이 들어서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나에게서 주석은

후자에 가까운 편이다. 아주 먼 옛날 검은소리의 대화방에서부터 그를 접했고 Da Real, MC Warren으로 활동할 당시에도 그를 가까이서

보고 있었으며 DJ Krush의 내한 Extreme Dance Party에서 Ryu의 반주에 맞추어 프리스타일을 할 때도 난 그의 앞에서 환호했고 그가

처음으로 동경의 리퀴드룸에서 공연을 하고 왔을 때도 참 대견하다고 생각했다. 또 델리스파이스의 "회상"에 휘쳐링한 그의 랩을 들으면

서 우수에 젖기도 했다. 그리고 그의 데뷔 EP와 1집을 수십번 돌려 들으면서 좋아했고 2집 역시 꽤 좋게 들었다. 뭐 편을 가르자는 것도

아니고 지금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예전에 타이거 JK와 주석 간의 대립으로 열기가 뜨거웠던 당시 난 당연히 주석의 편에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뭐 그게 무슨 의미야 있겠냐만.. 암튼 주석에 대한 내 느낌이 뭐 그렇다는 거다.

 

암튼 지금은 군대로 떠나버린 주석이 발매한 3집 앨범을 들으면서 위에 적은 것 같은 생각을 좀 해봤다. 이 앨범은 사실 이전까지 그가

발매한 앨범들에 비하면 퀄리티는 제일 좀 떨어진다. 너무 대중적인 노선으로 바뀐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고, 사실 뿅뿅거리는

전자 비트들은 좀 심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별 개성 없어 보이지만 누구나 주석임을 알 수 있는 그만의 랩 스타일과 유난히도 ‘자신이

지나온 인생과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고찰하는 그의 가사 역시 왠지 난 싫지 않다. Fractal(개인적으론 그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의

보코더 멜로디가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Okay”, 히트곡인 “정상을 향한 독주 2”, IF가 휘쳐링한 “세남자 이야기”, 이소은의 보컬이 청아

하다 못해 섹시하기까지한 “Sunshine”, “人生~This Iz My Life”, 바스코와 함께한 “살인의 추억” 등의 곡들이 귀에 잘 들어온다. 4집은

어떨까?

 

2006/09/13 (수) 2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