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travel diaries

Singapore & Bintan (1999.8.26 - 1999.8.29)

tunikut 2008. 12. 19. 17:27

 

[일정 개요]

 
3 4일 싱가폴/빈탄
 
8 26일 목요일: 서울 출발/싱가폴/오차드로드/클라크키/롱바 싱가폴 숙소 1
8 27일 금요일: 보타닉가든/주롱새공원/센토사섬 싱가폴 숙소 1
8 28일 토요일: 빈탄 빈탄 숙소 1
8 29일 일요일: 선텍시티몰/아랍스트릿/싱가폴 출발 서울 도착  
 

** 본인이 쓴 글이 아니고 당시 같이 갔던 누나가 쓴 글입니다. (스크롤 압박 굉장히 심함)

 

<떠나기 전에>
 
여행에도 가속도란게 붙는지
훌쩍 배낭을 싸는 간격이 점점 좁아진다.
93년 7월 괌. 94년 7월 유럽. 97년 11월 일본
99년 2월 호주..
그리고 99년 8월! 또 배낭을 쌌다.
이번엔 싱가폴. 그리고 빈탄!
파업 때문에 휴가가 있느냐 마느냐 하다가
간신히 얻어낸 5일간의 여름 휴가!
그래 떠나는거야! 마음 먹자마자 신이 나기 시작한다.
 
<준비과정>

1. 여행책 구입: 동남아 100배 즐기기
                세계로 간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편'
2. 항공권 구입: 어필항공 이용 TAX포함 40만원
        (매우 매우 친절한 항공사 ^^ 강추천!!)
3. 싱가포르 관광청 방문: 영풍문고 9층
        (각종 팜플렛 챙기기 - 생각보다 별 영양가 없음!)
4. 싱가포르 <YMCA INTERNATIONAL HOUSE> 2박 예약
        (FAX로 예약 / 패밀리룸 1박 94싱달러 / 30% DC된 가격)
5. 빈탄섬 <호텔 세도나 빈탄 리조트> 1박 예약
        (어필항공에서 예약 / 트리플룸 1박 110US달러)
 
<싱가폴로 가는 길>
 
8월 26일 목요일
 
오늘은 드디어 떠나는 날!
꼼꼼히 준비한 메뉴얼대로 아침 4시 30분 기상!
엄마와 동생은 밤새 잠을 설치고
나 역시 간신히 2시간 정도 눈을 붙였다 깼다.
그리고 배낭 두개씩을 둘러매고 출발!
배낭을 짊어지고 김포공항 가는 5호선을 타면
그때부터 여행의 시작인 듯! 가슴이 설렌다.
일부러 재기라도 한 듯 내 계획대로
6시 30분 김포공항 도착!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출국 준비다.
남동생의 병무신고, 보딩을 하고 여행세를 내고...
(그런데 병무신고창구에는
  7시 30분이나 되서야 느릿느릿 사람이 나오더군요. 쩝...)
아침식사부터 든든히!
갑자기 배웅(?) 나온 남자친구 덕에
조선호텔 일식당에서 든든히 아침 식사도 하고...
9시 정각에 출발하는 싱가폴 항공에 올랐다.
(선물용으로 말보로 맨솔을 사고...)
서울에서 싱가폴까지는 6시간!
15시간 비행기를 탄 적도 있는데.. 까짓거 했지만
6시간 역시 지루하긴 매한가지!
하지만 싱가폴 항공에는..
으아~~ 개인 좌석마다 모니터가!! (이코노미석까지)
그 모니터로 10여가지 영화도 골라서 볼 수 있고
10여가지 오락도 할 수 있다... 다 해봤다 -_-;
이런 저런 오락도 하고
<미이라> <인 드림스> 같은 영화도 대충 보면서
6시간을 보냈다.
참! 기내식을 잊을 뻔 했군!
간식으로는 계란, 햄 등이 들어있던 샌드위치,
그리고 점심은 맛있는 새우튀김과 밥!
동생은 맥주를 다섯 캔이나 마시고~~
 
<창이공항에서 YMCA까지>
 
오후 3시! 싱가폴 창이공항 도착이다.
시차 때문에 1시간 당기고 나니 오후 2시!
앗! 그런데 기대했던대로 창이공항은
정말 훌륭한(!!) 것이었다!
브리스번 공항과 무척 비슷한.. 서구적인 분위기!
동생과 함께 갑자기 공간개념에 건축까지 논하며...
간단히 입국 수속을 마치고!
YMCA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지하로 내려갔다.
그리고 여행책에 있던 대로 36번 버스를 탔다.
처음이라 약간 버벅댔지만...
우선 수퍼에서 콜라를 사며 잔돈을 바꾸고
(싱가폴 버스는 잔돈 안 거슬러 줌)
버스 노선표에서 금액을 확인하고
(공항에서 오차드 YMCA까지 1달러 50센트)
이제 숙소 YMCA로 가는 것이 오늘의 1차 코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이 무척 잘 돼있다.
길이 전부 일방통행이야! 저 큰 나무들 좀 봐~~ 하며
감탄 감탄!
36번 버스는 이스트코스트 공원을 비껴간다.
약간 썰렁한 듯 보인다..
마지막 코스로 고려했던 이스트코스트 공원은 SKIP!
중간 중간 정거장에서 교복 입은 고등학생들도 태우고...
(여학생들의 재잘거림은 우리와 똑같다)
벌써부터 아랍사람, 인도 사람, 서양사람 등
인종의 전시장임을 실감하며
40분 정도 달려 YMCA에 도착했다.
(한 고등학생에게 YMCA에 도착하면 알려달라고 부탁해서 ^^)
하하! 36번 버스는 YMCA 앞에 바로 선다!
그런데 내 기대와는 다르게 건물이 약간 낡았다.
시드니 YWCA는 정말 호텔이었는데...
암튼 낯선 여행지에서 처음 숙박지를 정하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건 참 감격적인 일이다.
(이번엔 별로 고생하고 온 것도 아니지만 -_-;;)
 
외관과 마찬가지로 방 내부도 약간 낡았다.
하지만 화장실만큼은 말끔해서 기분이 좋았다.
자!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여행 시작!
 
<거대한 오차드 로드>
 
오늘의 첫 코스는 바로 <오차드 로드>다!
한결 가벼워진 작은 배낭 하나씩만 메고 숙소를 나선다.
태양은 너무 뜨겁다!
그리고 지도상으로 보면 YMCA에서 바로
오차드 로드가 보일 듯 하고
오차드 로드도 무척 짧은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 거리가 장난이 아니다.
YMCA에서 길을 건너 도비곳 역으로...
그리고 도비곳 역에서부터 직선으로 걷기 시작..
뭔가 오차드 같기는 한데 좀 썰렁하다.
벌겆게 얼굴 익어가며 걷다보니
오차드 포인트, 오차드 에메랄드가 보이고..
엄마는 그 앞에서 8달러 주고
베네통 단화 한 켤레 사서 갈아신고..
드디어 눈 앞에 동생이 찾던 HMV가 보인다.
호주에서 동생이 반했던 HMV!
여긴 헤렌이란 건물 전체가 거의 HMV다.
3층까지 규모가 장난이 아닌..
이즈음부터 정말 오차드 로드인 듯 번화하다.
특별히 찾는 곳이 있지 않는 한 오차드 로드는
MRT 서머셋 역부터 오차드 역까지
그러니까 <오차드 에메랄드>부터
<탕스 플라자>까지 보면 될 듯!
전체를 다 걸어다니면 다리가 좀 괴롭다. -_-;
암튼 동생의 HMV CD 구입이 끝나고
(호주에 비해 내용은 좀 실망스럽단다..)
동생의 CD 쇼핑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엄마와 나는
헤렌 1층에 있는 마르셀에서
딸기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고... (정말 맛있다!)
다시 뜨거운 태양 아래 오차드 로드를 걷기 시작했다.
수많은 쇼핑센터와 호텔들... 규모가 장난이 아니다.
한번 들어갔다간 몇시간은 그냥 잡아먹을 것 같아
오늘은 그냥 거리 구경으로 끝내고...
이후 코스로 잡았던 보타닉 가든도
내일 아침으로 돌리고!
바로 클라크키로 가기로 했다.
(지도상 가까운 줄 알고
보타닉 가든까지 걸어가려고 했으나
오차드 로드를 지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지쳤다)
 
<MRT와 센튼웨이, 그리고 클라크키>
 
클라크키를 가기 위해 첨으로 지하철을 이용했다.
MRT 오차드 역에 들어가
우선 블루 티켓을 하나씩 사고..
(12달러: 10달러 정액권에 2달러 보증금
/ 버스와 지하철 모두 이용)
지하철로 시티홀까지 갔다.
낯선 나라 낯선 도시의 지하철을 처음 탔을 때
참 묘한 느낌을 받는다.
그 생생한 현지의 냄새...
서울이란 도시에서부터 훌쩍 공간이동해 왔음을
너무나 선명하게 느끼게 해준다.
동생은 싱가폴에서의 첫 감동이라며 흥분했고 ^^
2중으로 되어있는 지하철 문,
유난히 빠른 에스컬레이터,
놀이공원 청룡열차처럼 예쁘게 칠해진 지하철 몸체..
이런 저런 색다름을 느끼며 시티홀에 내린 우리..
이때부터 시티홀에서 클라크키까지의
긴 여정(?)이 또 시작됐다.
싱가폴은 작다? OH NO!
사실 우리가 외국 여행을 한다고 해도 도시 여행이기 쉽다.
프랑스의 파리, 영국의 런던, 호주의 시드니 등등...
한 나라에서 몇 개의 도시를 가건
지도보고 돌아다니는 건 도시 중심!
싱가포르는 나라는 작지만 그 자체가 하나의 도시라
작다고 만만하게 생각했던 나는
호주의 시드니.. 프랑스 파리를 둘러보는 것보다
더 거대함을 많이 느꼈다.
(나만의 착각인가??)
시티홀 역에서부터 걷는다.
지도보며 걷다보니
넓은 잔디밭과 그 너머로 센튼웨이의 빌딩숲이 보인다.
정말 한폭의 그림? 아니.. 영화 속의 한 장면이다.
잔디 위에서 소프트볼을 하는 소녀들..
미식 축구를 하는 남자들..
그 너머로 하늘을 찌르는 빌딩 숲!
감탄 감탄하며 사진을 찍고!
지하철에 이어 두번째 감동!!
지도를 보니 그 잔디밭 이름이 <파당>이다.
파당 우측으로는 시청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유럽 스타일 건물이다.
사진 찍고!
시청을 돌아 하얀 건물들이 아름다운 고급스런 길을 지나..
걷고 또 걷고..
지친 우리 곁을 트라이쇼가 지나가며 유혹한다.
안돼.. 과감히 고개를 젖는다.
이제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한다.
지쳐서 동생에게 지도를 맡기고...
한참 가다보니 폭 좁은 강이 보인다.
강 위로 다리가 걸려있고 작은 배가 지나가고...
앗! 세느강 같은 걸!
강폭이 좁아서 그런지
파리의 세느강에서 느꼈던 고적함이 있다.
강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조금 더 가서 클라크키를 찾을 수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낭만적인 동네였다.
시드니의 <달링 하버>와 비슷한 분위기!
하지만 <달링 하버>의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에 비해
<클라크키>는 뭐랄까.. 왠지 예술적인 느낌이 있다. 
온통 색색의 불을 밝힌 음식점.. 노천 까페들..
좁은 강, 아름다운 다리.. 까페와 거리의 화가..
굳이 비교하자면
파리의 몽마르뜨와 세느강 풍경이라고 할까..
너무 행복해하며 구경하다
저녁식사를 하고...
원래는 이곳 노천식당에서 스팀보트를 먹으려 했으나
식사 시간이 지난데다 너무 더워서 포기하고..
(게다가 먹는 방법이 너무 복잡했다.. -_-;)
실내의 호커스 센터에 들어갔다.
클라크키의 낭만과는 좀 거리가 있었지만
우선 에어컨이 시원해서 살 것 같았고..
무엇보다 음식값이 무지 쌌다!
대개 3에서 6달러 사이다.
웨스턴 스타일 볶음밥과 피쉬 앤 칩스와 사테를 시켰다.
두 가지는 우리 입에 맞는 평범한 것이었고..
특별히 현지 음식인 사테를 시켜봤는데
닭고기와 소고기 꼬치요리다.
먹을만은 했지만 역시 향이 독특!
이번 여행에서 제일 후회스러운 건
일정을 너무 빠듯하게 잡았다는 거다.
일정 짤 때는 빠듯하게 해놓고
현지에서 융통성있게 하자고 잡은 건데..
아무래도 사람 마음이 한번 계획 세운 곳은
가능한 한 가고 싶은 법이라..
이날도 마지막 코스로 <나이트 사파리>까지 잡아놔서
클라크키에서 마음이 급했다.

더 여유있게 즐겼으면 좋았을 걸...

 

<나이트 사파리 가려다 래플스 호텔로>
 
클라크키에서 밥을 먹고나니 8시가 훌쩍 넘었다.
빨리 택시 타고 나이트 사파리 가자! 했는데...
깜깜해지니 마음이 급하고 불안해지기 시작..
근데 택시가 너무나 안 잡히는 것이었다.
택시 잘 잡힐만한 곳을 찾아 헤맨것만도 엄청나고.
9시가 넘자 절망스러워지기 시작...
간신히 잡은 택시 한대는
운전기사 인상이 좀 험(?)한데다
택시비도 30달러나 달라고 바가지를 씌운다.
그냥 보내버리고...
차이나타운 포인트 앞에서 택시 때문에 괴로워하다
끝내 나이트 사파리를 내일로 미루고
래플스 호텔에 가기로 했다.
그리고도 한참을 더 기다린 끝에 겨우 택시 잡기 성공!
(그 마음 착해보이던 중국인 택시기사가 구세주였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 래플스 호텔로!!
택시는 우리가 걸어왔던 코스를 거꾸로 거슬러 달려서
래플스 호텔에 도착!
온통 하얀 건물이 밤에 보니 으리 으리...
택시가 도착하자 하얀 터번에 온통 하얗게 입은 도어맨이
문을 척 열어주는데..
순간 우리의 허름한 배낭패션이 무색!
눈부시게 하얀 건물과 조명과 귀족스런 분위기..
식민지 시대 전정기에 지어졌다는
멋진 건물에 잠깐 기가 죽었지만!
에잇! 기죽을 게 뭐있어!
당당히 정문으로 들어가려는데..
잉... 도어맨이 동생을 막는 것이다.
반바지라 들어갈 수 없다나... 흑..
아~~ 이대로 돌아가야 하는구나...
여행 온 첫날밤부터 되는 일이 없구나..
그 순간 절망스러운 기분이란.
근데 생각해보니 이상하다.
내가 알아본 정보 중 어느 곳에도
래플스 호텔 롱바가 복장 제한한다는 말이 없었는데..
 
한 45도쯤 몸을 돌렸다가 다시 도어맨에게 물었다.
우린 롱바를 가려는 건데요.. 하고
(좀 봐주세요.. 하는 눈빛이었던가 -_-;;)
이때 너무나 반가왔던 대답!
아! 롱바는 저 뒤로 돌아서 2층으로 가면 됩니다!!
후후.. 대충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건물 옆으로 돌아 잘 꾸며진 정원과
하얀 대리석 기둥들을 보며
2층에 있는 롱바로 갔다.
사실 롱바 보다는 1층에 있는 바가 더 시끌벅적..
재미있어 보이긴 했지만
싱가폴에서 싱가폴슬링을 젤 먼저 만들었다는 곳!
롱바에서 싱가폴슬링 한 잔 해야지.. 하며
2층으로!
격식있는 영국식 바 분위기다.
도착하자마자 참 많이 걷고 많이 헤메고
많은 걸 봐서 피곤했던 우리는
꽤 독했던..
하지만 무척 달콤했던 싱가폴슬링을 정말 정말 맛있게 마셨다.
(싱가폴슬링 3잔+TAX 54.88달러)
 
땅콩 껍질을 바닥에 버린다는 이곳 전통에 따라
유난히 짭짤했던 땅콩도 많이 먹고.. 많이 버리고..
정말 멋진 여행 첫날이야!
신나하며 롱바를 나온 우리!
호텔 앞에 대기하고 있던 하얀색 영국식 택시를 타고...
(래플스 호텔과 너무나 잘 어울렸던 택시!
일반택시보다 1달러 더 내지만... 그만큼 멋졌다!)
룰루 랄라..
기분 좋게 숙소에 돌아갔다.
그리고 샤워하자마자 그대로 곯아떨어져 버렸다.
 
<보타닉 가든>
 
8월 27일 금요일!
싱가폴에서의 두번째 날이 밝았다.
6시 30분 기상!
창을 열어 낯선 도시에서의 아침을 만끽하고~
7시 30분부터 시작되는
YMCA 아침 식사를 하러 4층으로 내려갔다.
(우리 방은 5층! 513호)
사람들이 밥시간(?)만 기다렸는지
벌써 꽤 여러 팀이 와서 식사를 하고 있다.

대부분 서양 사람들..
닭죽과 토스트와 에그스크램블과 콩...
과일 등의 부페식으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오늘의 첫번째 코스!
어제 미뤘던 <보타닉 가든>으로 출발!
우선 YMCA 앞에서 기념사진 한 방 찍고..
YMCA 바로 앞에서 174번 버스를 탔다. (60센트)
블루카드만 있으면 잔돈 걱정없이 버스고 지하철이고 OK.
버스를 타고 가격을 물어본 후
기계에 카드를 넣고 가격에 맞는 버튼을 누르면 된다.
기사 아저씨에게
보타닉 가든 앞에서 내려달라고 말한 후...
오차드로드 뒷길을 따라 달렸다.
많은 나라를 다녀본 건 아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서울은 너무나 녹색이 없는 도시란 거다.
다른 나라 다른 도시에 갔을 때 가장 부러운 건
잘 조성된 공원과
수십년 수백년 뿌리내린 듯 잘 생긴 나무들이다.
싱가폴 역시 그랬다.
가장 번화가라는 오차드 로드에서도
거대한 호텔.. 쇼핑센터를 압도하는 나무들이 있었다.
보타닉 가든 가는 길..
서서히 나무들이 더 많아지면서 버스는
15분쯤 후 보타닉 가든에 도착했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리자
으아악... 연무 현상이닷~~~
하하.. 사실은 차가운 냉방버스에서 갑자기 내리자
더운 공기 때문에 안경이 뿌옇게 됐던 것.. -_-;
암튼 아침부터 무지하게 쨍쨍.. 날씨도 좋다!
역시 공원은 하루의 첫 코스로 제격이다.
가벼운 니트를 허리에 둘러매고 조깅하는 사람들...
확실히 싱가폴은 서구적인 느낌이 더 강한 도시다.
너무 넓어 다 돌아볼 엄두도 안 나는 공원이었지만
대충 강을 따라 돌며 사람을 따라다니는 백조 한 쌍도 보고...
각종 동물모양으로 다듬어 놓은 나무들도 보고..
나무 껍질을 뜯고 있던 새까만 청설모도 보고..
(불탄 다람쥐같은)
언덕 위의 하얀 벤치에서 잠깐 쉬기도 하며..
공원을 둘러봤다.
뙤약볕 아래에서도
열심히 공원의 꽃을 단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주롱 새공원>
 
보타닉 가든에서의 상쾌한 아침 산책을 마치고..
이번엔 주롱 지역으로 출발!
이제 본격적인 관광지 순례다.
123번 버스를 타고 (60센트) 다시 오차드 로드로 갔다.
거대한 기와집 모양의 쇼핑센터! 탕스 플라자 앞이 바로
MRT 오차드 역.
오차드 역에서 시청으로..
시청에서 지하철을 갈아탄 후 분래이 역으로 간다.
(지하철 갈아타는 게 서울보다 100배 쉽다)
지하철은 시내 중심을 빠져나가자 밖으로 달린다.
한가로운 지하철 의자에 앉아 종점인 분래이 역까지...
어느새 싱가폴 지하철이 서울 것처럼 익숙하다.
창밖으로는 빨래를 가득 넌 허름한 아파트...
싱가폴 서민들의 삶이 보이고!
지하철 종점이래도 생각보다 멀지 않다.
한 30분쯤 걸렸나?
분래이 역에 내리니 바로 버스 인터체인지!
싱가폴은 대중 교통의 천국이다.
특히 지하철과 버스의 연계가 잘 돼있다.
에어컨 없는 2층버스, 251번을 타고 주롱 새공원으로 갔다.
그래도 창을 열고 달리니 시원하다.
버스 안에는 일본인처럼 생겼으나 중국말을 하는 두 소녀가
버스 안에서 사진을 찍는 등 관광객 티를 팍팍 내고 있다.
그리고 한 5분쯤 갔을까?
<주롱 새공원> 간판이 보여서 우리가 내리자
그 중국말하는 소녀들도 허둥지둥 따라 내린다.
생각보다 자그마하고 조용한 주롱새공원!
입장권과 파노레일 표를 함께 끊은 후 들어갔다.
(지금 입장권을 보니 32라고 적혀있다.
32달러나 했던가? 벌써 기억이 가물 가물..)
공원 입구부터 새 소리가 가득하다.
유화 물감을 뒤집어 쓴 듯
빨강 파랑 초록 노랑색이 섞인 새들..
우선 파노레일로 공원을 돌아보기로 했다.
단체관광코스라 그런지 단체 관광객이 역시 많다.
중국말 하는 사람들.. 일본 사람들.. 서양 사람들..
지루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있던 두 꼬마가 가위 바위 보를 한다.
드링드링드링.. 바링바링바링.. 드링드링드링..
하하하!
우리는 가위 바위 보! 얘네들은 드링드링이다.
그 소리가 재미있는데다
아이들이 귀여워서 사람들이 쳐다보자
꼬마들은 부끄러워하면서도 계속 한다.
중국계 아이들인데.. 국적이 어딜까?
파노레일을 타니 우선 에어컨이 시원해서 살 것 같다.
공원을 한바퀴 돌며 영어와 일본어로 설명이 나오고..
형광펜 색인 주홍색 홍학들과
커다란 펠리칸들이 젤 인상적!
파노레일에서 내리자 11시가 조금 넘었다.
우리는 서둘러 새 쇼를 하는 Pools Amphitheatre로 달려갔다.
하루에 두 번 11시와 3시에 하는 올 스타 버드쇼다.
주롱새공원의 모든 스타들이 총출동!
도착하자마자 바람을 가르며 나는 두 마리 새가 보인다.
입구에서 본 색색의 앵무새!
관객들 중에 손을 들면 커다란 훌라후프를 들게 한다.
주로 꼬마들이 채택되는데
새들이 날아 정확히 그 후프 사이를 통과하는 것!
객석 양쪽의 두 사람이 들고 있는 후프 사이를
새 두 마리가 교차해서 날 때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사람들 환호와 박수 소리..
순간 영화 <아름다운 비행>을 볼 때처럼 코끝이 찡...
앵무새들이 쇼를 마치고 들어가니까..
이번엔 귀여운 펠리칸들이 뒤뚱거리며 달려나온다.
그리고 휘파람 소리와 함께!
객석 뒤쪽의 문이 활짝 열리며
마지막 펠리칸 한마리가 날아서 무대로 간다.   
아슬 아슬 사람들 머리 위를 낮게 날며!
그밖에도 많은 새들이 자신들의 장기를 보이고 들어간다.
영어로 인사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심지어 고양이 울음소리까지 흉내내던 앵무새!
또 관객 전체의 원! 투! 쓰리!에 맞춰
사회자가 던진 먹이를 정확히 낚아채던 새!
엄마와 나는 감탄하며 박수 연발~~ ^^
쇼는 11시 30분에 끝이 났는데
마지막 인사가 또한 압권!
음악과 함께 수많은 앵무새들이 관객들 머리 위를 돈다.
원형 극장을 바깥에서부터 안쪽으로 빙빙..
일부러 아슬아슬 낮게 날며 모든 사람들 머리 위를 나는데..
이햐.. 저 머리 나쁜 새들을 어떻게 교육시켰을까..
동생은 약간 시큰둥한 표정이었지만
나와 엄마는 대만족!
나중에 싱가폴 오면 꼭 다시 한번 보고싶다.
새 쇼를 본 후에는 더위도 식힐 겸 펭귄들이 사는 곳에 갔다.
펭귄들은 왜 저렇게 웃기게 생겼을까..
헤엄치거나 움직이는 펭귄들도 몇 있었지만..
대부분 꼿꼿하게 서서 한쪽면을 바라보고 있다.
도저히 살아있다고 믿기지 않을만큼 웃긴 자세다.
왜 저렇게 꼼짝도 안 하고 서서 한쪽만 바라보고 있는지...
동생과 한참을 키득거리다..
다음엔 부엉이과 올빼미 등이 살고 있는
World Of Darkness!
깜깜한 곳에서 정말 삭막한 분위기로
부엉이와 올빼미들이 살고 있다.
여기도 시원해서 좋고.. ^^
야외극장 근처에 있는 테라스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간단한 간이 매점이다.
동생은 라크사(Laksa)를, 나는 핫도그를,
그리고 엄마는 동그란 만두 같은 걸 먹으려다
잘못 시켜서 이상한 밥(갈색)이 나오는 바람에
다시 애플파이를 시켰다.
동생이 먹은 라크사는 알고보니...
유명한 논냐요리로
코코넛 밀크로 만든 카레 수프에
튀김, 조개, 생선 등을 넣은 국수!
한적한 테라스에서 쉬며 간단히 점심을 먹고..
주롱 새공원의 마지막 코스로
세상에서 가장 큰 새장이라는 Waterfall Aviary에 갔다.
입구에서 공원 지도를 안 챙긴 탓에 조금 헤매다가...
꽤 한참을 걸어서 찾은 Waterfall Aviary..
새장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게 울창한 숲을 꾸며놓았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도 있고... 새들이 왔다갔다하고..
물안개가 피어오르게 인공적으로 물도 뿜어나오고..
꽤 높은 폭포도 있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공원 안에서 제일 유명한 곳인데, 생각보다는 별로!
자! 이제 입구에서 새들과 기념사진 한 방 찍고 가자!
앗.. 근데 이게 왠일!
입구에서 계속 머물며 우릴 유혹하던 기념사진 새들이
다 철수한 것이다.
그러게 생각났을 때 빨리 빨리 해버려야지..
새들과의 사진을 고대하던 엄마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빨리 찍을걸.. 후회스럽긴 나 역시 마찬가지!
그냥 가려다..
잠깐 쉬러 간 건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기념품 매장에 가서 물어봤다.
언제 새들과 다시 사진찍을 수 있냐고..
기념품 매장의 아가씨! 내 질문에 잠깐 미소 지으며 생각하더니..
영어를 모른단다 -_-;
인포메이션에 가서 물어보고..
인포메이션 여직원이 여기 저기 전화까지 해서
15분 후에 새들이 다시 나온다는 정보를 획득!!
새들과 사진사 아저씨가 나오자마자 사진 찍기!
폴라로이드로 찍어주면 한 장에 5달러,
새들을 세팅해주고
자기 사진기로 찍으면 3달러씩이다.
(생각보다 싸다!)
우리는 한 사람씩 폴라로이드로 찍었다.
동생이 서자 커다란 앵무새(색색으로 예쁜)를
양쪽 어깨에 한마리씩..
한쪽 팔에 또 한 마리..
그리고 자그마한 노란 새를 한쪽 손에 세마리!
총 여섯 마리를 올려준다.
주위 사람들 그 예쁜 모습에 탄성을 지르고..
기분 좋게 찰칵!
나에게는 커다란 앵무새를 양 어깨..
그리고 양 팔에 네 마리나 올려준다.
순간 동생과 함께 찍은 작은 노란 새가 생각나서
바꿔달라고 Small one! 을 외쳤더니
작은 새를 머리 위에~~
설마 머리에 실례하는 건 아니겠지..
불안함과 함께 양쪽 팔의 새 무게 때문에 온 몸이 경직!
결국 뻗뻗해진 몸에(두 주먹 불끈) 얼굴은 함박 웃음인
웃긴 사진이 나왔다. (두고두고 보며 웃었다)
새의 무게가 꽤 무겁고 발톱도 날카롭다.
그래도 사람 몸 위에서 얌전히 포즈 취하는 게
참 신기하고 기특하다.
이 머리 나쁜 새들을 어떻게 길들였는지.. 쩝
 
재미있던 기억 하나!
새들을 올려놓을 때.. 나도 모르게 '무서워..' 했더니
아저씨가 '괜찮아..' 한다.
한국말로! 정말 신기했다.
한장씩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며
기분 좋게 주롱새공원을 나왔다.
태양이 또 무지하게 뜨거워지고 있었다.
주변에 파충류공원과 중국,일본 정원..
그리고 당 다이너시티 등의 관광지가 더 있지만 skip!
어제의 피로가 남아있어선지 피곤해진 우리는
잠깐 숙소에 들어가 샤워라도 한 후에 센토사에 가기로 하고

다시 251번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오차드 로드로 갔다.

 

<한국식당과 센토사섬>
 
점심을 먹었지만 또 출출해진다.
역시 핫도그 하나로는 부족..
2차 점심을 또 먹기로 했다. ^^
든든한 한식으로..
MRT 서머셋 역에 내려
한식당이 있다는 오차드 센터포인트와
오차드 에메랄드 사이에 왔다.
어느 곳을 갈 것인가...
우리는 과감히 에메랄드를 찍었다.
지하로 내려가니
우리나라 백화점 지하식당 같이 여러 식당이 모여있다.
입구에 바로 <KOREAN FOOD>라고
아주 자그마한 코너가 있고..
엄마와 나는 된장찌게와 생선구이를 시켰다.
(동생은 배부르다고 구경..)
머슴밥처럼 가득 나온 쌀밥에..
서울에서도 미처 맛본 적이 없는 환상적인 맛의 된장찌게!
우리는 맛있게 밥을 싹싹 비우고..
(싱가폴에서 한국음식 생각나시면 여기 꼭 가세요.
된장찌게, 불고기를 비롯.. 모든 음식이 정말 맛있습니다.
가격은 5-6달러!)
참! 이곳에서 먹었던 빨간 망고 주스도 정말 맛있음!
MRT 서머셋 역에서
숙소가 있는 도비곳 역은 겨우 한 정거장!
지하철을 기다리다 지하철 이중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한 방!
또 아예 관광상품이 되어버린
지하철 내 금지표시 (먹거나 마시지 말것! 담배피지 말것.. 등)
앞에서도 사진을 찍고!
싱가폴은 정말 말그대로 FINE CITY다!
든든히 밥을 먹고 숙소에 들러 시원하게 샤워도 하고..
아주 잠깐 침대에 누워 쉬기도 하고..
상쾌하게 옷을 갈아입은 후..
새 기분으로 다음 코스! 센토사 섬으로~~~
4시 30분! YMCA 앞에서 먼저 65번 버스를 타고 (1달러)  
월드 트레이드 센터, WTC로 갔다.
원래 3시쯤 출발하려고 했는데 밥 먹고 샤워하느라
시간이 지체된 상태!
센토사섬으로 가는 방법은 버스, 배, 케이블카 세가지가 있다.
물론 버스를 타면 YMCA에서 섬까지 직행이니 쉽겠지만
당연히 나는 제일 전망이 좋고 색다른 케이블카를 선택!
버스에서 내리니 멀리 마운트 패버에서부터 온
케이블카 라인이 하늘 위로 걸려있다.
무지하게 높다.
동생이 장난 아니게 무서울 거라며 두려워한다.
나와 엄마는 큰 소리 탕탕 치고!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케이블카일 줄 알았는데..
좀 걸어서 케이블카 건물 15층까지 가야한다.
15층까지 올라간 후 케이블카 타기!
(케이블카 6.9달러 + 센토사 입장료 5달러)
으아.. 탈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케이블카가 승강장을 지나 속도를 내며
공중으로 뜨는 순간..
왜 이리 무서운 거야..
'세계로'에서 많은 글을 읽었지만
아무도 무섭다고는 안 했는데..
비명을 지르는 우리 세 사람을 보며
앞에 앉아있던 인도 가족이 웃는다.
그쪽은 아이고 어른이고 태연한데
엄마와 나는 정말 사색이 됐다.
한편 두려워해야 될 동생은 의외로 덤덤..
이걸 올 때 또 타야되는데... 으아아...
케이블카가 유난히 흔들리고
또 허리쯤부터가 다 투명한 유리라
정말 무섭다. 또 유리에 창이 있어서 뚫려있기까지!
멀리 싱가폴 빌딩숲이 보이고..
아래로는 차들이 오가는 거리가 보이고
잠시 후 정박해있는 커다란 배와 바다가 보이고..
바다를 건너 센토사섬의 숲이 보인다.
그리고 센토사 섬 도착! 휴... 살았다. -_-;
센토사! 참 예쁘게 꾸며진 곳이다.
도착하자마자 달콤한 아이스 마일로 하나씩 마시며
입구에서 사진도 찍고..
먼저 거대한 멀라이언으로 달려갔다.
시내에서 멀라이언 공원을 안 간 우리는
여기에서 사진을 찍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거대한 멀라이언이 정말 멋있다.
그리고 가까이 가서...
고목나무에 붙은 매미마냥 멀라이언 아래에서 사진도 찍었다.
나중에 보니 사진이 정말 잘 나왔다.
파란 하늘과 거대한 멀라이언이 하나 가득 들어있는 사진에..
잘 보면 손을 흔들고 있는 내가 개미처럼 보인다! 우하하!
멀라이언 아래로는
물줄기가 살아움직이는 듯 튀어오르는 예쁜 조형물...
멀라이언 로드라는 그 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니..
해변이 보인다.
해변으로 내려갈까.. 말까..
에이.. 내일 빈탄섬 가는데 그냥 말자.
멀라이언 속에 들어가
기념품들을 구경하며 열쇠고리를 산 후..
모노레일을 탔다!
그런데 우리의 센토사 섬 관광은
이 모노레일과 함께 엉키기 시작!
섬을 한바퀴 둘러보려고 탄 이 모노레일은 무지하게 느려서..
한바퀴 도는데 40분이나 걸린다.
게다가 모노레일 코스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탄
우리의 헷갈림 때문에.... 흑..
첨엔 모노레일를 타고 바라본 섬 풍경과
야자수가 아름다운 해변과
레일 위에서 노는 원숭이들.. 정말 재미있었다.
그런데 언더워터월드가 있는 곳에서 내리려던 우리는..
처음 4번 정거장에서 탔는데 그걸 1번으로 착각해서
어? 벌써 한바퀴 돌았네.. 하며 1번에서 내려버린 것이었다.
언더워터월드는 2번인데!
한 정거장만 더 갔으면 될 것을!
(사실 모노레일의 고장도 우리가 내린 한 원인!)
1번 정거장은 페리터미널과 분수쇼가 있는 곳!
지금 시간은 6시 40분 정도...
그냥 여기에서 쉬다가
7시 30분에 하는 분수쇼를 보자는 엄마!
쉬지말고 걸어서 언더워터월드에 갔다가
분수쇼를 보자는 동생과 나!
결국 동생과 내가 이겨서 표지판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페리터미널에서부터 해변을 따라 자전거 도로를 따라 걸었다.
해변의 해지는 풍경이 무척 아름다왔다.
길도 예뻤고...
그런데!
언더워터월드는 가도 가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정말 많이 걸었다.
걷고 또 걷고...
걷고 또 걷고...
아.. 드디어 언더워터월드!
무엇을 위해 우리가 이렇게 걸었단 말인가!
사실 걸은 게 억울한 건 아닌데 시간이 너무 지체됐다.
벌써 7시 15분...
그리고 막상 와보니 꼭 언더워터월드를 봐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동생은 호주에서,
엄마는 이미 홍콩에서 본 언더워터월드!
입장료도 10달러 이상인데다... 시간도 촉박..
우리는 과감히 발길을 돌렸다!
(30분이나 걸어서 찾아와놓고... -_-;)
이제 빨리 모노레일을 타고 가서 분수쇼를 봐야지!!
으악! 그.. 그런데..
2번에서 모노레일을 탔으니... 3,4,5,6,7번 정거장을 거쳐
다시 1번으로 가야하는 것이다!
이런..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40여분...
이때부터는 섬의 아름다운 야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사실 첨부터 섬을 잘 파악한 후
계획적으로 버스와 모노레일을 잘 이용했으면
이렇게 시간 낭비를 하진 않았을텐데... 흑.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를 쯤
8시가 다 돼서야 1번 페리터미널에 도착했다!
도착과 함께 달려라!
분수쇼장으로 달려갔다.
입구부터 작은 분수들이 불을 밝히고 있다.
(순간 그 작은 분수들이 분수쇼인줄 알고 조금 두려웠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불 밝힌 계단을 뛰어올라가자
분수쇼는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노랑색, 초록색, 청록색, 보라색...
갖가지 색으로 변신하며
눈에서 파란 레이저광선을 쏘는 멀라이언을 배경으로
열지어선 분수들이 아름다운 색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눈 앞으로 레이저빛이 다가왔다.
마지막 센토사라는 글자가 레이저빛으로 튀어나오며
분수쇼 끝!
한 5분쯤 봤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그래도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본 게 어디야~~
다음쇼를 잠깐 기다렸지만
아무래도 9시까지 하는 케이블카 시간이 촉박할 것 같아
우리는 아쉬움을 남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멀라이언이 제일 예쁜 청록색이 될 때를 기다려
찰칵! 사진도 찍고
(그런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사람만 나오고 멀라이언은 자취를 감췄다.. 흑)
분수 근처는 아름다운 조명과 불밝힌 수많은 전구들로
정말 아름다웠다.
천개의 램프... 그 CF 장소마냥..
싱가폴에 오면 다시 해야할 것!
여유있게 분수쇼 보기!
이젠 센토사 섬을 떠나야지..
눈 앞에 바로 멀라이언이 있는 걸로 봐서
케이블카 터미널이 가까울 듯 하지만..
또 걷다 헤맬 것 같아
다시 악몽의(?) 모노레일을 타기로 했다.
여기는 1번 정거장.. 4번 정거장까지 또 20여분을 가야한다.
시간은 점점 9시에 임박해지고..
(생각해보면 좀 웃긴다.
사실 케이블카 놓치면 버스 타면 되고..
그렇게 서두를 일이 아니었는데..)
모노레일에서 내린 우리는 1등으로 달려서 케이블카를 탔다.
밤에 타는 케이블카는 낮보다 더 무섭다.
그때는 인도인 가족이라도 있었지..
6인용 케이블카에 세 사람.. 
우리만 타니까 그 공포감이 더하다.
엄마는 다리가 후들거리고 식은 땀이 난단다.
나 역시 온 몸이 경직 상태! 말도 제대로 하기 힘들 정도..
동생은 막 화를 낸다. 무서움을 이기려는 오버다!
잠깐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래쪽 모서리가 격자로 되어서 약간 뚫려있다.
왜 사서 고생이람...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또 한 번 타고 싶다.. ^^;
아무리 무섭다해도 그 공포는 잠깐!
케이블카가 승강장에 도착하는 순간... 모두 잊혀지니까.

승강장에 내린 우리는 후다닥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왔다.
지상에 내려온 그 안도감이란...
 
<플래닛 헐리우드>
 
사실 우리가 센토사에서 그렇게 서둘렀던 건
이날 어제 못간 나이트 사파리를 가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사실 택시로 나이트 사파리를 충분히 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나이트 사파리를 포기했다.
센토사에서 모노레일로 너무 헤멘 탓에 우린 좀 지쳐있었다.
특히 그 어둠이란 것에..
밤 10시가 다 되어야 나이트 사파리에 도착할텐데...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또 모노레일을 타고 어둠 속의 동물들을 볼 때
그다지 감동 받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또 시내 중심가를 벗어나는 꽤 먼 거리를
택시로 간다는 것도 좀 부담스러웠고...
(소심한 우리는 분명히 또 무서웠을꺼야..-_-;)
나이트 사파리를 포기!
우리는 오차드 로드에서 술을 마시기로 했다!
   
그리고 또 기분이 좋아졌다!
어제부터 밤마다
나이트 사파리 때문에 서두르고 부담스러워하다
포기와 함께 기분이 좋아진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이런게 스스로 걸어놓은 족쇄란 건가 보다..
아무튼 <나이트 사파리>에 꼭 가고 싶었는데..
아쉽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이틀 밤을 계속 부대꼈던 걸 생각하면 좀 우습다.
  
WTC에서 다시 65번 버스를 타고 오차드 로드로 왔다.
오차드 로드에 오니까 다시 우리 동네에 온 듯 마음이 편하다.
탕스 플라자에서 힐튼 쪽으로 조금 더 가다..
<플래닛 헐리우드>에 들어갔다.
(원래 하드록까페에 가려고 했는데 좀 먼 것 같아서)
서울에서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음식맛이 별로였지..
아마 이미 망한 듯..
그런데 이곳 플래닛은 음식이 무척 맛있다.
비프 화히타와 헐리웃 샐러드, 그리고 파스타를 시켰다.
한국에서 많이 먹어본 음식이었지만
재료가 좋은지 더 맛있었다.
특히 비프 화이타의 고기는
미듐 수준으로 익힌 게..  정말 쫄깃 쫄깃~
그리고 맥주를 시켰다.
나는 코로나, 엄마는 타이거, 동생은 벡스...
거기에 한 잔씩 더 리필해주고 컵을 기념으로 주는 걸 택해..
어리어리해 질 때가지 맥주를 마시고.
예쁜 유리컵을 하나씩 받아들고..
11시가 넘어 플래닛을 나왔다.
오차드 로드의 밤이 화려했다.
그다지 많이 마신 건 아닌데도 우리는 모두 약간 취했다.
피곤에... 또 분위기에 취한 것이겠지..
2차는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숙소에서 먹기로 하고!
MRT를 타고 다시 도비곳 역으로 왔다.
이제 지하철은 눈 감고도 탈 정도..
YMCA 건너편에 있는 세븐일레븐에서
(근데 여긴 술이 없다) 과자와 음료수..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오늘은 싱가폴에서의 마지막 밤!
내일은 빈탄으로 간다.
이런 저런 얘기라도 하다가 자려고 했지만..
서로의 샤워를 기다리는 사이..
그만 차례로 잠이 들고 말았다.
부지런히 여행한 후... 정말 맛있는 단잠~~

<빈탄섬으로>
 
8월 28일 토요일!
벌써 많이 게을러졌다.
침대에서 뒤척이다.. 8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10시 50분에 떠나는 배를 타려면 9시에는 출발해야 되는데..
샤워하고 짐을 챙긴 우리!
그런데 한가지 문제에 부딪혔다.
내일 서울로 가는 비행기가 밤 11시 50분!
내일 빈탄에서 나온 후에도 하루 종일 시간이 있는데...
그동안 짐을 어디에 맡길 것인가!
전에 유럽을 여행할 때는 역마다 라커룸이 있었는데..
여긴 전혀 라커룸을 찾아볼 수가 없다.
YMCA에 맡길까 생각해봤지만
오늘 체크아웃하고 나가놓고
내일 와서 또 짐을 맡아달라고 한다는 게 이상한 것 같고...
또 거절하면 어떡할 것인가.
우선 우리는 빈탄에서 필요한 짐만 싸고
나머지를 여기 YMCA에 맡기고 갔다가 내일 밤에 찾기로 했다.
그리고 거절하면 어떡하나..
고민하며 식당에 내려가 아침식사를 했다.
     
그런데! 식당에서 구세주를 만나다!
밥을 먹고 있는데 한 한국 아주머니가 말을 시키는 것이다.
자그마하니 성격 좋고 참견 좋아하는 전형적인 한국 아주머니다.
아휴... 여기 와서 한국 사람 첨 보네..
그저께 왔다구요?
우리랑 같은 날 왔는데 어떻게 한 번도 못 봤지..
반가와하는 아주머니를 힐끗 보며
천성이 세침한 우리 가족은 형식상의 인사로 넘겼는데..
생각해보니 저 아주머니에게 짐을 맡기면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엄마를 꼬셔서 가서 부탁해보라고 하고..
엄마는 아줌마답게 넉살스럽게 부탁에 성공!
딸과 함께 온 그 아주머니에게
부담스럽던 짐을 맡길 수 있었다.
다음 날 저녁 8시에 찾아가기로 하고!
한결 개운해진 우리!
배낭 하나씩만 매고 빈탄으로 출발!!
MRT 도비곳에서 시청까지..
시청에서 갈아탄 후 다시 베독까지 갔다.
그리고 베독 역에서 35번 버스를 타면
종점이 타나메라 페리 터미널이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그런지 거리에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모두들 자그마한 깡통 한 개씩을 들고..
옷차림으로 봐서 구걸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잠시 후 나눠주는 전단을 보니,
지진이 난 터키의 난민을 돕자는 모금 운동이었다.
깡통을 하나씩 들고
열심히 모금 운동하는 소년 소녀들을 보며..
진짜 선진국이구나.. 하는 생각!
타나메라 페리 터미널은 남국의 섬으로 가는 입구답게
하얀 건물에 빨간 지붕이 무척 예쁘다.
국경을 넘어가는만큼 마치 국제공항처럼 되어 있고
작은 면세점까지 있는 곳!
도착하자마자 페리 왕복 티켓을 사고..
복잡한 출입국 신고서를 써야되겠구나 싶었는데
여권을 내고 티케팅을 하자 바로 컴퓨터로 찍어준다.
여권과 티켓을 내밀면 싱가폴 출국 끝!
출발 30분전에 배에 탄다.
사실 첨에 출발할 때는 10시 50분 배를 탈 생각이었는데..
도착해보니 12시 배 시간에 딱 맞았다.
베독 터미널에서 버스가 바로 바로 있는 게 아니고..
페리 터미널에 와서도 비행기 탈 때처럼
1시간 정도는 여유가 있어야했기 때문이다.
만약 12시 배를 탈 생각으로 늑장을 부렸다면
아마 2시 이후에나 갈 수 있었을 것!
(빈탄 가시는 분들은 아침에 조금 서두르세요~~)
빈탄 가는 배에 오르니..
다시 여행의 시작인 듯 마음이 설렌다.
화려한 도시 싱가폴에서의 바빴던 일정을 떠나
이제 다시 전혀 새로운 여행...
아름다운 남국의 섬에서의 휴식이 기다리고 있는 것!
배는 고속페리여서 조금의 요동도 없이 날아가듯 달린다.
듣던대로 바다는 그다지 맑지 않다.
그래도 바다를 보고 있자니..
쇼생크 탈출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난다.
나는 희망한다... 태평양의 바다가 꿈에서처럼 푸르기를.. (맞나?)
모건 프리먼의 나즈막한 나레이션과 함께   
푸른 바다가 보이던 장면..
그리고 하얀 모래와 푸른 바다가 있는 섬, 지와타네오에서
예전에 했던 그 말 그대로 낡은 배를 손질하고 있던 팀 로빈스..
전에 괌에 간 적도 있고.. 프랑스 니스에 간 적도 있지만
오직 휴식을 위해 섬의 리조트로 가는 건 처음이라 그런지..
기분이 달랐다.
40분쯤 달렸을까? 드디어 푸른 섬이 보이기 시작...
처음 배를 탔던 타나메라 페리 터미널처럼
하얀 건물에 빨간 지붕이 아름다운 선착장이 보인다.
이곳은 인도네시아, 반다 벤탄 텔라니 페리 터미널이다.
이름도 길다.. -_-
배에서 내려 여권과 페리 티켓으로 간단한 입국 수속을 마치고,
각 리조트 사무실이 배치되어 있는 터미널을 빠져나가자
온통 푸른 하늘과 야자수.. 그리고 넘실대는 바다다.
시차 때문에 다시 시계를 1시간 앞으로 돌리고 나니,
시간은 다시 11시 50분!
이제 오늘 하루의 일정은 온통
이 푸른 하늘과 바다 속에서 늘어지게 쉬는 것!
으하~ 좋다!
페리 터미널 앞에는
각 리조트에서 마중 나온 버스들이 기다리고 있다.
잠시 버스들을 기웃거리자,
인도네시아풍 의상을 입은 여자가 다가와
친절하게 세도나 호텔의 버스로 안내해준다.
그리고 잠시 후, 투숙객을 가득 실은 버스는
해안선을 따라 달렸다.
생각보다 빈탄섬은 무척 크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다(??)
페리 터미널 주변으로 여러개의 호텔과 리조트들이
줄지어 있을 것 같았는데..
섬에 도착하니까 오직 페리 터미널 하나만 보이고
버스에 오르자..
오직 하늘과 바다와 숲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섬을 달린다.
우리의 숙소인 호텔 세도나 빈탄 라군에 도착할 때까지..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른 리조트들은 다 어디에 숨어있는 것일까?
빈탄섬은 소문대로
아직 개발되지 않은 원시림과 무공해 자연 그대로인 것 같았다.
하늘이 유난히 가까왔다.

(나는 이곳이 적도와 가까와서 그렇다고 계속 우겼다..^^)

 

<빈탄섬의 낮>
 
버스가 15분쯤 달리자.. 푸른 골프장이 보이고..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 이제 세도나에 다 왔나보다.
호텔 세도나에는 골프장 두 개가 포함돼있다.
세도나에 처음 도착했을 때! 약간의 실망감이 들었다.
팜플렛에서 보고 감탄한 것에 비해 입구가 초라했다.
하지만 막상 들어서자.. 너무나 아름다운 리조트였다.
입구는 야자숲에 가려져 있어서
그저 나즈막한 건물뿐인 것 같지만,
로비가 3층이고..
그 아래로 멋진 빌라처럼 지어진 지중해풍 건물들에
푸른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있다.
게다가 야자나무 사이로 구불구불 난 수영장..
그리고 아름다운 해변까지!
잠깐! 세도나에 체크인하기 위해
약간의 트러블이 있던 걸 상기하자!
한국의 어필항공에서 세도나를 저렴한 가격(트리플에 13만원)에
예약한 우리! 이 가격은 단체할인가격이었다.
(사실 세도나의 공식 가격은 400싱가폴 달러를 호가한단다.)
그래서 도착해서 내 이름만으로 체크인하려하자..
예약이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당황스러울데가 -_-;
그래서.. 한참을 카운터 앞에 매달려 실랑이를 하다..
결국 얼핏 들었던
싱가폴 현지여행사 이름(우리 방을 예약해주었다는)을 기억해냈고..
그 이름을 말하자마자..
난처해하던 카운터 직원이 반색!
우리에게 그 여행사 직원을 데려다 주었다.
하하하! 너무나 기쁘게도 그 직원은 한국말을 한다.
싱가폴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잠시 후 진짜 한국 사람도 데려다준다..
브라이언이라고..
땀을 뻘뻘 흘리며 한국인 투숙객들을 안내하던..
필요한 거 있으면 아무에게나 브라이언을 찾아달라고 말하라며
우리에게 당부하고..
다음날 떠날 페리 티케팅까지 해준다!
후훗! 마음 든든~~
이렇게해서 빈탄에서 또 짐을 풀었다.
특급호텔답게 방도 깨끗하고 아름답다.
특히 방의 한쪽면이 유리로 되어있고
그 위로 발을 치게 되어있어서 전망도 좋고..
또 전통적인 인도네시아 냄새도 나는 것 같아 좋다.
그 유리창 너머는 바로 푸른 잔디와 숲과 수영장, 그리고 해변이다.
방에서 바로 문을 열고 나서면
개인 정원같은 푸른 잔디와 숲!
그 길을 따라 내려가면 바로 야자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수영장이 나온다.
수영장을 지나 또 잔디밭을 따라 내려가면
하얀 모래가 아름다운 해변이고.. (아~~ 또 가고싶다..^^)
수영복에 간단한 원피스를 걸치고..
방을 나섰다.
수영장 주변에는 벌써 많은 이들이
뜨거운 태양을 즐기고 있었다.
먼저 풀에 풍덩!
며칠 동안 시달렸던 더위를 씻고..
주변 파라솔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너무나 맛있어서 싹싹 비운 라자니아와
거대한 햄버거와 핫도그!
풀에 바로 붙어있는 이 매점에는
간단한 음식들과 음료, 과일 등을 파는데..
재미있는 건 물 위로 이 매점의 바가 있고,
물 속에 의자가 있어서...
수영하다가 물에 앉아서 바로 음료나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참,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아이디어다!
또 한가지 세도나에서 기분 좋았던 것!
무엇을 먹고 무엇을 타고 놀던 간에 비용은 사인 하나면 끝!
룸 넘버를 적고 사인만 하면 되니까..
(그래서 겁 없이 써대기도 했지만 -_-;)
편하기도 하고.. 왠지 귀족이라도 된 듯 으쓱해지기도 하고~ ^^
정말 세상 모든 복잡한 것을 잊고 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돈'이란 것도 잊고 ^^)
참! 수영장과 해변에서.. 큼직한 타월도
사인만 하고 마음껏 가져다 쓰면 된다.
맛있게 먹고.. 신나게 수영하다가..
해변으로 갔다.
처음 도착해서 눈이 부셨던 해변!
너무 하얀.. 그래서 눈이 부실 정도인 모래사장..
그 위로 초가지붕마냥 만들어진 아름다운 파라솔들..
그림엽서에서 본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이햐! 몰디브 같다~~ (몰디브에 가 본 건 아니지만.. ^^)
감탄 감탄!!
그런데 아쉽게도 수영장에서 잠깐 노는 사이..
날이 조금 흐려졌다.
눈이 부셨던 해변도 조금 어두워졌다.. 흑..
우리는 왜 해변에만 가면 흐려지지..
(골드코스트에서의 악몽, 잠깐 회상~)
그래도 꿋꿋하게 잘 놀았다.
아무리 가도 무릎 정도 밖에 안 오는 바다에서..
땅 짚고 헤엄치기도 해보고..
땅 짚고 헤엄치다가 멀리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걸리버여행기의 거인같이 보인다.
먼 바다인데도 물이 무릎까지밖에 안 와서.. -_-;
바다 멀리 작은 바위 섬이 있는데..
거기까지 가도 물이 엄청 낮다.
하지만 가다 포기하고 말았다.
작은 해파리 한 마리를 발견한 나!
해파리다! 소리 지르고~
동생과 함께 기겁을 하며 뛰쳐나오기!
암튼 해변에서의 땅짚고 헤엄치기에 지치면..
또 파라솔에 누워서 사람들을 구경한다.
 
오른쪽을 보면 비치발리볼에 열심인 한국 아줌마들..
(이 아줌마들을 보면
여기가 빈탄인지 경포대인지 자꾸만 헷갈렸다.)
또 한쪽엔 두 명의 서양인 꼬마들이
열심히 연을 날리고 있다.
(무슨 재미로 여기까지 와서 연을 날리는 걸까?)
왼쪽에는 원반 던지기를 하고 있는
서양인 가족의 모습이 보인다.
잔잔한 바다를 배경으로 하얀 모래 위에서
남편과 아내가 서로 원반을 주고 받고 있다.
그리고 그 원반을 따라..
작은 꼬마아이가 엄마 아빠쪽을 번갈아 뛰어다닌다.
정말 평화로운 모습..
영화 속의 한 장면이다.
영화를 보면..
늘 저런 장면이 먼저 보이고..
그 장면은 사실 킬러의 망원경 안에 들어있지.
킬러는 아빠 쪽으로 총을 겨누지만..
자꾸만 아내와 아이의 해맑은 얼굴이 보이고..
결국 킬러는 총을 거둔다.
그리고 고용인에게 쫓긴다...
해변에 누워,
그 서양인 가족의 모습을 보며
잠깐 이런 쓸데없는 생각도 했다.
정말 평화로운.. 나른한 시간..
잠깐씩 가는 비가 뿌리기도 했다.
우리는 사인 하나로 콜라를 사먹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이런 저런 농담도 하며 해변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동생과 나는 제트 스키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그 망설임이 진짜 길었다.
처음엔 비 때문에 파도가 좀 높은 것 같아서 망설이다가..
그다음엔 제트 스키 구역이 너무 좁은 것 같아 망설이다가..
또 2인용 요금만 되어 있어서
혼자씩 탈까 각자 탈까 망설이다가..
해변과 스포츠센터를 왔다갔다하며 수차례 망설이다가
드디어 결심! 그래 타자! 하고는 스포츠센터에 신청하는데~~
이런! 스포츠센터 직원 왈!
제트스키가 망가졌다는 것이다~
멀쩡하던 제트스키가 우리가 망설이던 사이 망가지다니...
브로큰 어쩌구 하길래.. 동생에게 '고장 났나봐'하자..
그 직원이 귀여운 한국말로 '고장' '고장' 한다.
그리고 "제트스키 없어!" "제트스키 안돼!" 하며 웃는다!
힘없이 돌아서는 동생과 나!
야.. 우리 여태 뭐한거지? 삽질한거지.. 뭐~
30분 가까이 망설이며 왔다갔다하던 우리..
얼마나 웃겼을까.. 쩝..
 
<빈탄섬의 밤>
 
어느새 해가 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고 난 후에 풀에서 야간 수영을 하기로 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따뜻한 물로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낮부터 부지런히 준비하던 리조트 내의 각종 식당들이
6시부터 저녁 식사를 시작한다.
일식당, 이태리 식당, 씨푸드 뷔페 등등.. 각종 요리 천국이다.
우리는 해변 가까이.. 넓은 잔디 위에 자리잡은
씨푸드 뷔페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낮에는 조금 썰렁한 듯 보였던 식당이
크리스마스 트리같은 조명으로 너무나 아름답게 변해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씨푸드가 가득 가득!
바닷가재, 커다란 새우, 스테이크를 비롯해서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클램 차우더 수프..
또 재료와 양념을 직접 골라서 부탁하는
몽골리안 철판볶음까지~
철판요리해주는 사람과의 잠깐 대화!
(그) 서울에서 싱가폴까지 몇시간이나 걸리나?
(나) 6시간 걸린다..
(그) 나는 태어나서 6시간 이상 멀리 가본 적이 없다..
      그런데 빈탄섬이 어떤가?
(나) 너무나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그) (흐믓해하는 표정)
      요리 재료를 직접 고르라는 말을 한국말로 뭐라고 하나?
(나) (잠시 생각하다..) 직접 고르세요!
(그) 칙.. 첩? 너무 어렵다..
(나) 그냥 '셀프 서비스'라고 하면
      한국인들은 제일 잘 알아듣는다~~ ^^
밤이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노란색 작은 전구알들이
리조트의 정원을 밝히고..
야외 식탁에서 작은 촛불을 켜놓고...
랍스터에 맥주 한 잔.. 정말 행복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
모두들 세도나에서의 하루에 만족한 듯
즐거운 표정이었다.
낮시간동안 수영을 하고 일광욕을 하고..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골프를 치던 사람들..
지금 이 시간.. 다들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아
곳곳의 식당에서 또 즐거운 밤시간을 보내고 있겠지..
사실 전에는 이것 저것 바쁘게 보고 즐기는 여행만
좋은 줄 알았는데, 이번에 알게 되었다.
정말 모든 걸 잊고 쉴 수 있다는 것... 그 즐거움.
빈탄에서 겨우 하룻밤이라는 게 너무 아쉬워.. 흑
맛있었고 멋있었던 저녁 식사를 마치고!
(물론 식사값은 무지 비쌌다.
사인 하나로 가뿐하게 끝냈지만~
사실 엄마의 카드를 믿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식사! -_-;)
이제 기대했던 밤 수영!
앗! 그런데..
수영장에 가보니.. 7시 30분에 폐장이란다.
벌써 8시가 넘어서 물은 거울같이 잔잔하다.
우리는 정말 대실망이었다.
식사하러 내려오면서 본 수영장..
약 7시경에 본 밤수영장의 모습은 정말 멋있었다.
수영장 물 속에 조명을 설치해서...
그 물에서 수영하는 사람들 모습이 환상적이었는데.. 흑..
이제 수영장 근처에서 배회하는 사람들 뿐..
물 속에는 아무도 없다.
사실 7시 반까지 수영장에서 놀다가..
천천히 식사를 했으면 좋았을 것을..
오늘 가장 기대했던 밤 수영을 못 하고
가슴을 치며 아쉬워하던 우리!
리조트 주위를 산책했다.
세도나 리조트는 정말 크다.
리조트 자체에 골프장 두개를 포함하고 있을 만큼..
수영장도 우리 방과 해변 근처의 것 외에도..
또 하나가 더 있다.
그리고 갖가지 체육시설에 오락실..
서바이벌 게임장 같은 곳까지..
밤수영을 못한 아쉬움을 계속 곱씹으며
리조트 주위를 계속 배회하던 우리..
빈탄섬에서의 하루가 너무 아쉬웠다.
피곤해진 엄마는 먼저 방에 들어가 쉬겠다고 하시고..
동생과 다시 수영장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아니.. 그런데!
수영을 하고 있다!
몇몇 용감한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거울같이 맑았던 수면이 다시 일렁이고..
동생과 나!
거의 미친 사람처럼 방으로 뛰어올라갔다.
왜? 다시 수영복을 입기 위해서..
이때를 놓치면 안돼!
계단을 두개씩 뛰어오르며..
수영장에서 정원을 가로질러 방문을 쾅쾅!
다시 수영복을 입고.. 또 미친 듯 내려오기~
(그때의 흥분과 감격이란~)
혹시 우리가 수영복 입고 온 사이에
다시 사람들이 사라진 건 아니겠지..
누군가 와서 사람들을 들여보낸 건 아니겠지..
아니었다. 사람들은 더 늘어나 있었다.
이제는 과감하게 수영장에서 공놀이까지 하고 있었다.
한국 사람들이었다!
역시 세계 어딜 가도 베짱 좋은(?) 한국 사람 만만세! -_-;
우리는 겉에 입었던 옷과 안경을 벗어던지고!
그렇게 소원했던 물에 뛰어들었다.
구불 구불한 풀이어서 우리 쪽에는 아무도 없었다.
푸르고 노란 조명에 물 속이 더 환했다.
물 위에 누워 하늘을 보니.. 하늘에 별이 가득이다.
야자 나무 잎도 드리워져 있다.
정말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하며
우리는 지칠 때까지 수영을 했다.
30분.. 아니.. 1시간...
그리고 밤 바다에 갔다.
리조트에 끼어있는 해변이어서
밤에 가도 전혀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나와있었다.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바다를 바라보니..
둥근 해안선이 꼭 트루먼쇼의 스튜디오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해안선이 둥근걸까?
나는 잠시 여기가 적도라 그런거라며 또 우겼다.)
밤바다.. 둥근 해안선을 보며
아쉬운 빈탄섬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방에 들어와..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너무나 포근하게, 뿌듯하게 잠이 들었다.
 
<다시 싱가폴로>
 
8월 29일 일요일!
띠디딕.. 띠디딕..
알람시계가 울린다.
6시! 1시간을 더 침대에서 뒹굴다가 겨우 일어났다.
밤늦게까지 수영했는데..
또 할까? 그냥 더 잘까?
망설이다 그냥 벌떡 일어나서
양치질만 하고 수영장으로 또 달려간다.
상쾌한 아침 수영~~ 룰루루~
벌써 꽤 많은 사람들이 풀 주위에 누워있다.
눈 뜨자마자 하는 수영도 개운하고 즐겁다.
수영을 하고.. 벤치에 누워 하늘도 바라보고..
마지막으로 해변에 나가
삐익 삐익 소리나는 모래도 밟았다.
(잠깐! 모래가 밀가루처럼 고우면
걸을 때 삑삑 소리가 난다고 한다 /'호기심 천국'중에서)
그리고 아침 뷔페를 맛있게 든든하게 먹고!
빈탄에서의 짧지만 더할 나위없이 즐거웠던 하루!
찰칵! 세도나 호텔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10시 40분,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다시 반다벤탄 텔라니 페리터미널로 가서
잠깐 폴로 매장에서 쇼핑을 한 후
(무척 싸다.. 한국의 1/3 가격!
그런데 시간이 없어서 망설이다
아빠 셔츠 하나밖에 못 샀다..흑)
11시 45분에 출발하는 배를 탔다.
다시 싱가폴로!
배에 오르자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한다.
조금씩 뿌리던 비..
배가 출발하자 소나기로 변하고,
올 때 그토록 잔잔했던 바다가 출렁 출렁~ 스릴이 넘친다.
비 오는 초록색 바다..
몽환적인 분위기다.
테리 길리엄 영화처럼..
우려했던대로 싱가폴에 도착해서도 비가 내린다.
비가 오는 타나메라 터미널..
예쁘다.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 그 하얀 건물에 빨간 지붕..
뒤늦게..
돌아가는 비행기 리컨펌을 안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싱가폴 항공사 번호를 알아내려고
싱가폴 114 (몇번이더라.. 기억이 안 난다)에 전화를 하는 등
씨름하다..
그냥 공항에 가서 리컨펌을 하고 다시 시내로 나오기로 했다.
(페리 터미널과 공항은 무척 가깝다)
다시 택시와의 싸움!
엄청난 인내심을 갖고 택시를 기다린 후..
(싱가폴.. 다 좋은데 택시 잡기가 쥐약이다)
공항에 갔다. (공항까지 약 5달러 정도)
그리고 개운하게 직접 리컨펌을 한 후!
다시 36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처음 도착한 날을 복습하는 기분!
<선텍시티몰과 아랍 스트리트>
이제 싱가폴에서의 남은 시간 동안 뭘 할까?
8시에 YMCA에 가서 짐을 찾을 때까지
약 다섯 시간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나이트 사파리도 못갔는데,
오픈 스타일로 유명하다는 싱가폴 동물원에 갈까?
아니.. 관광지만 보고 갈 수는 없지..
리틀 인디아와 아랍 스트리트에 가서
다민족 국가 싱가폴을 체험해볼까?
아니면 싱가폴 극장 구경도 할 겸..
일본 영화 <링>을 볼까?
(동생과 나는 링, 라센, 루프의 광 팬!)
망설임 끝에 결국 리틀인디아와 아랍스트릿을 보기로 했다.
사실 동물원에 가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듯 해서..
(다음에 오면 꼭 가봐야지..)
처음 왔던 길을 그대로 복습하며
버스는 서서히 시내로 들어서고..
눈에 확 들어오는 커다란 분수!
아.. 선텍시티몰이다!
현대건설이 지었다는..
전체 넓이가 축구장의 7.5배라나..
분수는 세계 최대로 기네스북에 올랐단다.
(그런데 생각보다 별로 안 크다..)
버스에서 내려 잠깐 선텍시티몰을 둘러보고..
(정말 크다..
그런데 가이드북에 나온, 일본만화 캐릭터상품 매장이라는
'기프트 랜드'는 그냥 초등학교 앞 문방구 수준이다.. 실망~)
택시를 타고 부기스 역에 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확실히 이 동네는 변두리 냄새가 좀 난다.
부기스빌리지를 지나.. 아랍 스트릿으로..
그런데 일요일이라 상점이 모두 문을 닫았다.
물론 상점을 보러 온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영 횡 하니.. 재미가 없다.
재미없어하는 엄마와 동생을 설득해가며 계속 걷기..
얼마 안 가서 노란색 돔을 지닌 모스크가 보인다.
술탄 모스크!
사진에서 볼 때는 황금색으로 멋있었는데..
실제로는 좀 낡은 건물이다.
그래도 이국적인 분위기 앞에서 사진 한 방 찍고!
엄마는 동네 분위기가 좀 후즐근해지자..
왠지 무서운 모양이다.
골목으로 들어가자 자꾸
볼 거 없네.. 빨리 가자며 재촉.. -_-;
설상가상..
술탄 모스크 입구에서 사진 찍으며 기웃거리자
거지 아저씨가 손을 내민다.
1달러 동전으로 아저씨를 달래고!
예배를 보러 온 헝겁(?)을 뒤집어 쓴 아랍 여인들을 보며
잠깐 이국 향취에 젖은 후..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내 계획대로라면 리틀 인디아쪽으로 계속 걸어서
스리 스리니바사 페루말 사원을 보고..
또 전형적인 중국 사원이라는 렁산시도 보고
타이 사원인 천등 사원도 보면서
아랍, 인도, 중국. 태국 사원 네 곳을 비교해보는 것인데..
엄마와 동생의 반응이 영 시원찮다.
여행 막바지에 오니 걷기도 싫고..
칙칙한 동네쪽으로 가기 싫다는 분위기다.
사실 나도 제일 기대했던 술탄 모스크가 생각보다 별로라
자꾸 망설여지고..
결국 포기.. 흑.. (아쉽다)
 
<싱가폴 떠나기>
 
부기스에서 MRT를 타고..
이젠 우리 동네처럼 익숙해진 오차드 로드로 갔다.
그리고 오차드 에메랄드 지하에서
다시 맛있는 불고기와 된장찌게를 먹고!
마지막으로 불빛이 화려해진 밤의 오차드 거리에서
위즈마 아트리아와 다까시마야 백화점을 둘러본 후..
밤 8시 30분!
맡겼던 짐을 찾고
YMCA 건너편에서 36번 버스로 다시 창이 공항에 갔다.
(버스 안 에어컨 때문에 무지하게 떨었다..)
너무 추워서..
버스가 공항 지하에 도착하자마자 뛰어내린 우리!
이곳은 1청사였다.
우리가 가야할 곳은 2청사!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모노레일이 있으니까..
(아.. 싱가폴에서 모노레일 지겹게 탄다..)
출국 수속을 하고..
엄청 넓은 공항 면세점에서 정신없이 쇼핑도 하고..
밤 11시 50분에 떠나는 싱가폴 항공에 올랐다.
겨우 3박 4일(5일?)
집에서 뒹굴었다면 그저 순식간에 지나갔을 시간이지만..
싱가폴에서의 시간은 너무나 길었다.
그리고 너무나 좋았다.
정리 TIME!
서구의 냄새가 물씬 풍겼던 창이 공항..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길의 쭉쭉 뻗은 열대 나무들..
거대한 오차드 로드! 이젠 너무나 익숙해진 MRT!
셴튼웨이의 빌딩숲과 그 아래 푸른 잔디밭..
낭만이 넘치던 클라크키..
잊을 수 없는 순백의 래플스 호텔과 롱바와 싱가폴슬링!
그리고 보타닉 가든과 주롱새공원의 풋풋한 자연 냄새..
센토사섬의 몸서리치게 무서운 케이블카 -_-;
거대한 멀라이언과 분수쇼와 아름다왔던 야경!
또 플래닛 헐리우드에서 술 취하기!
빈탄섬에서의 밤수영, 씨푸드 뷔페, 하안 모래사장..
멋진 세도나 리조트와 페리 터미널..
참! 세도나에서 우릴 졸졸 따라다니며
애교를 부리던 표범을 닮은 고양이도 있었지!
그리고 겨우 사진 한장의 추억이지만
왠지 뿌듯한 아랍스트릿의 술탄 모스크까지..
  
이번 여행은 한상 가득 차려진 밥상에서..
밥그릇 싹싹 비우며 맛있게 포식한 느낌이다!
비록 훈장처럼 남은 건
얼굴에 가득한 땀띠,

그리고 한 달 가까이 남아있는 휴가 후유증이지만.. 

 

2005/06/26 (일) 0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