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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llermo del Toro [Pan's Labyrinth] (2006)

tunikut 2008. 12. 19. 16:11

 

** 약간의 스포일러성 코멘트가 있습니다.

 

난 환타지 영화를 아주 싫어한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을 정도다. 그래서 최고라는 팀 버튼 감독에 대해서도

나한텐 무관심 그 자체다. (비교적 최근에 봤던 니콜 키드만 나오는 "황금 나침반"은 정말 보다보다 뭔 내용인지도 모르겠고 졸려서

죽는 줄 알았다.) 그런 내가 이걸 봤다. 그리고 여기에 포스팅을 한다.

 

난 예전에 극장에서 이게 상영할 때 포스터 느낌만 딱 보고 무슨 '옷장' 뭐 그런 시리즈와 일맥상통하는 영환줄 알았다. 그냥 뭐..

꼬마애가.. 다른 세계로 향하는 어떤 연결의 끈을 발견하고.. 그 다른 세계로 가서 동심의 나래를 펼치고.. 현실로 돌아오는 뭐 그렇고

그런 이야기겠지.. 했다. 그래서 명배우 베니치오 델토로와 이 영화의 감독 이름이 비슷하다는 사실 빼고는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진

영화였다.

 

그런데 최근에 CNN에서 '역대' 최고의 괴수 영화 베스트 10을 선정했고 "드라큘라", "킹콩", "프랑켄슈타인", "죠스" 등을 제치고

당당히 2위에 오른 영화가 바로 이 "판의 미로"라는 사실에 놀랐고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하고 어젯밤에 봤다가 흠칫 놀란 영화다.

으와.. 이건 절대 어린이들이 봐선 안될 동화환타지다. 포스터에도 적혀있지 않나.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흔히 '잔혹동화' 내지는

'다크 환타지'라고 불리우는 스타일이라고 보면 되는데 영화 내내 우울하고 어두운 배경과 악마적인 (비달 대위는 당연하고 오필리아

를 지하왕국으로 안내하는 Pan도 전통적으로 사탄을 형상화하는 염소뿔을 가지고 있다) 캐릭터들.. 절대 잊혀지지 않는 그 벽문안

지하 통로 끝에 앉아있던 손에 눈 달린 괴물과 노랗고 빨간색으로 채색됐지만 굉장히 불길한 느낌을 주던 통로.. 그리고 해피 엔딩

이라고도 볼 수 없고 새드 엔딩이라고도 볼 수 없는, 이 관점에서는 해피하고 이 관점에서는 새드한.. 정말이지 오묘하면서 무섭고,

슬프면서 찝찝한 결말.. 등 절대 거대 스케일이나 화려한 느낌이 아닌 어둡고 조용하고 거칠며 추잡한 이 환타지물을 절대 잊지 못할

듯 하다. 감독의 이후작인 "오퍼나지"도 봐야겠다.

 

환타지물을 싫어하는 이들이여. 이 영화를 꼭 보자. 이 영화는 '옷장' 아니다.

 

2008/11/11 (화)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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