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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이어도] (1977)

tunikut 2008. 12. 19. 15:58

 

** Do not read unless you wanna be spoiled.
 

주말에 이걸 봤다. 극장엘 못다녀서 이렇다 하게 화끈한 집중력을 동원해서 영화 볼 기회가 박탈되다보니 한동안 심심했는데

정말이지 간만에 온 정신 집중해서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김감독님의 다른 작품은 밑에도 쓴 "육식동물" 밖에 못본지라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논할 자격이 못되지만 애초 기이하고 무섭고

뭐 좀 그럴 거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이 영화는 에로틱 스릴러나 호러라기 보다는 한편의 잘 만들어진 환타지 드라마 내지는

소프트한 스릴러라고 보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러나 감독님이 감독님인지라 역시나 뭔가 이상하고 불길한 분위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시종일관 관객의 기분을 껄쩍찌근하게 만들고 있다. 연극배우 박정자씨의 그야말로 '신들린' 연기도 멋지고 (이걸 전문적으로 무슨

기법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동일한 싯츄에이션을 다른 시점과 각도로 보여주는 장면이나 5-6개 정도의 서로 다른 시간축이

엇갈리는 기법, 유명한 종반부의 '그 장면' 등은 77년에 나온 영화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게 만든다. (특히나 문제의 그 장면은

지금 개봉된 영화라고 해도 꽤 반향과 논란을 일으킬 여지가 다분하다. 난 젠장 '그런 장면'이 있다는 걸 미리 알고 봐서 종반부에

받았을 충격이 완전 반감됐다. 절대 절대 보고 싶은 영화는 미리 어떠한 글도 읽지 말자. 젠장)

 

시제가 왔다 갔다 하다보니 은근히 관객 입장에서 혼란이 오는데 당연 감독이 의도한 바인 듯.. 실제로 천남석의 집에서 천남석과

비닐 뒤집어쓴 민자가 만나는 장면-정사씬, 천남석의 집에서 선우현과 비닐 뒤집어쓴 민자가 만나는 장면-정사씬 등은 이게 먼전지

저게 먼전지 다시금 돌려보게 만드는데 이런 장면들이 영화 전체에 걸쳐 꽤 많다. 멋지다 멋져!

 

** very special thanx to ssabari

 

2008/10/13 (월)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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