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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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l & Ethan Coen [No Country for Old Men] (2007)

tunikut 2008. 12. 19. 13:36

 

"아리조나 유괴사건"과 "위대한 레보스키"를 보고 확 반해버리고 "바톤 핑크", "밀러스 크로싱", "파고"를 보면서 팬이 됐지만

(대학 시절 연극영화론 강의 들으면서 "파고와 코엔 형제"라는 주제로 레포트를 써서 A+을 받기도 했다 ㅎ)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를 보면서 어 이건 좀 아닌 듯 한데라고 생각하다가 "참을 수 없는 사랑"을 보고 캐실망해버린

나에게 다시금 역시!! 하는 마음을 되돌려 갖게 해준 코엔 형제의 이번 아카데미를 휩쓴 바로 그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서 다들 그렇겠지만 익숙한 헐리우드식과는 동떨어진 이야기 전개와 뭔가 여운을 남기는 듯, 불완전한 결말을 보고

선뜻 내 블로그의 'favorite movies'란에 이 영화를 올릴까 말까 고민을 했지만 그래도 초반부터 종반까지 전혀 지루함없이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과 영화 전문가가 아닌 나로서도 정말 탄복하게 만드는 구성/연출력에 '역시 코엔 형제! 진짜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

을 갖게 됐다. 정말이지 악당 앤톤 쉬거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왠만한 공포영화보다도 더한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시종

일관 돈과 주인공의 행방에 깊이 감정이입되는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영화가 가장 멋진 점은 앞서 말했 듯이 '눈을 뗄 수 없는 서스펜스/긴장감'이지만 그 외에도 나처럼 '코엔식 코미디'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한 배려도 있다. 특히나 초반부에 "개까지 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토미 리 존스의 대사, 르웰린이 도망가면서 강을

헤엄칠 때 풍덩 몸을 던져 헤엄치며 쫓아오던 개는 마치 "아리조나 유괴사건"에서의 개추격씬을 연상시켜 재미있었고 가장 하일라

이트는 피흘리며 쓰러진 르웰린 앞에서 노래부르던 멕시코 악단의 표정 변화.. 크하하! 난 이런 식의 유머가 참 좋다.   

 

허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물론 영화의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코엔 형제가 의도했던 주제 의식을 토미 리 존스의 결말씬을 통해

표현하려 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 주제의식에 관객들이 동조하기엔 영화의 초반부터 종반까지 굉장한 긴장감과 스릴감을

유발하며 전개된 '돈가방 사건'에 우리들은 너무 관심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끝에 이 부분에 대한 플롯을 살짝 끼워넣어줌으로써

조금만 관객들에게 친절하게 끝내줬으면 정말 완벽하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가져본다.

 

2008/02/28 (목) 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