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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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Cronenberg [The Fly] (1986)

tunikut 2008. 12. 19. 12:59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영화들이 주는 이미지가 '꾸물꾸물 흐느적거리는 괴물벌레'로 대표된다고 봤을 때 아마도 이 영화가 그 시작점이

아닐까.. 싶다. (그 전에도 있을 수도 있다.) 초중반부에 telepod를 통해 반쪽만 합성된 원숭이가 핏덩어리가 돼서 꾸물꾸물거리는 데서

이미 알아봤지만 역시나 중후반부에 보여주는 엽기적인 파리괴물은 나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켰다. 내가 초등학교 때 국내 개봉돼서

충격적인 영상으로 화제를 몰았던 작품인데 그 때 못보고 지금 와서 빌려보니 그 감회가 남다르고 100분이라는 시간이 송두리째 지나갈

만큼 정말정말 재미있었다. 80년대 특유의 다소 조잡한 화면에 조잡하고 드럽게 변해가는 괴물의 모습이 요즘의 각종 CG로 범벅된 이미지

보다 훨씬 더 그로테스크하고 전달력이 강한 건 나만의 생각일까? 암튼 가장 이 영화가 좋았던 부분은 그냥 '사람이 파리괴물로 변한다'는

현상 자체만 다룬 게 아니라 마치 영화 "샤이닝"에서 처럼 서서히 광기적으로 미쳐가는 한 과학자의 심리적인 부분까지 다루고 있다는

- 그래서 더 무서운 - 점이다. "비디오드롬"과 "네이키드 런치"도 빌려보고 싶은데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2007/07/05 (목) 0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