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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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 Condon [Dreamgirls] (2006)

tunikut 2008. 12. 19. 11:36

 

198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동명의 뮤지컬을 "시카고"의 빌 콘돈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으로 Diana Ross가 있던 60-70년대 여성 알앤비 그룹 The Supremes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사실 어제 오늘 주말 이틀 동안 "바벨", "아버지의 깃발" 그리고 "드림걸스" 이렇게 세편의 영화 를 봤는데 제일 기대했던 "바벨"이 가장 실망스러웠고 제일 생각 없이 본 바로 이 영화 "드림걸스" 를 보고 완전 반해버렸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뚜 감독의 "바벨"은 사실 내가 "21 그램" 을 워낙 감명깊게 봐서 비슷한 플롯을 기대했으나 후반부에 각각의 인물들이 서로 가까이 얽혀버리는 "21 그램"에서와 달리 너무 다국적이고 다인종적이어서 서로 관련은 있지만 인물 들 사이에 "21 그램" 만큼의 깊은 관계를 이끌어내지 못한 "바벨"은 좀 아쉬웠다. 뭘 얘기하려고 한건진 알겠지만.. 좀..)
 
암튼.. 먼저 이 영화가 나한테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마치 blaxploitaton 무비처럼 거의 모든 출연진들이 아프로-어메리칸들이고 또한 그들의 삶과 애환과 소울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 특히나 중요한 장면에서의 진심이 담긴 듯한 배우들의 명표정연기들은 특히나 나처럼 흑인 음악에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음악팬들에게는 큰 선물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뮤지컬의 형식을 빌어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줄곧 그들이 아니면 들려줄 수 없는 알앤비-소울 음악 이 시종일관 울려퍼져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해주고 있으며 가창 실력이 생각보다 월등한 비욘세부터 시작해서 JB의 필을 그대로 담은 에디 머피의 (그동안 숨겨져 있었던) 제대로 간지나는 스테이지 매너와 노래 실력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고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은 에피 화이트역의 배우인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제니퍼 허드슨의 명연기와 '소울'이 뭔지 제대로 정의내려주는 노래들은 이 영화의 백미이다. 영화 중반부 텅빈 바에서 제니퍼 허드슨이 "제발 날 떠나지 말라"고 애걸을 하며 부르는 곡과 후반부에 스튜디오에서 비욘세가 들려주는 "Listen"은 정말이지 영화를 보는 중에도 배우들 에게 감정 이입되어 눈물을 핑 돌게 만들었다.
 

일반팬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만한 영화지만 특히나 흑인 음악과 아프로-어메리칸 컬쳐, 그리고 소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보시길 적극 권유한다. 내친 김에 오에스티도 사야겠다!

 

2007/02/26 (월)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