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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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n Howard [The Da Vinci Code] (2006)

tunikut 2008. 12. 18. 17:36

 

말도 많은 영화 "다빈치 코드"를 방금 신촌 아트레온에서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보고 들어왔다. 일단 난 이 베스트셀러가 '올 여름 흥행 대작 블록버스터로 영화화된다'는 얘기를 듣고 사실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소설인데 왠지 이런 건 영화 보기 전에 책으로 읽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번뜻 들어 얼른 1주일 동안 시간을 내 꼬박 두 권 짜리 책을 다 읽고 이걸 봤다. 그렇다면 내 느낌은?
 
뭐 책을 읽은 사람들은 너무 생략이 많다, 좀 약하다 등등으로 실망하고, 책을 안읽은 이들 에게는 뭔 내용인지 대사가 너무 많고 빨리 지나가서 잘 모르겠다는 이유로 실망한다고 하는데 일단 책을 다 읽고 나서 본 내 느낌은 정말이지 왜 이 블로그의 이 카테고리에 올라 왔는지 이유와 같다.
 
일단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뿌듯했던 것 중 하나가 책을 다 읽은지 이틀 만에 영화를 바로 봐서 그 줄거리나 장면 등등이 실제 영상화되어 내가 이미 읽었던 걸 잽싸게 샥샥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 영화 보는 내내 속도감 있는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는 거고 또한 4월 초에 루브르를 포함해서 파리에 다녀왔기 때문에 영화의 배경 속의 현장감이 그대로 느껴졌다는 점도 좋았다. 런던도 같은 맥락으로 그랬고..
 
영화는 장대한 분량의 스토리를 2시간 남짓으로 함축시키느라 많은 부분을 스킵하지만 그래도 역시 론 하워드 감독은 대단한 게 거의 모든 장면을 책 그대로 충실하게 옮기려고 한 노력이 보였으며 시간 관계상 건너뛰기 위해 플롯과 약간의 스토리도 살짝 바꾸어 시간을 경제적으로 유용하게 썼다는 점이다. 또한 로버트 랭던, 소피 느뵈, 브쥐 파슈, 콜레, 레이 티빙, 사일래스, 아링가로사, 레미, 베르네 등 주요 인물들의 캐스팅도 내가 책을 읽으면서 떠올렸던 이미지와 아주 잘 맞았다.
 
또한 이 영화는 심지어 책에서 누락된 내용을 보충하기까지 하는데 이 점에서 론 하워드의 능력 에 다시금 놀랐고 뭐니뭐니 해도 가장 압권은 영화의 엔딩이다. 오히려 책에서는 그 느낌이 잘 살지 못하고 엔딩이 좀 시시한 거 아니냐, 흐지부지 끝나는 거 아니냐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영화의 엔딩에서 장엄한 음향 효과와 함께 정말로 인상적으로 처리했다는 점은 정말이지 매우 만족스러웠다. 책에서 받은 감동을 잘 못살리면 어떨까 내심 걱정했던 건 기우였다.
 

고로 내 결론!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라는 작품을 complete하게 '음미'하려면 책도 다 읽고 영화도 반드시 봐서 두 가지를 합쳐야 된다는 거다. 아마 론 하워드 감독도 관객에게 그것을 요구하는 게 아닐까?

 

2006/05/21 (일) 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