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tunikut's prejudice

Atari Teenage Riot [1995] (1995, DHR)

tunikut 2016. 11. 18. 15:45


혹자는 아니면 나는 나한테 내 정치적 성향이 뭐냐고 가끔씩 물어보는데 그냥 쉽게 말해 '중도'라고 하고 넘어가버리긴 하지만 온갖 내 속에는 잡동사니 같은 게 막 섞여있는 형태라 뭐라 딱 찝어서 말하기 무척 곤란하다. 왜냐면 나 역시 오일팔을 민주화항쟁이라고 믿고는 싶지만 진짜 거기 북한군이 개입했나 존나 의심스럽기도 하고 세월호야 뭐 이루 말할 것 없이 사고난 그 직후 순간부터 지금까지 내 머리 속에서 그 진실을 알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으니 이쯤 되면 내가 흔히 말하는 보수인지 진보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거 아닌가. 난 뭐 무슨 그런 이념 같은 거 없다. 가끔씩은 변희재나 황장수의 말에 환호하기도 하고 가끔은 유시민이나 김어준의 말에 환호하기도 한다. (신의 한수는 공감하기 힘들다) 그냥 모든 거짓 속에 가려진 '진실'이 알고 싶을 뿐이고 그냥 그렇게 진실만을 추구할 뿐이다. 그래 난 회색분자지만 나 스스로는 '진실주의자'다. 


하지만 가끔씩 지금처럼 시국이 개씹소말좆같은 경우에는 완전 아나키스트적으로 변하기도 하는데 아예 다 뒤집어 엎어버리고 싶다는 심리적 변환 상태가 꿈틀거리기도 하고, 내가 레지던트 4년차 때 내 위에 있던 주니어 스탭이 내 동기보고는 한나라당 스타일이라고 하(면서 좋아하)고, 나보고는 민주당을 넘어서 민주노동당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게 사실 날 흉보는 투로 말한 거였는데 난 그때 내심 되게 기분 좋았다. 난 먼 나라에 와서 살고 있지만 정말 뉴스를 보면서 화가 좆물처럼 치솟는데 모든 걸 투명하게 털어놓고 죄값을 진실 그대로 받아도, 겨우 겨우 국민들의 기분이 풀릴까 말까인데 이런 와중에도 어떻게 꼼수를 좀 써볼까, 어떻게 조금 피해가볼까 궁리만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진짜 말그대로 토나올 정도로 역겨울 뿐이고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싫다. 오늘은 모 의료기관 관련 기사를 보면서 또 한번 내 듀라 메이터가 찢어질 정도로 뚜껑이 열려버렸는데 세상에 무슨 의료기관 홈페이지에 남부끄럽게 검진 에이 셋트 200만원 검진 비 셋트 190만원 뭐 이런 식으로 무슨 요새 식당에서도 안하는 홈페이지 가격 공개를 남사시럽게 떡하니 공개하면서 무슨 온갖 말도 안되는 검사들을 때려 쏟아붓듯이 검진이라는 명목하게 개지랄들을 자행하고 있는데 아니 씨발 건강한 사람 붙잡아다놓고 무슨 브레인 엠알에이를 왜 찍고 앉았으며 에코는 또 왜 하고 아이 썅. 무슨 씨발 한국 의료 시스템이란 게 존나 환자 터치도 안하고 씨발 지방에서 5시간 걸려서 올라와서 대기실에서 5시간 기다렸다가 10초 진료 하고 "결과 좋은데요" 한 마디 던지고 그걸 진료라고 하고 지랄하고 자빠졌고 특진비는 다 받아쳐먹고 그 모 의료기관은 무슨 뭐 고위층들을 위한 초호화 건강 유지 라운지인지 뭔지 지랄fuck을 만들어놓고 트레이너들을 봉건시대 종처럼 부리고 앉아있고, 그게 니들이 행하는 의료냐? 그게 건강증진이냐? 그게 예방의학이냐? 모든 검사란 건 필요할 때 해야 하는 거고, 기본적으로 의사가 환자를 본다는 것은 환자를 보고 앉아서 환자가 말하는 병력을 청취하고 그 다음에 직접 의사의 손으로 만져보고 두드려보고 들어보고 들여다보고 까보고 해야 되는 거다. 나도 한국에서 의사할 때는 몰랐다가 미국에 와서 이게 진짜 의료라는 걸 알았고, 정말 답답하리만치 미국에서는 (물론 안 그러는 인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의료가 진짜 우리가 학생 때 교과서에서 배웠던 대로 진단이 이루어지고 치료가 이루어진다. 한국에 있을 때 감기 환자 보고 (교과서 대로) 물 많이 먹고충분히 휴식 취하면 된다고 대답했다가 선배가 너는 무슨 그런 식으로 환자를 보냐 약을 지어줘야지 하면서 온갖 기침약 가래약 콧물약 해열진통제 다 섞어서 처방하는 거 보고 아 감기도 이렇게 처방이 필요하구나라고 알고 있다가 미국에 와서 감기 환자 보고 어떻게 좀 기침약이나 가래야이나 콧물약좀 처방해볼까 했더니 프리셉터가 무슨 감기에 처방을 하냐고 물 많이 마시고 쉬면 되지 하고 말하는 거 보고 진짜 우리나라 의료가 참 많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했다. 도대체 검진센터라는 게 왜 필요하고 그걸 가지고 무슨 로칼 성형외과에서 쁘띠성형 얼마 뭐 얼마 가격차림표 매기는 것처럼 검진을 셋트별로 나눠서 가격매기기질을 하고 있질 않나, 원래 건강유지-건강증진이라는 건 사람의 나이와 성별에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상담과 최소한의 검사만 가이드라인에 따라 해주면 되는 거다. 몇세 이상 되면 흡연력을 보고 필요한 경우 선택적으로 폐 ct를 찍어서 폐암을 검진하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 게 우리나라에는 하나도 없고 일차 의료시스템에서 해야할 것들을 대형 3차 병원에서 검진센터라는 명목으로 사람들을 긁어모으고 있으니 일차진료의-개업의가 다 죽어버리고, 결국 먹고 살기위해 쁘띠성형 뭐 개지랄로 가는 거고, 그렇게 쓸데없는 고가의 검사 장비들을 돌리고 자빠졌으니 쓸데 없는데 돈을 쓰고 경제가 안좋아지는 거고, 사람들이 죄다 3차 병원으로 몰리다보니까 개업의들을 죽어버리고 3차 병원 교수들이 감기 환자나 보고 앉아있고 환자가 너무 많다고 앓는 소리나 하고 그러다보니 10초만에 진료 다봐버리고 특진비 챙기니 이게 이게 도대체 뭐냐. 뭐냐고. 


암튼 아타리 틴에이지 라이엇의 1집 앨범은 이런 마음 상태에서 들으면 딱인 앨범으로 처음 두 곡부터 완전 알렉 엠파이어 고유의 우퍼를 퍽퍽 때리는 베이스음 노이즈로 미친놈같이 박자감도 못살릴 정도로 존나 무식하고 빠르게 퍽퍽 찍으면서 전개되는데 이건 무슨 음악인지 그냥 음악을 빙자한 존나 화풀이인지 구분이 안가고 레이븐베이싱에서는 클래식 알렉 엠파이어 시그너처 스타일의 달리는 드럼앤베이스가 존나 귀를 즐겁게 해주고 거기에 맞춰서 양손을 전후로 흔들며 달리는 동작을 하다가 이어지는 초대박 싱글 스피드에서 하닌 엘리아스의 살짝 살짝 등장하는 목소리가 존나 매력적이면서 후렴구에 투스텝의 빠른 비트 때문에 결국 주체를 못하고 몸을 전후 운동에서 상하 운동으로 전환하게끔 하는 감이 있고 조금 뜬금 없지만 sex에서 약간 쉬어가는 느낌으로 좀 섹시하게 가면서 알렉 엠파이어의 또다른 장기인 몽롱한 느낌으로 완급조절을 잘해주고 있으며 그 다음부터 다시 또 썅 개 존나 달리는데 후반부에 또 유명한 싱글인 키즈 아 유나이티드는 알렉 엠파이어가 뉴욕 하드코어 (요거의 영향은 초반부 트랙들에서 잘 나타남) 뿐만 아니라 펑크의 영향도 짙게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룹명부터 곡들 제목부터 끝날 때까지 아주 처절할 정도로 riot riot riot을 존나게 외치는데 진짜 요즘 같을 때 들으면 막 진짜 당장에 들고 있던 랩탑을 창문으로 던져서 깨버리고 창밖으로 뛰어내려서 웃통 까고 자지 흔들면서 개지랄하고 싶어진다. 


아 몰라 암튼 리뷰 쓰려고 시작했다가 존나 딴 소리만 지껄였는데 좀 아니다싶어서 끝에 살짝 영혼 없이 리뷰 써봤다. 에라 몰라 암튼 요새 한국 존나 불쌍하고 단군 아저씨한테 존나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