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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boy Q [Habits & Contradictions] (2012, TDE)

tunikut 2016. 7. 3. 09:15


스쿨보이큐의 2집이면서 제일 히트작이면서 평도 가장 좋은 앨범이 바로 이 Hnc인데 큐의 앨범들을 아무리 반복해서 들어봐도 느끼는 건 정작 큐 본인은 앨범의 컨셉과 앨범간의 연결성, 스토리 이런 것들을 중요시 생각하지만 사실상 그런 것들이 케이닷의 앨범들처럼 그렇게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데 이건 프로페셔널한 큐 자체가 어느 정도는 약간의 타협을 시도한다는 것이고, 그러다보니 앨범에는 적당하게 안전한 킬링 트랙들을 적재적소에 배치시켜 놓다보니 전체적인 유기성이 약간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완벽을 추구하는 입장에서의 '단점'이지 그걸로 인해 앨범의 퀄리티가 크게 위협받지는 않는다고 볼 수 있겠다. (바를 올려버린 켄드릭을 탓해라). 


앨범은 타이틀이나 자켓 이미지부터 뭔가에 자꾸만 탐닉하게 되는 나쁜 습관과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고민하는 자아 사이의 충돌 같은 걸 그리고 있는데, 예전에도 말했듯이 시점은 setbacks 앨범에서 한 단계 과거로 이동한 느낌을 주지만 역시 사실상 그것들이 그렇게 뚜렷한 컨셉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앨범은 시작과 끝에 각각 sacrilegious와 blessed 라는 굉장히 자조적인 곡들을 배치시켜 놓고 그 사이에 대부분의 곡들을 나쁜놈 버젼 (갱스터, 스웩, 여자, 옥시, 위드 등등)의 곡들이 채우고 있는 형태다. 


아까도 얘기했듯이 앨범이 흘러가는 동안 적재적소에 킬링트랙들을 배치시켜놓고 있어 쭈욱 이어서 들을 때 귀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 많아 지루하지가 않다. 어둡고 몽환적인 오프닝 트랙 이후 tHere he go나 Hands on tHe wHeel 같은 히트곡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중반부로 접어들면 어두움의 극치인 tookie knows 인터루드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포티스헤드의 cowboys를 기가 막히게 샘플링한 (3집에서 cHerry를 멋들어지게 샘플링한 man of the year와 같이) raymond 1969나, druggys wit Hoes again, (개인적으로 인생곡인) nigHtmare on fig st 같은 곡들은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이끄는 핵심적인 곡들이며 사이사이에 (마이크 윌 메이드 잇의 동양적인 느낌의 샘플링이 좋은) my Hatin joint나 조용한 소울풍의 groovline pt 1 등의 몽환적인 곡들로 완급 조절을 하고 있다. 켄드릭이 참여해 힘내라고 북돋아주는 blessed 이후 영화의 엔딩 크레딧 같은 느낌의 니가즈.올레디.노우.데이버스.플로우가 지나면 쿠키 영상 같이 다시금 제이락과 함께 멋진 콤비 플레이를 들려주는 킬링 트랙 2 raw로 훌륭하게 마무리하고 있다. 중반부에 애매한 위치에 자리잡은 gangsta in designer (no concept)에서의 말그대로 컨셉 없이 마구 내뱉는 큐의 빡쎈랩도 놓치지 말자. 


글쎄다. 앨범의 타이틀은 습관과 모순이지만, 앨범 전체의 대부분을 뭔가에 홀려서 마구 탐닉하는 듯한 곡들로 꽉꽉 채우고 있어 내 생각에 그의 지금까지의 디스코그래피 중 가장 더럽고 때론 음산하고 어두운 편이며, 우리가 '스쿨보이큐'하면 떠올리는 느낌이나 이미지를 사실상 가장 훌륭하게 포맷한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약! 약! 약!도 이 앨범에서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하니 말 다했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