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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 Russo/Joe Russo [Captain America: Civil War] (2016)

tunikut 2016. 6. 13. 12:34


이제야 봤다. 아........... 진짜. 아니 무슨 미국에 살고 있으면서 한국에 살 때보다 미국 영화를 더 늦게 관람하는 건 무슨 경우냐는 건데 그 이유인 즉슨, 아직까지 영어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서 개봉하자마자 달려가서 본다거나 즉각 집근처 어디 마트 가서 dvd 구입해다가 그냥 봐도 상관은 없다만 (즉, '접근성' 면에서는 최고지만), 매우 매우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한글자막이 없으면 영화를 완벽하게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어서 거기에 아주 작은 대사 하나하나도 놓치기 싫고, 그 작은 대사 하나하나에 나름의 의미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 내 '강박증'적 기질이 더더욱 가미돼 이런 현상을 초래해버렸다. 여기서 탈출할 방법은? 그저 열심히 영어를 단련해서 한글자막 없이 영화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수밖에 없겠지(만 한 육백구십이만팔천오백억만년 걸릴 듯).


이 영화는 여러면에서 꽤 완벽하다. 여러 각도로 설명을 해볼 수 있겠지만 내일 새벽같이 일어나서 출근해야 돼서 그걸 다 막 누구 표현대로 주절주절 적기는 존나 싫고 그렇다고 그냥 좋다 끝 하기도 존나 싫으니 얘기를 해보자면, 이 영화는 화끈한 킬링타임용 액션을 보고 싶은 관객과, 그런 것보다 (마치 다크나이트에서처럼) 히어로 무비지만 좀 개념 있게 진중하게 좀 철학적 뭐 그런 식으로 좀 생각 좀 해보고 싶은 관객 둘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다. 수없이 등장하는 히어로들 하나하나를 제법 균등하게 느껴보고 싶은 관객이 있었다고 해도 오케이인 게 이 영화는 참으로 훌륭하게도 그 많은 히어로들에게 제법 균등하게 나름의 역할들을 꽤 잘 배분해봤기 떄문이다. 선도 악도 없이, 어느 쪽 모두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던 개연성과 타당성이 있는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한대도 이 영화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아직도그러고사냐식의 애니메이션적 cg 보다 더더욱 사실적인 액션으로 진화해가는 히어로 무비의 경향성에도 그 정점에 있는 영화이며, 히어로도 감정이 있고 실수도 할 수 있다는 쿨함까지 갖추고 있다. 거기에 스파이더맨과 앤트맨의 출연이 주는 서프라이즈 깨알 재미까지 갖추고 있으니 두말 다했다.


[아이언맨1],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와 더불어 역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최고작이라 불러도 그닥 어색하지 않겠다. 최소한 '사실적 액션'과 '개연성 있는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말이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야기의 힘'이 항상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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