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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다른 나라에서] (2012)

tunikut 2016. 4. 29. 12:01


2016년에 살다보니 2015년이나 2014년은 정말로 내 기억 속에 존재했던 시간들 같고, 아싸리 옛날인 2002년이나 2008년 등도 기억 속에 또렷이 존재하지만 어중간한 2012년, 뭐 2010년 그러면 정말 그 시간들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어중간해져버리는데 어쨌든 2012년에는 최소한 홍상수 감독님의 다른 나라에서 라는 영화는 있었다라는 잡설이다. 


단순한 것들에 심오한 잣대를 들이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가장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가 '리얼리티'라는 건데 인제 그 말 자체를 마치 신장병동에서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를 싹다 제거해버리자는 누구의 말처럼 그 말 자체를 평론계에서 싹다 제거해버리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하다.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는 쉬운 영화다. 리얼리티니 뭐니 어렵다 저떻다 말하지 말자. 그냥 일상같다 일상. 일상에서 느껴지는 작은 것들이나 사소하게 느껴지는 것에서 문득 뇌리를 스쳐가는 어떤 우연이나 깨달음이나 지각이나 이런 것들을 조각조각 던져넣는 식이랄까. 제발 제발 '잣대'를 들이대지 말자. 


암튼 이 영화는 그간 봤던 홍상수 감독님의 스타일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좋은 영화다. 어딘가 추억, 기억 속에 한번은 느껴봤을 감성들을 여전히 그는 관객들의 마음 속에 프레젠테이션해준다. 두번째 에피소드에서 안느가 남긴 우산을 세번째 에피소드의 안느가 집어가면서 엔딩하는 거. 별 그닥 의미없다. 제발 '해석'하지 말자. 랩퍼가 후리스타일 내뱉듯이 나라도 감독이라면 그렇게 처리했을 거다. 그냥 그건 예술적 인투이션이다. 해석 없다. 유알어에서 빵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