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tunikut's prejudice

Jay Rock [90059] (2015, TDE)

tunikut 2016. 3. 20. 14:02


이 진리는 언제나 통한다. 이 세상에는 risk와 benefit의 두 가지 단면이 존재하고, 그 결과가 risk가 될지 benefit이 될지는 그 각자의 선택에 달렸을 수도 있고, 그 각자의 성향에 달렸을 수도 있고, 신의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거다. 젊었을 때나 어렸을 때나 암튼 소싯적에 지랄발광을 떨었던 사람이 나중에 정신 못차리고 더 지랄발광을 떨면 risk가 되는 거고, 나중에 그 젊었을 때의 지랄발광이 디딤돌이 되어 보통사람 보다 더 성숙한 형태의 어른이 되는 건 benefit이라는 거다. 나도 20대 때는 꽤나 지랄봘광을 떨었던 축에 속하는데 태어나서 한 20여년을 지랄발광만 떨면서 살았더니 이제 이 나이가 되니, "다 필요 없는기라.."가 되는 거다. 얼마전에 내 프로그램 다이렉터하고 미팅을 하는데 나한테 그러더라. 넌 되게 mature하고 humble한 것 같다고. hihi. 


마 제이락이 그렇다는 얘기다. 실제 갱단으로 활동했던 과거를 비추어볼 때 지금의 그는 너무나 성숙하면서, humble하다. 어떻게 보면 투박하고, 어떻게 보면 되게 세련되지 못한 것 같으면서, 자신의 갱단으로서의 과거를 자랑하듯이 드러내거나 그러지도 않고, 적당히 청자들의 귀를 끌만한 잼있는 얘기도 좀 해주고 여자 얘기도 좀 해주고, 군대 얘기도 (아니 이건 아님), 그러면서 지나온 삶을 반추하기도 하고 (벽에 붙어서 세상을 바라보는 파리 비유 존나 멋있지 않나?), 결국에는 강한 어조로 청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메시지로 앨범을 끝낸다. (어머 어머 너무 멋졍!!) 사실 스쿨보이큐 같은 캐릭터는 남자들이 더 좋아하는 캐릭터에 가깝고, 의외로 제이락 같은 캐릭터가 약간 훈남같은 느낌 아니면 이웃집 (싸움 잘하는) 부드러운 삼촌같은 이미지라서 여자들도 왠지 되게 자상하게 잘해줄 것 같은 기대감에, 남자들은 왠지 술이라도 한잔 얻어 마시면서 옛날 얘기 잼있게 해줄 것 같은 느낌에 남자여자 양쪽 다에 인기 많은 스타일이다. (solo는 약간 찌질남 덕후들이 좋아할 만한 이미지고 케이닷이야 뭐..) (실제로 우리 딸도 tde 중에 제이락이 제일 잘생긴 것 같아서 제일 좋댄다.)


그렇기만 하나? 랩은 또 얼마나 맛깔나는데? 뭐 기교가 있다거나 엇박을 탄다거나 막 시종일관 골때리는 펀치라인으로 청자를 착란 상태로 빠지게 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된장국 (gumbo)같이 투박한 느낌에 비트를 착착 타고 감겨 넘어가는 랩이 정말 스파게티를 돌돌 말아서 우적우적 씹는 맛과 같다. wanna ride의 서던 플로우 타는 것좀 봐라. the message의 목에 힘을 쫙 주고 막 뱉어내는 라임좀 들어보라고. 음악도 죽인다. isaiah rashad 앨범을 환타스틱하게 만든 몽롱한 비트같은 맛이 으뜸인 money trees deuce는 진짜 몇번 들으면 그 매력에 빠져 식음을 전폐할 수준이고, 오프닝 necessary 같은 살짝 엇박 형태의 트랩도 무척 신선하다. 90059의 휘몰아치는 붐뱁은 또 어떻고? vice city의 그 몽롱한 비트에 블랙 히피 각자 4명의 개성이 듬뿍 묻어나는 가사들을 좀 나 뿐만 아니라 다 같이 즐겨봤으면 좋겠다. easy bake의 SZA 인터미션 절대 놓치지 말고, wanna ride의 rashad 킬링 훅은 뭐 체크 안하고 싶어도 체크하게 될 거고. 


아.. 멋진 앨범이다. 오늘도 난 money trees deuce의 그 끝 구절을 또 되내인다. Don't let nobody stop you. I MEAN N.O.B.O.D.Y. Uh Huh? 멋진 놈이 멋진 앨범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