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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ic Youth [Sonic Youth] (1982, Neutral)

tunikut 2016. 3. 14. 12:49


밑에 nin 2집 글 쓰면서 소세지 얘기가 나왔는데 소닉 유스의 전설적인 데뷔 레코딩인 이 앨범도 그 소세지 계열에 통참하는 앨범으로,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90년대 그런지붐이 일 당시에는 소닉 유스도 약간은 살짝 듣기 좋은 스트레이트한 록을 들려주기도 했지만, 거기서부터 그들의 디스코그래피를 거꾸로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마치 그라데이션처럼 앨범이 좀 무서워지고 과격해지기 시작하는데 그럼 도대체 그 공포와 과격의 끝인 데뷔작은 어떨거냐라고 묻는다면 난 이 앨범은 소세지라고 대답하고 싶다. 


밑에 nin 2집에서 트렌트 레즈너가 미친지랄발광을 하다가 끝에 몸이 소세지처럼 갈려들어가는 것처럼, 소닉 유스도 역순으로 올라가면서 미친지랄발광을 하다가 데뷔작에 와서는 소세지처럼 갈리는 것이다. 의외로 이 앨범은 그다지 무섭거나 과격하거나 그런 쪽보다는 약간 병신같은 느낌에 더 가까운데, 어찌 들으면 이게 소닉 유스 맞어? 라는 느낌처럼 무슨 앰비언트나 댄스뮤직에 더 가깝다. 그러니까 내가 여기서 말하는 소세지라는 느낌은 너무나 잘게잘게 갈려들어가다못해 '미니멀'해져서 록이라기보다 지금의 기준으로 들으면 미니멀한 비트가 반복되는 다크앰비언트-다운템포-댄스뮤직화 된다는 얘기다. 내 얘기 무슨 얘기인지 이해됨? 소세지가 무슨 뜻인지 이해됨?


이 앨범은 의외로 '정갈'한 느낌에 더 가까우며 심각하고 노이지하거나 그런 쪽과는 다소 거리가 있고, 소닉 유스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불협화음을 아주 '이쁘게' 장인 정신을 발휘해 정갈하게 배치시킨 다음 미니멀한 '비트'가 반복되는 구성이랄까? i dreamed i dream은 거의 전형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다운템포(!) 비트에 thurston과 레이날도의 너무나 사랑스러운 기타불협화음콤비플레이가 깔리면서 매력적인 고든의 fucking youth 나레이션과 레이날도의 염불이 이어지는 구성이다. (소닉 유스 초기작들에는 염불이 많이 나옴) 록이라기보단 다크 앰비언트라고 할 수 있겠다. nah mean? 다음곡 she is not alone은 한술 더 떠서 전곡에서는 염불이 나오더니 여기서는 아예 목탁 소리가 나온다. 아무 생각없이 들으면 무슨 옛날 talvin singh 뭐 이런 사람들 인도 타블라 악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시종일관 미니멀한 퍼커션이 주를 이루는데 소닉 유스 1집이 이런 앨범이라는 건 진짜 안들어본 사람은 모를 거다. 자, 소닉 유스 1집은, 그래, 댄스뮤직 앨범이다. 이는 다음곡 i don't want to push it에서 더욱 정점을 이루는데 초반에 유스 특유의 불협화음 지글지글거리는 기타가 좀 나오면서 "오 그래 소닉유스군" 이러다가 완전 폴리리듬(!) 퍼커션이 주를 이루며 양념처럼 소닉유스표 기타를 감칠나게 버무려주는데, 이 폴리리듬의 '향연'에 이건 무슨 마치 클럽에 온 것 같이 춤을 출수 있을 정도다. 


첫곡 the burning spear와 끝곡 the good and the bad 만이 좀 '록'이라는 느낌을 내주는데 소닉 유스 커리어의 시작을 알리는 강렬한 첫곡 the burning spear의 그 스트레이트하게 질주하는 드럼 속에서 기타현을 드럼 스틱으로 마구 두드리는 thurston의 그 불당 종소리같은 불협화음과, 이어지는 고든의 묵직하게 달려주는 베이스, 그리고 이 곡의 백미인 "끼야아아아아악!!"하고 시작하는 일렉트로닉 노이즈가 어우러져 청자를 천국으로 안내한다. (사운드는 지옥같지만 기분은 천국이다.) 이러한 패턴은 끝곡 the good and the bad에서도 이어지는데 thurston과 레이날도가 만들어내는 불협화음과 이를 묵직하게 받쳐주는 고든의 베이스 (기타가 아니라 베이스가 주다 오케이?)가 곡을 리드한다. 그러다가 thurston의 장기인 드론으로 중간에 바뀌어서 한참 몽환의 세계로 안내하다가 다시금 고든의 베이스와 함께 스트레이트하게 바뀌는 부분에선 no wave 만세! punk 좆까! 를 외치면서 팬티 적시고 졸도하게 된다. 소닉 유스는 thurston과 레이날도의 기타 불협화음이 매력이라고? 고든이 하는 게 뭐냐고? 고든은 그냥 보컬이라고? 그럼 이 곡을 들어보시라. 왜 고든의 베이스가 우주왕짱인지 알게 될 것임. 


혹시라도 이 앨범을 들어보지 않고 추측만 하고 있다면 반드시 들어보시기 바란다. confusion is sex나 bad moon rising과는 또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