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이거 지금 심각할 정도로 내가 요새 완전 초집중해서 완전 개오따꾸가 되기 직전인 아티스트들이 몇명 있는데 예전에도 이 블로그나 트위터나 뭐 기타 나부랭이 등에서 계속 떠들었지만 요며칠 사이 그 증세가 더 심해져서 완전 밥도 안먹고 빠져들 것 같이 위험한 지경에 이를 정도로 완전 빠진 아티스트들은 바로 trent reznor, thurston moore, alec empire, aphex twin, 그리고 tde 아티스트들이다. 거의 맘먹고 이 사람들 앨범은 각잡고 전부 다 수집해보고자 지금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으면서, 앞으로 하나씩 이 사람들 앨범들을 확보하는 대로 여기에 끄적거려볼 예정이다. (한 2년만 참자. 레지던트 끝나고 돈좀 벌면 진짜 장난 없다.)
thurston moore 앨범들은 예전에 몇번 끄적거린 바 있고, 오늘 그 첫번째 순서로 역사에 길이 남을 초초초초초 개명반인 nin의 2집에 대해 써본다. 이 앨범이야 뭐 들은지도 오래됐고 워낙 유명하긴 한데, 내 생각에는 nirvana의 nevermind와 비교해서 전혀 어디 하나 꿀릴 것 없다고 본다. 역사에 길이 남을 음악 천재 트렌트 레즈너의 음악이 언제 안좋았냐만 그 중에서도 아주 정점, 아주 정수리 그 꼭대기에서 세상을 향해 후장치기를 하는 앨범이 바로 이 앨범이다. 난 아주 운이 좋게도 이 앨범이 발매되자 마자 94년 당시에 곧바로 이 앨범을 듣는 쾌거를 이뤘는데, 내가 이 앨범을 산건 아니고 같이 음악 듣던 친구가 이걸 사고 (난 대신 nin 1집을 샀지롱) 서로 바꿔 들었는데 친구가 이걸 사서 집에 가서 듣고 다음날 학교에서 뭐라 그랬쟈면 앨범이 끝나고 나서 잠시 멍~한 게 무슨 스토리가 있는 오페라 들은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난 당시에 무식해서 무슨 컨셉 이런 건 관심도 없었고 그냥 i wanna fuck you like an animal하고 march of the pigs가 개죽인다고 해서 관심이 갔던 앨범이었을 뿐이다. 트렌트 레즈너가 지금은 개과천선해서 (난 개과천선한 지금의 트렌트도 참 좋다. 진정 survive한 사람 아닌가?) 그렇다지만 이 당시만 해도 그를 이길 미친놈은 없었다. 추후 앨범들에 비해 사랑스럽고 댄서블했던 1집에서, 완전 극단으로 몰아붙힌 broken ep를 지나, 이 앨범부터 진정 그의 '아티스틱'함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앨범에 무슨 '서사'를 담기 시작하는데, 사운드 역시도 레즈너 특유의 노이지한 인더스트리얼 중간중간 서정적인 피아노음이나 어쿠스틱 기타음을 넣는 등 앨범의 가사들과 함께 영화를 보듯 청자를 스토리텔링 속으로 안내하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친구가 오페라 같다고 했던 지점이 여기에 존재한다는 뜻. 사운드적으로 봤을 때 뭐 사실 레즈너 특유의 '노이즈 종이 붙이'를 풀로 갔다 붙이는 (el-p가 여기에 반해서 flyentology에서 레즈너를 불러다가 곡 끝부분에 이 종이 붙이기를 했지 ㅎㅎ) '시그너쳐 사운드'를 이룬 앨범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의외로 이 앨범이 무슨 메탈처럼 막 earachy하게 하는 사운드는 아니고 의외로 댄서블하고 신나는 부분이 많으며, 수천번도 넘게 들은 곡이지만 난 요새 closer를 들으면 이 곡의 훵키한 베이스 플레이를 즐기곤 한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마자 막 존나게 채찍으로 후려치기 시작하는데 이 극단적인 가학은 너를 동물처럼 따먹고 싶고, 신은 죽었으며, 이 돼지새끼들 가죽을 다 벗겨버리자면서 세상 미친 지랄 발광을 하다가 씨발 나 이게 뭐지 그러면서 혼란에 빠지고, 내가 뭐하는 거지 난 이걸 원치 않아 그러다가도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다 따먹고 싶다면서 한손에 총을 쥔 상태로 계속해서 발광하다가 a warm place에 와서 결국 새벽 숲속 오솔길에서 막 발에 흙 묻히면서 방황하다가 쓰러져버린다. (a warm place 이곡을 들으면 왜 레즈너가 추후 골든 글로브와 오스카를 수상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음) 그러다가 eraser에 와서 땅에 쓰러진 상태로 "날 죽여!!" 그러면서 최후의 개고함을 지르다가 앨범의 백미인 마지막 the downward spiral에서 작렬하게 몸 전체가 소세지처럼 갈리면서 땅속 깊은 소용돌이로 빠져들어가버리는데 그 느낌이 어떤 느낌이냐면 왜 병신같이 생긴 기계 톱니바퀴에 대항하지 못하고 당하면서 내가 왜 이 병신 같이 생긴 기계에 몸이 갈려서 땅속으로 꺼져들어가지? 그 영문도 모른채 몸이 갈리면서 그 동안 자기가 저질렀던 짓들과 그 동안의 방황과 그가 그리워하던 것들이 그의 몸과 함께 소세지가 되면서 소용돌이 속에 같이 빨려들어가다가 환상에서 딱 깬다. 그리고는 nin '인생의 발라드' hurt에서 결국 가학이 피학으로 전환되며 식은땀과 함께 조금씩 sober해지기 시작하면서 차츰차츰 자아를 찾아가기 시작하며 앨범은 끝이 난다. 내 주관으로 이 앨범의 결말은 해피 엔딩이다.
요컨대 사운드와 스토리텔링이 완벽하게 맞물려, 레즈너의 광기와 우울증을 푹 심어 그 영혼마저 느낄 수 있는 인류 음악 역사에 길이 남을 천하 두려울 게 없는 명반 명반 개명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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