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독특한 영화. 대사가 하나도 없다는 게. 이런 영화는 뭐 영화사적으로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처음이어서 신선했고, 약간 대사 없는 게 좀 억지스러운 장면도 있었지만 별로 거리끼지 않았음. 무엇보다 김기덕 감독이 계속 이렇게 실험을 해주는 게 고마울 따름. 주연 3인방 연기 끝내줬음. 다른 거 다 치우고 '연기' 때문이라도 상당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음.
여러가지로 해석이 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함. 스토리는 의외로 개연성이 풍부하게 흘러가지만 꼴라쥬식 장면 전환과 급작스럽게 변하는 상황 때문에 감독이 의도하고자 하는 게 정확히 파악이 안되는 감이 있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줄기는 어느 정도 알 수 있기 때문에 그 '큰 줄기' 가운데에서 자유롭게 해석이 가능한 영화라고 봄. 그러나 중요한 건, 지금까지 김기덕 감독이 보여주던 '자기 파괴와 구원의 갈구'라는 영원할 것 같았던 테마에서 살짝 벗어났다고 봄. 그래서 이 영화가 더 신선했음. 그럼 뭘까? 인간의 욕망에 대한 성찰? 가족 파괴의 현실 비판? 쾌락과 그에 따른 고통? 나비효과처럼 치닫는 상황? 성에 대한 탐구? 눈물 겨운 모성애와 부정애? 뭐 이런 저런 식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만 tunikut식으로 해석해 보자면 다음과 같음.
자지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김기덕식으로 풀어본 로맨틱 블랙 잔혹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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