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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 Russo/Joe Russo [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 (2014)

tunikut 2014. 3. 30. 01:25

 

스포일러 있습니다.

 

마블 스튜디오에서 요새 계속 나오는 시리즈물에 나 역시 정신을 못차리고 열광을 하는 걸 보면 나 역시도 어쩔 수 없는 열혈 한국인인가 보다. 우리나라 사람들 이 시리즈 요새 흥행 열라게 올려주고 있으니 나 역시 그 평균적 한국인의 평균인 것이다. 그래, 난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잡소리 치우고 일단 매번 마블 영화들 포스팅할 때 마다 이젠 지겨울 정도로 동어반복이지만 액션 영화나 블록버스터물을 그닥 사랑하는 편은 아닌 내가 유독 이 시리즈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는 '탄탄한 스토리'라는 거다. 특히나 여러 어벤져들 영화 중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가 전편도 그랬듯이 유독 더 '드라마적'인데 이 부분이 지루하거나 싫다는 분들도 있지만 난 그래서 너무 좋다.

 

이번에 새로 나온 캡틴 아메리카 두번째 편은 실로 대단하다. 개인적으로는 완성도로 치자면 [어벤져스]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하고 싶은데 (솔직히 [아이언맨3]와 [토르2]는 ehh 했다.), 죠스 웨던 감독도 물론 훌륭했지만, 이 앤소니 & 조 루소 형제가 어벤져스2의 메가폰을 잡았어도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이 들 정도다. 더구나 이번 캡틴 아메리카2의 가장 괄목할 만한 점은, 아무래도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의 특성상 아이언맨이나 토르, 혹은 헐크를 능가할 정도의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에 제한이 있을 거라고 하는 의견들이 많고 실제로 전편에도 그러한 부분들이 단점으로 지적이 되곤 했는데, 이번에는 정말로 '눈이 부시다'는 표현을 수차례 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액션씬이 화려하다. 캡틴 아메리카 자체의 액션도 액션이지만, 닉 퓨리의 방탄차 액션, 팔콘의 공중 액션 등의 '부가적' 액션도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눈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들이다. 일부러 카메라웍을 coarse하게 해서 raw한 느낌을 더 줬는데 이 느낌은 내가 [본 얼티메이텀]에서 느꼈던 감동 이후 실로 오랫만이었다.

 

스토리라인 역시도 맘에 드는 것이, 물론 윈터 솔져라는 빌런이 등장하지만, 절대악은 다른 편에 있었고 그 악당이 쉴드 내에 있을 것이라는 추측하에 스릴러식으로 전개되는 구성도 맘에 들었고, 그 자취를 쫓아가보니 전편의 빌런 하이드라까지 연결되는 점 등이 무척 흥미로웠다. 또 요새 헐리우드는 확실히 뭔가 개혁 중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지난번 [겨울왕국] 포스팅 때도 그랬지만, 클리셰들을 자체적으로 제거하거나 셀프 디스식으로 처리한다는 점이다. 당연히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름부터 '미국식 영웅주의'라는 수식어에서 뗄 수 없겠지만, 이 부분을 다루는데 있어 상당히 조심스럽게 처리한 면들이 보이고, 크리스 에반스가 자신을 위한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자신의 영웅적 활약상을 홍보하는 영상 옆에서 그저 가볍게 쓴미소만 지으는 장면들은 기존의 정말로 토나오던 미국식 영웅주의와는 분명 거리가 있는 장면들이다. 또한 악당 윈터 솔져와의 화해씬(?) 역시도 오글거린다기 보다는 은근하게 처리한 게 마음에 든다.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는 상당히 특이한 것이, '순둥이'이면서 약간은 '꼰대스럽기도 한', 그저 바보같이 정의롭기만한, 어떻게 보면 요즘의 수퍼히어로나 액션 영웅들과 꽤나 이질적인데 (요새 영웅들은 대부분 닉 퓨리, 블랙 위도우, 토니 스타크, 아니면 제이슨 본 처럼 성격적으로 그다지 온화하지 못하지 않은가?), 그런 부분 역시 전혀 오글거리지 않고 '아 정말 캡틴 아메리카는 이런 올바른 사람이구나'라고 공감가게 만든다. 물론 여기에는 크리스 에반스라는 좋은 배우의 좋은 연기가 큰 몫을 했다.푸근한 아저씨같았던 이미지의 로버트 레드포드의 악역도 좋았고, 다른 마블 시리즈에서 잠깐잠깐만 등장하는 닉 퓨리의 비중이 제법 높게 다뤄졌다는 점도 환영할 만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블랙 위도우의 활약이나 비중은 상대적으로 좀 약해보여서 안타까웠다. ([어벤져스]에서의 블랙 위도우의 활약상과 비교해보라.)

 

내일이면 집앞에서 어벤져스2 촬영을 한댄다. 가서 볼 수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크리스 에반스는 며칠 뒤에 온다고 하니.. [설국열차]부터 우리와 친근해지더니 아주 이번에 쐐기를 박으려나 보다. 마지막으로 Agent 13 역으로 나온 에밀리 밴캠프 매력적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