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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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Buck/Jennifer Lee [Frozen] (2013)

tunikut 2014. 1. 18. 22:48



사실은 귀찮아서, 그리고 우리가 마음을 잘 안열어서 그렇지 극장에 개봉하는 '애들용' 애니메이션 중에 관심을 가지고 보면 꽤 괜찮은 게 많다. 이거 뭐 애들 보는 거.. 하고 보면 아무 것도 못되고 그냥 진지하게 하나의 '작품'을 본다고 생각하면 건질 만한 것들이 꽤 있다는 뜻이다. 사실은 난 뭐 이런 만화영화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아내가 이거 요새 유명하다고 애들 데리고 보러가자고 해서 같이 갔다가 존나 나까지 만족해버린 케이스다. 보니까 좋아하는 사람들도 꽤 많고 critically acclaimed 영화인 것 같다.  


라이언킹-미녀와 야수 시기의 황금기 이후 드림웍스 등의 타사에 왕좌를 빼았긴 디즈니에서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회심의 역작으로 내논 작품이라는 것, 그리고 그게 성공했다는 것으로도 respect할 만한 작품인데, 무엇보다 '눈'과 '얼음'을 정말 정교하게 표현해낸 화려한 시각적 효과 하나만으로도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대부분의 디즈니 애니가 그랬듯 역시나 뮤지컬 형식으로 진행이 되는데 스코어 자체도 꽤 좋았으며, 무엇보다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그 동안 미국 애니메이션물, 아니, 헐리우드 환타지물의 공식과도 같은, '막판에 주인공들이 위기에 처해지자, 먼 곳에서 간접적으로 도와주던 또다른 종족들이 우루루루 몰려와서 전세를 역전시키는 그 진짜 개같은 공식'이 없었고, 또한 고질병과도 같아서 정말 진부하기 그지없는 엔딩인, '(그 도와준 다른 종족 포함) 왁자지껄 캐릭터들 떼로 모여서 춤추고 우스꽝스럽게 노래하고 파티하며 끝나는 거', 이 두 가지가 없어서 난 그 자체만으로 이 영화에 높은 점수를 줬다. 왜냐면 이 영화에서도 그런 '종족'들이 나오는데, 진짜 막판에 그 종족들 몰려와서 주인공들 도와주고, 엔딩에 그 종족들 다같이 모여서 우스꽝스럽게 춤추면서 끝냈으면 개쌍욕을 퍼부으려고 했는데 '다행히도' 그 두 가지 악질 공식이 이 영화에선 없었으며, 오히려 소박하고 담백한 엔딩으로 처리한 게 정말 정말 마음에 들었다. 감독들, 잘 참았어! 자알 했어!



p.s. 1. 개인적으로는 막판에 눈보라 헤치면서 엘크 타고 크리스토프가 달려오는 장면이 잘 잊혀지지 않는다. 남자의 책임감이랄까. (모냐.)


p.s. 2. 아내도 여지껏 봤던 헐리우드 애니 중에 시각적 즐거움이 최고였다고 한다. 애들도 좋아서 난리다. 벌써부터 자기를 '얼음 공주'로 불러달라고 난리고, 디즈니 공홈에서 50달런가 받고 파는 공주 코스튬 사달라고 난리다. 곱하기 2하면 100불. 배송료 합치면... 등골 휘겠다. 





밑에 let it go가 제일 유명하지만 난 초반부 이 곡도 되게 좋았다. 난 엘사보다 아나 캐릭터가 더 좋다. 



메인 스코어이자 영화에서 가장 뭉클한 장면. 머리 풀어헤치고 드레스 바뀔 때 꽤 touching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