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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 Jarmusch [Only Lovers Left Alive] (2013)

tunikut 2014. 1. 20. 00:33



차라리 이런 편이 낫다. 개성을 완전히 잃어가고 있는 모모 감독이나 '앨범 리뷰어로서의 나'같이 돼가느니, 이렇게 더욱더 자기의 개성을 듬뿍 살리면서 미니멀하게 가는 것 말이다. 짐 자무쉬. 내가 가장 가장 좋아하는 감독들 탑5 중 하나. 누차 말하듯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 감독의 영화는 당연히 "천국보다 낯선"이었는데 그 이유는 빵빵 터뜨리는 유머 코드였다는 것. 근데 언제부터인가 별로 빵빵 웃기지는 않게 됐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또 웃겨주겠지 하는 심정으로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감독. 짐 자무쉬. 


롱테이크의 대마왕 중 하나는 미카엘 하네케지만, 짐 자무쉬 감독의 영화는 지난번 "리미츠 오브 컨트롤" 때도 그랬듯이 롱테이크 '기법'은 별로 안쓸지 몰라도, 영화 '전체'가 그냥 롱테이크에 가깝다. 스토리? 없다. 앞으로 이런 식으로 계속 갈 거 같은데, 솔직히 "리미츠 오브 컨트롤" 때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오늘 이 영화를 보고 그냥 계속 이렇게 가도 난 이 감독을 계속 사랑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니까 내 말은, 영화가 어떠냐면, "리미츠 오브 컨트롤" 때도 그랬지만 (이 표현 세번째임), 처음부터 끝나기 약 10분 전까지 "끄으으으으으으으응~~" 거리면서 프로타고니스트의 '일상'을 지루하리만치, 그리고 정말 유아스럽고 어이없는 방식으로 (이를테면 영화의 테마와 그닥 상관 없어 보이는, 어떤 뮤지션이 공연하는 걸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보자는 식) 보여주다가 끝나기 한 10분 정도 남겨놓고 한번 관객에게 '훅!' 불어주는 식인데, 그럼 그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끄으으으으으으으으응~~'의 기간에는 뭘 하냐면 감독이 그냥 속으로 삐져가지고 투덜투덜거리면서, 난 이거야, 난 원래 이런 거 좋아해, 근데 왜 니들은 그렇게 살어? 난 이런 거 좋아하고 이렇게 살고 싶은데. <- 이런다. 근데 내 생각에 요새 자무쉬 감독이 빵빵 터뜨려주지는 못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냥 영화 전체가 돌이켜보면 좀 웃기다고 생각이 약간 드는데 그게 또 자무쉬 감독 영화의 매력이지 싶고, 분명한 메세지랄 것도 없이, 그야말로 '삐져서 투덜투덜거리는' 이런 게 또 감독 특유의 매력이지 싶다. 음악은 뭐 말하자면 귀찮다. 싸이키한 거. 나민?


틸다 스윈튼 졸라 매력적으로 나와서 좋고, 폐허가 된 디트로이트 배경으로 나온 거 짱짱 맘에 들고, 모로코도 좋았다. 음악? 아 글쎄 말하자면 귀찮다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