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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ren Aronofsky [Pi] (1998)

tunikut 2013. 12. 28. 02:58


원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이런 감독이었다. 다른 거 다 제쳐두고라도 '영상 미학'적 측면에서는 내가 태어나서 지금껏 봐온 영화들 중 가장 인상적이었지 싶다. 흑백에다가 조악한 데다가 흔들리기까지하면서 게다가 추격씬이라니, 그것도 밤에. 그 악몽과 같았던 추격씬은 아주 꽤나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 감독 영화들은 내 블로그에 전부 올리다시피 했을 정도로 꽤 볼 때마다 신선하면서 마음에 드는데,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만이 가지는 가장 큰 장기로, '강박적'인 느낌을 이 감독 만큼 잘 표현해내는 감독이 있냐는 거다. '오감' 측면도 꽤나 잘하시는데 내 생각에 이 분야는 대니 보일 감독이 조금 더 잘하지 싶고, 대신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그 '강박적' 느낌..!! 이 영화를 보면서 나까지 괜히 숫자를 계속 생각하게 되고, 주인공처럼 같이 파도치는 모양, 연기 날리는 모양, 거품 모양 등등을 보면서 같이 강박적으로 패턴을 찾으려고 그러고 앉아있는 나를 보면서 감독이 관객을 제대로 세뇌시키는 구나 싶었다. ("블랙 스완"도 그러지 않나 왜)


내 기억에? 최근작 "블랙 스완"까지 모든 이 감독의 영화의 사운드 레코딩 뮤지션은 Ken Ishii가 맡은 걸로 알고 있는데 진짜 끈질긴 콜라보다. (혹시 내가 아는 그 켄 이시이와 동명이인은 아니겠지?) 가뜩이나 관객을 같이 강박적으로 미쳐가도록 만들면서 어둡고 어지러운 영상미도 그런데 거기다가 영화 내내 울려퍼지는 댄스 비트들 (Autechre류의 IDM/Drum n Bass 풍)은 나같은 음악 애호가한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bitch 같고, 거기다 주인공의 나레이션은 (살짝 목소리톤도 Kool Keith 연상시키는 게) 그 비트에 걸맞는 엠씨잉처럼 느껴져서 영화 보다가 몸을 흔드는 불상사를 유발했다. 제법 쇼킹했던 라스트씬도 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