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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 Van Sant [Promised Land] (2012)

tunikut 2013. 12. 30. 15:57


이 영화는 내가 안볼 수 없는 영화인 게 내 인생에 꼽을 만한 영화 중 하나인 "굿 윌 헌팅"의 크레딧, 그러니까 구스 반 산트 감독 + 맷 데이먼 각본/주연 조합이었기 때문이다. ("제리"도 그래서 얼른 봐야된다.) 사실 구스 반 산트 감독 영화는 몇개 보지 못하긴 했지만 볼 때마다 너무 졸려서 그닥 내 취향이라고 할 수 없었는데 ("파라노이드 파크" 평점 좋지만 난 졸렸음.), 각본의 힘인지 주연의 힘인지 영화관에서 본 힘인지 꽤나 흥미진진하게 봤다. 지루하긴 커녕 오히려 2시간 남짓했던 영화가 짧다고 느껴졌으니 무지하게 몰입해서 봤지 싶다. 역시 이런 류의 영화는 집에서 보면 졸릴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영화관에서 봐야 된다는 걸 느꼈다. 


미국의 시골 동네가 사실 요새 좀 궁금했었는데 되게 리얼한 시골 동네의 모습이 잘 표현된 것 같고, (우리나라 시골 동네 모습과 의외로 별 차이 없는 게 더 놀라웠다.) 맷 데이먼 연기 좋았고,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노련한 조력이 빛을 발했지 싶다. 생각 못했던 깜짝 반전도 무척 흥미로웠다. 영화를 보면서는 왜 맨 끝에 맷 데이먼이 주민들에게 사실을 실토하는지 조금 의문이 있었는데, 결국 대기업과 정부와 사법 기관 등의 음모에 대해 모든 것을 다 털어버린, 어쨌던 투표는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양심 선언'이라고 보니, 영화가 주는 메세지도 분명해서 좋았다. 극중 유부남인 맷 데이먼이 왜 시골 여교사와 로맨스를 가지냐는 점만 빼면, '각본의 힘'이라는 게 뭔지 느끼게 해준 좋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