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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ny Boyle [Trance] (2013)

tunikut 2013. 12. 16. 00:50


딱 한마디로 말할 수 있으며, 딱 그것 때문에 이 영화는 매우 만족스러웠던 영화다. '지독히도, extremely하게' 대니 보일스런 향취가 듬뿍 담겨져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게 진짜 팬서비스라고 봐야 되나? 아니, 아니다. 팬서비스 때문은 아니고.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엄... 엄.. 그러니까.. 엄.. 보통 흔히 너무 자기 스타일만 뻔하게 고수하면 식상하다고 한다. 특히 음악에서. Fat Jon 솔로 앨범들이 그렇듯이. 근데 말이다. 영화는 또 안그런 것 같다. 감독이 꾸준하게 자기 스타일만 고집해준다면 난 왠지 그게 더 좋다. 믿었던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데인저러스 메소드"에 실망하고, 데이빗 핀처의 "소셜 네트워크"에 실망해서일까? 테리 길리엄은 이제 난 안중에도 없다. 그냥 꾸준하게, 팬들이 좋아해주던 그 스타일을 꾸준히 보여주는 게 (적어도) 영화에 있어서는 난 너무 좋다. 발전? 진화? 그딴 거 필요없다. 모든 영화 감독들이여. 제발 '정체'돼라!!


반전 영화가 식상할 수도 있지만, 이런 식으로 살짜쿵씩 변화를 주는 반전은 여전히 달콤하다.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세팍타크로 선수의 발처럼 관중들을 휘젓는 반전이 오히려 식상할 수도 있지만, 이런 식으로 손가락으로 관중의 오른쪽 눈옆을 한번 튕겨주고, 조금 있다가 왼쪽 이마를 또 한번 튕겨주는 식의 반전은 꽤 세련스럽다. 


로사리오 도슨은 앤더슨 실바와 똑같다는 어떤 분의 댓글도 공감이 되지만, 아름답다는 생각은 그닥 안들고 오히려 공보의때 같이 일하던 젊은 여사와 싱크로율 96%를 보이기 때문에 항상 그녀가 나오는 영화를 보면 친근감이 먼저 든다. 처음보는 주인공 제임스 맥어보이는 어쩌면 앞으로 한두편 더 대니 보일의 페르소나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젊은 시절의 이완 맥그리거 느낌 아주 살짝 들면서, 에미넴의 스탠 뮤직비디오 주인공 느낌까지 나는 게 아주 좋더만. 아니나 다를까. 막판 회상씬에서 여자한테 미쳐서 웃통 까고 편지 쓰는 장면은 영낙없는 스탠 뮤직비디오였음. 뱅상 카셀이야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