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official drafts

DJ Spooky [Of Water And Ice] (2013, Jamendo)

tunikut 2013. 12. 2. 14:40



01.   Of Water And Ice (featuring Jin-Xiang “JX” Yu)

02.   Antarctic Rhythms (Invincible Hip Hop Mix)

03.   Somnium

04.   Dark Skies

05.   Adagio In Blue

06.   The Secret Doctrine

07.   Nocturne

08.   Check Your Math

09.   Arctic Rhythms (Dubstep Mix)

10.   Antarctic Dawn (Bonus Track)

11.   Of Water And Ice (featuring Jin-Xiang “JX” Yu) (Dubstep Remix – Bonus Track)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들은 많지만 그래도 각자마다 각각의 근본 스타일이라는 게 항상 있는 것 같습니다. 디제이 스푸키(DJ Spooky) 역시 17년 가까이 되는 음악 커리어 동안 단독으로, 혹은 콜라보 작업을 통해 여러 스타일의 음악들을 들려주었지만, 그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음악적 성향은 바로 앰비언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환경이나 현상 등에 영감을 받은 구상 음악이라는 기본 방향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지 않는 디제이 스푸키 음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죠. 초창기에는 힙합을 기반으로 이름처럼 디제이로서의, 일렉트로닉 혹은 힙합 뮤지션으로서 주로 활동을 했지만, 언젠가부터 예술이라는 총체적인 접근에 관심을 두고, 작가 내지는 예술가, 작곡가, 환경 운동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술관의 전속 아티스트, 가치 있는 제 3세계 영화들 (우리 영화 [자유 부인] 포함)의 리-스코어 작업, 책의 저자, 영상 작업 등등 현재는 단순한 뮤지션 이상의 예술 활동을 많이 하고 있죠. ([자유 부인]에 대한 포스트는 추후 또 기회가 되면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그가 주된 컨셉을 가지고 진행한 프로젝트 중 하나는 바로 남극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오랜 기간 남극을 방문하면서 느낀 영감을 토대로,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특정 국가의 영토에 포함되지 않는 땅인 남극 대륙의 이미지,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 변화의 메시지 등을 담은 저서 [The Book of Ice]을 지난 2011년에 출간하였고, 우리나라를 포함해 여러 국가를 방문하여 이와 관련된 퍼포먼스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일환으로 지난 2012 [Ice Music]이라는 EP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죠. 그가 이 남극에 대한 구상 음악으로 차용한 것은 다름아닌 클래식, 그 중에서도 바하의 음악이었습니다. [Ice Music] 앨범에 담긴 음악은 남극에서 영감을 받은 스푸키 특유의 electronic ambience, 바하의 오케스트레이션 현악 연주와 힙합 비트가 어우러진 앨범이었죠.


 

올해 발매한, 그의 아티스트 앨범으로서는 가장 최근작인 본 앨범 [Of Water And Ice] 역시도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앨범의 기본 컨셉은 남극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Ice Music]과 같지만, 사운드적으로는 많은 차이가 있는데요, [Ice Music]이 바하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현악 오케스트레이션을 가장 최전선에 깔고, 약간은 밝은 분위기의 앰비언트에 가까운 앨범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보다 신디사이저 전자음이 전면에 울리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로 인한 빙하의 소실 등에 메시지를 던지듯 다소 어두운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비트감면에서도 전작보다 강화되었기에 몸을 맡기기에도 무척 좋은 앨범이라는 측면도 있습니다.

 

중국 출신의 보컬리스트 Jin-Xiang Yu의 여음구와 함께 드럼도 없이 강렬한 신디사이저 전자음을 리듬화시켜 진행되는 타이틀곡 “Of Water And Ice”로 문을 여는 이 앨범은, 앞서 언급했듯이, 타이틀곡과 더불어 “Somnium”, “Antarctic Dawn” 등 여러 트랙들에서 프로그레시브한 전자음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청자들의 귀를 확 잡아끌만한 곡들은 (전작 [Ice Music]에도 수록되었던) “Antarctic Rhythms (Invincible Hip Hop Mix)”“Check Your Math”, 현악 오케스트레이션과 (힙합팬들의 귀를 즐겁게 해줄) ‘찰진브레익비트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특히나 “Check Your Math”는 누가 들어도 좋아할 만한 작살나는힙합 그루브로 앨범내 베스트 트랙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밖에 “Adagio In Blue”의 경우 애잔한 느낌의 현악 연주에 이어지는 힙합 브릿지, 그리고 이 둘이 합쳐지며 애잔했던 현악음이 마치 사악하게 들리는 듯한 막바지로 진행되는 3단 구성이 돋보이는 멋진 곡이며, “Antarctic Dawn”은 도입부와 엔딩에 실제 남극 생물체의 소리를 샘플로 사용하여, 현장감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스푸키가 이 앨범 녹음을 남극에서 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죠.) 본 앨범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기존 발표곡 “Arctic Rhythms” ([Ice Music] 수록곡)와 타이틀곡 “Of Water And Ice” Dubstep remix인데요, 최근 댄스 뮤직계의 가장 대세 중 하나인 덥스텝을 스푸키 본인이 직접 리믹스해 들려주고 있다는 점도, 어떤 의미에서는 귀여운 팬서비스라고 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저는 디제이 스푸키의 음악을 듣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기본적인 중심과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한 채 그 안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들려주는 점도 그렇고, ‘아티스트로서, 특히 환경이나 문화재 리바이벌 등 가치있는 일에 예술 행위로서 자신의 결과물들을 보여준다는 점도 그렇죠. 또 그는 어릴 때 한국인 보모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한국어도 할 줄 알고 한국에 대해 친근함을 가진 뮤지션이라는 점두요. ^^

 

 

 

 

 

 

 

 

** 이 포스팅은 어느 곳에도 출판되지 않은 습작입니다. Previously unreleased review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