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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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 Johnston [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 (2011)

tunikut 2013. 4. 29. 10:33

 

물론 나 역시 "어벤져스" 이후로 어나더 완전 마블빠처럼 변모해버린 탓이기도 하지만, 내가 이 헐리우드의 거대 프로젝트에 많은 애정을 보이는 이유 중에 하나는 단순액션SF환타지블록버스터식의 영화가 아니고, 스토리 하나하나가 꽤 '드라마적'이라는 것이다. "다크 나이트"에 발려버린 "아이언맨"을 내가 "다크 나이트"보다 높게 평가했던 이유도 사실은 그 '치밀하게 잘 짜여진 이야기의 탄탄함' 때문이었는데 그런 측면에서 놓고 보자면 이 영화 역시도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다. '어벤져스를 위한 떡밥 영화에 불과'하다는 평들이 거의 지배적이며 영화 자체로도 지루하며 그닥 평작에 불과하다고 많이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일단 내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지루할 틈없이 영화를 얼마나 몰입해서 봤냐' 부분에서는 만점에 가까웠으며, 배우들의 캐스팅이나 연기 모두 무척 만족스러웠다. 화려한 눈요기 꺼리를 찾고 싶다면 조금 아쉬울 수 있으나 초반부 길거리 추격씬은 충분히 볼만하며, 무엇보다 크리스 에반스가 연기한 캡틴 아메리카의 캐릭터 구축이 워낙 잘된 영화라 "어벤져스"를 보고 이 캐릭터에 궁금증이 생겼다면 이 영화를 보실 것을 권장한다. (어떤 분은 비추라고 하는 글도 봤는데.. 난 반대 의견이다.)

 

또한 미국식 영웅주의 때문에 거부감이 든다는 평도 많이 있었는데 내가 느낀 바로는 오히려 반대로 이 영화는 충분히 미국식 영웅주의로 비춰질 수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그런 요소들을 자제한 것처럼 보인다. 즉, 미국인들 내부적으로 전쟁 참여를 독려하고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홍보를 하는 것은 당시의 시대적 배경으로나 지금의 관점으로나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 이걸 가지고 미국 영웅주의라고 하는 것은 오바다. 이런 측면에서보자면 오히려 "어벤져스"나 "인디펜던스 데이"의 엔딩처럼 미국이 외계의 침략을 구하고, 전세계인들이 미국의 영웅들을 추앙하는 장면들을 비추는 게 진짜 거부감 드는 미국식 영웅주의지, 이 영화에서는 아니 2차 대전 때 독일군에 맞서 자국의 영웅을 만들어서 싸우고 자국내 애국심을 고취시키며 프로모션하는 행위들이 어째서 미국식 영웅주의란 말인가. 지극히 당연한 행위지. 물론 stars & stripes만 봐도 거부감이 드는 이들은 이 영화를 좋아할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내가 봤을 때는 전혀 그런 느낌은 받지 않았다. ("어벤져스"의 엔딩은 나도 짜증났다.)

 

크리스 에반스는 정말로 굿캐스팅인 것 같고, 특히 타미 리 존스나 휴고 위빙 등 베테랑들의 연기가 더욱 영화를 빛내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크리스 에반스의 상대역인 헤일리 앳웰 역시 예쁜 건 아니지만 이상하게 끌리는 매력이 있어 좋았다. "윈터솔져"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