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official drafts

Shanks & Bigfoot [Swings & Roundabouts] (2000, Zomba)

tunikut 2010. 11. 3. 09:39



01. Sing-A-Long

02. Spinning Wheel

03. Five Miles Wide

04. Sweet Like Chocolate

05. King Of Winter

06. Like You

07. Flower Without You

08. Our Way

09. Step To My Beat

10. Trust In Me

 

  

  UK Garage라는 스타일이 있죠. 원체 Garage라는 음악 장르는 미국 출신의 하우스 디제이 Larry Levan이 근무하던 Paradie Garage라는 클럽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긴 한데.. 원래는 하우스 음악보다 약간 더 '소울'적인 느낌이 강했던 스타일을 일컫는 말이었지만 이 'Garage'라는 이름이 본격적으로 댄스 뮤직팬들에게 가까워진 건 90년대 후반-00년대 초반 영국에서 'UK Garage/2 Step' 붐이 일면서였죠. 물론 이 스타일이 지금 현재는 거의 죽다시피 했지만 당시만 해도 영국 댄스 뮤직씬은 온통 이 스타일로 넘쳤다고 보시면 됩니다. 기억나실 겁니다. Artful Dodger를 위시한 Robbie Craig, 그리고 Craig David Shola Ama의 성공, BBC Radio 1을 장악했던 The Dreem Teem의 믹스셋들, MJ Cole "Sincere", Lonyo Comme Ci Comme Ca "Summer of Love", Bigtime Charlie "Mr. Devil"등의 힛트 싱글들은 그 특유의 사시미 회치는 축축착착 추기죽착착거리는 비트들과 함께 쉴새없이 UK의 플로어를 달구었습니다. 당시 이 음악은 꽤나 매력적이었죠. 전형적인 하우스의 포온더플로어 비트에서 킥과 하이햇을 더 추가시켜서 '질주하는' 듯한 느낌을 더 보강시키다보니 더더욱 흔들기 좋은 스타일이 됐고 거기에 반드시 소울풀한 디바들의 보컬을 삽입시켜 '흑인 음악'적인 느낌을 더 강하게 냈습니다. 혹자들은 UK Garage 'British R&B'라고 묘사하기도 했는데 그닥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요.

 

  오늘 얘기하는 Steven Meade Danny Langsman으로 구성된 이 '샹스 앤 빅풋'이라는 팀 역시 당시 이 UK Garage 붐 속에서 빅히트를 친 영국 출신의 듀오입니다. 원래는 둘이서 난리친다는 뜻의 Doolally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가 법적인 문제 때문에 이름을 바꿨다고 하죠. 혹시나 예전에 channel V MTV partyzone을 관심있게 보신 분들은 이들의 "Sweet Like Chocolate"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보신 분도 계실 거 같은데요, 사실 저도 channel V 보다가 이들을 알게 됐는데 어떻게 보면 저 곡 하나로 떴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죠. 앨범 발매 전 이미 바로 이 "Sweet Like Chocolate"이라는 싱글로 완전 초대박 히트를 치고 각종 댄스 차트를 석권하며 1999 MOBO Awards에서 Armand van Helden, Fatboy Slim, Phats & Small을 제치고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데뷔 앨범 "Swings & Roundabouts"를 발매합니다.

 

  ", 좋다. 꼭 핑클같은데"

 

  제가 예전에 한 직장 동료에게 무작정 이 앨범을 들려주고 즉각적으로 들은 반응입니다. 그 분은 그냥 가요만 듣는 분이었는데 이 앨범을 이어폰으로 꽂고 듣기 시작하시더니 좀처럼 이어폰을 벗지 않고 고개를 까딱거리며 계속 들으시더군요. , 그렇습니다. 이 앨범은 매우 매우 팝적이며 매우 매우 흡인력이 강합니다. 길거리 걸어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앨범의 오프닝곡 "Sing-A-Long"을 들려주면 대부분 "좋다"라고 할 것이 분명합니다. 당시 유행하던 여타 UK Garage 팀들의 음악과 비교해봐도 다른 팀들의 음악이 보다 '플로어용'이면서 '언더그라운드적'이었다고 한다면 이들이 들려줬던 음악은 '에어플레이용'이면서 '메인스트림적'이었죠. -스네어 사이에 화려한 하이햇을 양념친 전형적인 Uk Garage 비트는 맞습니다만 스네어 소리를 약간 더 샤프하게 내서 살짝 경박스러운 느낌을 좀더 줬고 전반적으로 쫀득거리는 느낌을 살리고 있어 (진짜 "핑클" 노래들처럼) '댄스팝'적인 느낌이 많이 나구요, 이들의 음악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현악 샘플'들을 여러 군데 배치해놔서 음악이 마치 '애니메이션 스코어'같은 살짝 아동 취향적인 느낌도 납니다. 그리고 앨범 전체에서 보컬을 담당한 Terri Walker 역시 기교를 배제하고 부담없는 스타일로 노래를 들려주고 있으며 히트 싱글 "Sweet Like Chocolate"의 보컬을 담당한 Sharon Woolf는 심지어 살짝 앳된 목소리를 들려주죠. 앨범은 전체적으로 "Sweet Like Chocolate"의 분위기를 충실히 이어받은 "Sing-A-Long"이나 "Flower Without You", "Step To My Beat" 등 달콤하면서 부담없고 듣기 편한 댄스 뮤직들이구요, 중간 중간 없으면 섭할 "King Of Winter" "Like You" 같은 슬로우 템포의 알앤비 넘버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음악들이 너무 쉽고 '달콤'하다보니 어쩌면 전형적인 댄스-일렉트로닉 뮤직을 즐겨듣는 '매니아'들에게는 좀 이질적일 수도 있겠고 오히려 그냥 가요나 팝을 듣는 일반 청중들에게 더욱 어필할 만한 요소를 지닌 앨범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도 "Sweet Like Chocolte" 뮤직비디오를 보고 음악이 너무 좋아서 어렵게 어렵게 구한 앨범인데요, 너무 좋아 며칠 동안 쉬지 않고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안타까운 건, 이들의 음악은 여기서 끝이라는 거예요. 그 이후 더 이상의 싱글이나 앨범 발표는 없었죠. 현재는 인터넷을 뒤져봐도 이들에 대한 소식이 없는 걸 보니 아마도 해체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만.. 당시 대부분의 UK Garage 팀들이 그랬듯이, 이들 역시 '반짝 히트'만을 이루고 사라진 게 너무 너무 아쉽습니다. 이런 식의 달콤한 댄스팝을 계속 듣고 싶었거든요.

 

 

* 오리지널리 포스티드 온: http://blog.naver.com/blogmiller/110096109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