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nikut's Cultural Paradise

k.b.m. collection

MC haNsAi [My Birthday] (2008, BCR/Mnet)

tunikut 2008. 12. 30. 10:13

 

지금 엠씨 한새를 들을 때가 아니다. 살롱공일과 오버클래스라는 양대 인텔리전트한 집단에서 쏟아내주는 결과물들과 굵직굵직한 거장들

의 앨범들이 나오는 마당에 지금 왜 갑자기 엠씨 한새를 들먹이냐고? 누군 뭐 들먹이고 싶어서 들먹이나. 이벤트 당첨되서 씨디는 받았는데

언젠간 포스팅을 해야할 거 아냐! (왜 화를 내) 그래서 쓴다.

 

이건 엠씨 한새의 6집이다. 그가 이 씬에서 활동한지도 벌써 9년이 다돼간다. 근데 힙플과 리드머 뿐만 아니라 지금 와서 누가 엠씨 한새를

알아줄까? 이렇게 그나마 꽤 시간을 할애해서 포스팅을 하는 내가 관심을 가져주는 거 아닐까도 싶다. (거참 엠씨 한새에게 가혹한 코멘트

다.) 그럼 가만히 생각해보자. 그가 왜 이렇게 됐는지. 1집으로 거슬러 가보자. "파랑색 파란".. 그럭저럭 2000년이라는 당시 상황에서 바라

볼 때 나쁘지 않은 앨범이었다. 특히 Skull과 함께 했던 only one Flow"나 "메세지"에서의 그의 랩도 꽤 매력적이었고 그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었던 "사랑이라고 말하는 마음의 병"에서도 꽤 진정성있는 가사들이 청자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나 역시도 1집이 발매되자마자

그의 홈페이지에서 직접 그에게 돈을 주고 씨디를 주문했을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내가 그에게 완전히 관심을 꺼버린 이유는 2집

을 듣고 부터다. 말도 안되는 되지도 않는 본떡 스타일의 멜로디랩으로 앨범 전체를 꽉 채웠던 그 앨범은 더욱더 확고하게 정체성을 다져

갔어야 할 소포모어 앨범에서 그 자신의 '색깔'을 완전히 상실해버렸고 그저 '모방'도 아닌 '본뜨기' 정도로밖에 비춰지지 않았다. 결국 난

그 이후로 완전히 관심을 꺼버렸고 BCR 크루 전체도 다 싸잡아서 싫어지게 됐다. 또 그가 이렇게 된 두번째 이유는 BCR 크루 이외에 다른

뮤지션이나 크루와 콜라보나 교류가 거의 없었다는 거다. 맨날 Swoo C 뭐 이런 사람들과만 놀고 MP나 Movement, 하다못해 Sniper Sound

등과 약간 씩의 콜라보를 보여줬다면 지금의 그는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다. (처음에 MC Sniper도 이랬다. 독불장군식으로 '난 크루가 필요

없다'고.. 근데 지금은 어떤가? 이번에 발매하는 스나이퍼사운드 컴필레이션의 참여진들을 봐라.) 또 세번째 이유로 시대적 정황도 무시

못한다. 그가 1집을 내고 활동하기 시작한 게 2000년이고 이후로 거의 매년 앨범을 발표했는데 이 시기가 어땠나? 2000 대한민국, 2001 대한

민국이 나오고 Cb Mass 2집이 나오는 등 한국힙합의 중흥기 아니었나? 이런 와중에 사랑 타령만 하던 그의 민숭민숭한 음악들은 결국 도태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아이덴티티 그대~로 - 심지어 BCR도 그대~로 - 무브먼트와 소울컴퍼니, 빅딜과 지기 펠라즈, 살롱01과 오버

클래스가 판치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거다. 그는 뭘까? 언더일까 오버일까? 완전히 화석이다.

 

자, 그가 6집 앨범 "My Birthday"를 발표했다. 당연히 돈주고 산 건 아니고 지나가다 이벤트에 리플 하나 달았는데 운좋게 날라와서 들은

거다. 한번 들어보자. 음.. 음.. 음? 으음.. 음! 허허 거.. 참.. 그의 6집 앨범을 들으면서 정말 만감이 교차했다. 그래 일단 좋은 얘기부터 쓰자.

항상 앨범 전곡을 담당하고 있는 그의 프로듀싱 능력 만큼은 인정할 만하다. 근데 문제는 탁월한 감각은 있으나 개성이 없다는 거다. 아니

개성이 없다면 색깔이라도 있어야 되는데 '이게 엠씨 한새다'라고 할 만한 무언가가 전혀 없다. 진짜 신경질 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집

앨범이 '완벽한 본떡 본뜨기'였다면 이번 앨범은 '완벽한 더리 사우스 본뜨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도.대.체.그.는.왜.이.렇.게.자.신.만.의.음.악.을.들.려.주.는.게.아.니.고.본.뜨.기.만.을.할.까. 참 답답하다. 그래도 오프닝곡인 "치암중죄금일참회"나 "Club B"에서의 전자음은 꽤

매력적이다. 그래서 난 이걸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만약에 그냥 전곡 인스트루멘탈로 한새가 프로듀싱 앨범을 냈다면 차라리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았을 수도 있겠다라는.. 그럼 차라리 "엠씨 한새, 드디어 작가주의에 발을 담그다"라는 표현을 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