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f Leppard [Adrenalize] (1992, Mercury)

최초로 내 돈 주고 산 앨범이자 최초로 내 돈 주고 산 록 앨범 (서울역 구내 음반 가게).
당시 밤에 잠이 안 올때 듣던 라디오에서 "Let's Get Rocked"가 울리면서
이 앨범을 광고했었는데 마침 그 때 이들의 "Love Bites"를 우연히 듣고
무척 관심을 많이 가졌던 터였다. 이 앨범에서부터 15년의 음악 인생이 시작됐다.
* Nirvana [Nevermind] (1991, DGC)

최초로 내 돈 주고 산 얼터너티브/모던록 앨범 (상아 레코드).
어떻게 보면 나 역시 얼터너티브를 들었던 대부분의 리스너들처럼 전형적인
코스를 밞았다고 할 수 있다. 그 전까지 Metallica, Helloween, Skid Row, Motley Crue
같은 음악만 듣다가 처음 이들을 알게 된게 당시 AFKN의 Saturday Night Live에
이들이 출연해서 "Smells Like Teen Spirit"을 부르다가 곡이 끝나자 그 공중파에서 막
악기들을 부수는 모습이었는데 당시 내가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 광경을
보고 커트 코베인의 얼굴이 떠오르면 정말로 구역질이 날 정도의 disgusting하는 느낌
을 받았는데 그러다가 몇 달 후 친구로부터 좋은 게 있는데 들어보겠냐는 제안에 난
그 TV에 나왔던 팀이 Nirvana라는 걸 모르고 (그러니까 나중에 알게 된 거다) 이 앨범을
들으면서 오프닝인 "Smells Like Teen Spirit"의 스트레이트함에 홀딱 반하게 된 거다.
당시 친구가 들려준 게 이 앨범하고 Red Hot Chili Peppers의 [Blood Sugar Sex Magic]
이었는데 그 친구 아니었으면 난 지금도 메탈리카만 듣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Bone Thugs-N-Harmony [Creepin on Ah Come Up EP] (1994, Ruthless)

최초로 내 돈 주고 산 힙합 앨범 (향 음악사).
모던록에 미쳐있었던 나는 당시 아마도 롤링 스톤지였던 것 같은데 암튼 대충 아마도
'작년 한해 동안 Beck이 선정한 괜찮은 기억들' 중에 'Bone Thugs-N-Harmony의 공연
을 본 것'이라는 코멘트 하나로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게
당시 모던록 듣던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이 '힙합 듣기'였었는데 나 역시 힙합을 들어야
하긴 하겠는데 뭐부터 들을지 막막해서 고민하다가 Beck 형님의 저 한마디로 사게 된
앨범이다.
* The Future Sound Of London [Dead Cities] (1996, Astralwerks)

최초로 내 돈 주고 한 일렉트로니카 앨범 (홍대 앞 씨티 비트).
당시 모던록 듣는 사람들 사이에서 '힙합 듣기'보다 더 유행했던 게 '테크노 듣기'
(당시에는 일렉트로니카라는 편한 용어가 없었다. 일단 비트 나오면 일단 다 '테크노'
라고 불렀다.)였는데 나 역시 여기에 동참해서 큰 맘 먹고 홍대 앞 씨티 비트에서
스페셜 팩키지로 나온 한정반으로 거금 들여 구입한 기억이 난다. 앨범을 사자마자
씨디 플레이어에 넣고 홍대 지하철을 딱 탔는데 이들 특유의 암울한 앰비언스와
비트에 지하철 안의 공기와 사람들이 이상하게 느껴졌었다. (지금이야 이럴 일 없지만)

최초로 내 돈 주고 산 재즈 앨범 (향 음악사).
DJ Soulscape이 어딘가에서 힘들게 "Sun Goddess"의 LP를 구했다는 기사를 본 후에
그 이름을 알게됐다. 뭐 재즈에 대해선 아래 포스팅에서처럼 지금도 아직 진행 중이므로
계속 Keep on going이다!
* Various Artists [blex.vol.2] (1999, 강아지)

최초로 내 돈 주고 산 Korean Black Music 앨범 (향 음악사).
여기서부터 그 놈의 'Korean Black Music Collection'이라는 대장정이 시작됐다.
그 전까지만 해도 '미국 힙합이 짱이지 우리나라껄 왜 들어'라고 생각했는데 당시에 같이
모던락을 들으며 매우 친하게 지내면서도 그 음악적 깊이에 존경하던 형이 있었는데
"우리 것도 열심히 사줘야지"라고 한 한마디에 이끌려 지금까지 이 블로그의 갤러리를
채워나가고 있다.
2006/06/01 (목) 09:42 |